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바다에 ‘풍덩’ 스타들 향연에 ‘흠뻑’… ‘부국’에 빠져볼까

이정우 기자 2023. 9. 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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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4일 개막 ‘관전 포인트’
배우들과 함께 ‘축제파’
‘미나리’스티븐 연·‘서치’존 조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주목
저우룬파, 아시아영화인상 받아
작품에 집중 ‘영화파’
‘추락의 해부’등 칸 수상작 상영
켄 로치 등 거장 신작도 줄이어
각국 독립영화 찾아보는 재미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10월 4일 막을 여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외형을 줄이고 내실을 기했다. 집행위원장 공백이란 초유의 위기를 맞고, 예산 축소로 상영작은 지난해보다 100편 가까이 줄었지만, 칸·베를린·베니스 등 해외 주요 영화제의 알짜 작품들을 알뜰히 모았다. 국제영화제란 이름에 걸맞게 국내외 별들이 축제를 빛낸다. 특히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재미교포 영화인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이번 영화제의 야심 찬 기획이다. 영화제 분위기를 즐길 ‘축제파’와 좋은 영화를 찾아보기 바쁠 ‘영화파’를 위한 각각의 관전 포인트를 추려봤다.

저우룬파 주연 영화 ‘영웅본색’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축제파’… 스타들과 함께

영화제 기간 중 부산 해운대와 센텀시티 주변은 국내외 무비 스타들로 붐빈다. 올해는 특히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주목할 만하다. 미국 배우 파업이라는 리스크 속에서 섭외에 심혈을 기울였다.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 애플TV ‘파친코’의 스티븐 전 감독, ‘서치’의 존 조 등이 5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정 감독은 5, 6일 ‘미나리’ GV에서 배우 윤여정과 함께한다. 스티븐 연은 6일 이창동 감독과 ‘버닝’의 후일담을 들려줄 예정이다. 특별전을 통해 저스틴 전 감독의 올해 신작 ‘자모자야’와 올해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각광받은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도 소개된다. 셀린 송은 ‘넘버3’를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다.

지난해 량차오웨이(양조위)에 이어 저우룬파(주윤발)가 아시아영화인상을 받는다. ‘영웅본색’ 등 3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야외에서 따로 관객들과 만나는 행사도 계획돼 있다. 옆 나라 일본에선 고레에다 히로카즈(‘괴물’), 하마구치 류스케(‘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이 ?지(‘키리에의 노래’) 감독 등이 신작을 안고 부산을 찾는다. 섬세하고 단단한 ‘괴물’은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았고, 하마구치 감독의 색다른 스타일을 보여준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두 작품 모두 순식간에 예매가 동났다. ‘도그맨’의 뤼크 베송 감독과 ‘더 비스트’의 레아 세이두, 한국 배우 이주영과 함께 출연한 ‘녹야’의 판빙빙도 주목받는 내한 스타다.

영화 ‘클로즈 유어 아이즈’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영화파’ 초급편… 해외영화제 수상작들

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은 검증된 영화를 집중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유명 감독들의 신작과 해외 영화제 수상작 대다수를 부산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개봉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누구보다 빨리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과 넷플릭스 공개 예정인 데이비드 핀처의 ‘더 킬러’, 켄 로치의 ‘나의 올드 오크’, 알렉산더 페인의 ‘바튼 아카데미’, 그리고 스페인 거장 빅토르 에리세의 11년 만의 신작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놓치기 힘들다.

76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영화 ‘추락의 해부’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칸영화제는 수상작을 통째로 모시고 왔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쥐스틴 트리에의 ‘추락의 해부’를 비롯해 트란 안 홍의 ‘프렌치 수프’(감독상),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폴른 리브스’(심사위원상), 누리 빌게 제일란의 ‘마른 풀에 관하여’(여우주연상) 등이 대표적이다. 젊은 감독의 등용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은 몰리 매닝 워커의 ‘하우 투 해브 섹스’도 기대된다.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니콜라 필리베르의 ‘파리 아다망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필리프 가렐의 ‘북두칠성’ 역시 놓치기 아쉽다.

넷플릭스 새 영화 ‘발레리나’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영화파’ 고급편… 나만의 영화를 발굴하기

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세계 곳곳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건 영화제를 찾은 관객의 특권이다. 중국 감독 왕빙의 ‘청춘’(봄)은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청년 노동자의 삶을 포착한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10시간에 이르는 연작의 1부로, 9시간이 넘는 전작 ‘철서구’처럼 다큐멘터리의 윤리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독일 감독 빔 벤더스의 ‘안젤름 3D’나 필리핀 감독 라브 디아즈의 ‘호수의 깊은 진실’, 아르헨티나 감독 리산드로 알론소의 ‘유레카’도 영화제를 벗어나면 만나기 힘든 작품들이다. 이탈리아 신예 감독 알랭 파로니의 ‘끝없는 일요일’과 발리우드 영화의 안내서 같은 ‘발리우드 러브스토리’, 키르기스스탄에서 건너온 ‘신부 납치’ 등도 새로운 즐거움을 줄지 모른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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