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수심 가득…치솟은 물가에 원전 오염수 방류 '이중고'

제주CBS 고상현 기자 2023. 9. 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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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너무 비싸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제주시 도두1동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만난 한모(58·여)씨는 혀를 내둘렀다.

옥돔과 고등어를 판매하는 문영임(57·여)씨는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 올해는 선물세트 사가는 사람도 없다. 딱 차례상에 사용할 생선만 사간다. 지금 대목이라 장사가 되는데 명절이 끝나면 손님이 계속 줄 거 같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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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둔 제주시민속오일시장
4인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 30만 2400원
도민 "너무 비싸서 얼마 못 사고 돌아간다"
원전 핵 오염수 방류에 생선 선물은 급감
상인 "명절 끝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
제주시민속오일시장. 고상현 기자


"비싸도 너무 비싸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제주시 도두1동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만난 한모(58·여)씨는 혀를 내둘렀다. 한씨는 "전체적으로 가격이 몇 배는 오른 거 같다. 작년에는 시금치가 5천 원대였는데, 지금은 2만5천 원이다. 너무 비싸서 얼마 못 사고 돌아간다"고 토로했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화창한 날씨 속에 이날 민속오일시장은 추석 제수용품을 마련하기 위해 찾은 도민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치솟은 물가 탓에 도민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과 먹을 음식만 조촐하게 준비한다는 오숙자(74) 할머니는 "야채와 과일 가격이 말도 못하게 너무 올랐다. 옛날에는 2천 원 하던 파도 3천 원 달라고 하더라. 추석 차례상 차리는 분들은 부담이 될 거 같다. 그래도 마트보다는 시장이 그나마 더 싼 거 같다"고 말했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 고상현 기자


높은 가격을 듣고 발걸음을 돌리는 손님들이 많아지자 상인들도 한숨을 내쉬었다.

오일장에서 30년간 야채를 판매한 홍정순(67·여)씨는 "올여름에 비가 자꾸 오니깐 대파가 많이 썩었다. 물량도 없다 보니 대파가 한 단에 3만 원이다. 손님들이 비싸다고 한다"고 했다.

어머니와 함께 과일을 판매하는 고모(50·여)씨는 "여름에 비도 많이 오고 더워서 사과의 경우 탄저병이 유행이었다. 사과가 떨어지고 썩어서 물량이 없다. 원래 5㎏에 3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6만 원으로 올랐다. 비싸다보니 손님들이 10개 살 거를 5~6개만 산다. 선물도 안 한다"고 말했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 고상현 기자


실제로 제주상공회의소가 도내 재래시장을 대상으로 추석명절 물가 동향을 조사한 결과 추석 차례상 제수용품 구매비용은 4인 가족 기준 지난해보다 0.5% 오른 30만2400원으로 조사됐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대파(1㎏)로 지난해 추석 기간 2500원에서 6000원으로 140% 올랐다. 이어 동태포(100%), 시금치(81.3%), 젖은 고사리(66.7%), 달걀(50%) 등의 순이다. 과일류 6개 품목을 구매할 경우 지난해보다 9.9% 상승한 8만8000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산물시장은 차례상에 올릴 생선을 사려는 손님들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일본 원전 핵 오염수 방류에 추석 선물로 생선을 택하는 손님은 크게 줄었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 내 수산물 시장. 고상현 기자


옥돔과 고등어를 판매하는 문영임(57·여)씨는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 올해는 선물세트 사가는 사람도 없다. 딱 차례상에 사용할 생선만 사간다. 지금 대목이라 장사가 되는데 명절이 끝나면 손님이 계속 줄 거 같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동태 한 마리만 샀다는 신경희(64·여)씨는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에 대해 아직까지는 거부감은 없다. 좀 지나봐야 알 거 같다. 그런데도 선물로 생선을 주기에는 꺼림칙하긴 하다"고 했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 고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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