“너희 왜 같이 다녀?” 상위 포식자 삵과 오소리 ‘기묘한 동행’
지리산국립공원에서 국내 육상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로 꼽히는 삵과 오소리가 함께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내 생태계에는 천적이 없거나 드문 이들 동물이 나란히 생태통로를 지나가는 모습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한반도 남쪽에 남아있는 유일한 고양잇과 맹수인 삵과 잡식성 포식자인 오소리가 함께 걷는 모습이 지리산 시암재 생태통로에서 포착됐다고 27일 밝혔다. 공단이 이날 공개한 영상을 보면 오소리가 먼저 생태통로를 지나고, 삵이 바로 뒤에서 따라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들은 모두 단독생활을 하는 동물로, 서로 다른 두 종이 함께 이동하는 모습을 보기는 매우 어렵다.
한국과 유라시아 북부에 분포하는 오소리는 식육목 족제비과에 속하는 포유류로, 몸길이는 머리와 몸통을 합쳐 50~80㎝, 체중은 10㎏ 정도이다. 밤에 활동하며 소형 동물을 잡아먹는다. 수명은 12~15년이다. 겨울잠을 자지만 겨울에도 따뜻한 날에는 굴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
삵은 식육목 고양잇과에 속하는 포유류로, 털색은 회갈색이며, 회백색 뺨에는 세 줄의 갈색 줄무늬가 있다. 몸길이는 45~55㎝ 정도이며 고양이처럼 생겼지만 몸집이 훨씬 크며, 모피의 부정확한 반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설치류, 조류 등을 사냥하며 제주도와 일부 도서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서식한다. 세계적으로는 러시아, 중국, 시베리아, 일본에 분포해 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맞아 삵과 오소리 외에도 지난 5∼8월 국립공원 곳곳에 설치한 무인 카메라에 포착된 담긴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모습들을 이날 공개했다.
공단이 이날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는 지난 7월 경주에서 포착된 삵 가족, 같은달 지리산의 한 물웅덩이에서 목욕하는 맹금류 참매 2마리, 지난 6월 월출산에서 바닥을 훑으며 먹이활동을 하는 팔색조의 모습이 포함됐다.
또 지난 5월 내장산에서 나무 아래를 굽어보는 하늘다람쥐, 같은 달 소백산에서 아장아장 걷는 유조(어린 새)의 뒤를 봐주는 어미 들꿩의 모습도 담겨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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