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추석 이후 찬바람 잦아들까…"변동성 피난처 주목"

이은정 2023. 9. 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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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대 빠져 연일 2500선 하회
고금리에 원·달러 환율 연고점 돌파 부담
연휴에 美 예산안 협상 종료 시점 맞물려
3분기 실적 눈높이↓…고유가에 마진 우려
가치주 유효…배당주는 배당금 감소 유의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코스피가 나흘 연속 파란불을 켜며 2500선 아래로 낙폭을 키우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원·달러 환율까지 연고점을 돌파하면서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관망세를 유지하다 연휴 이후 반등할 수 있다는 애초 예상과 달리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에도 국내 증시를 기다리는 환경이 녹록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고금리, 고환율에 고유가 국면까지 더한 ‘3고(高)’ 압박 속에서 희망이 될 수 있는 실적에 대한 기대도 낮아지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이익을 방어할 가치주와 고배당주가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다만 당기순이익이 하락세를 보이며 배당금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느 점은 변수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코스피, 1%대 빠져…美 셧다운 우려 속 국채금리↑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79포인트(1.31%) 하락한 2462.97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해 전일(25일)부터 연일 2500선을 밑돌았다. 기관은 이날 4737억원 팔아치웠고, 외국인은 7거래일째 순매도에 나섰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4.5%를 돌파했다. 2007년 이래 최고치 수준이다. 이날 미국채 금리 상승세가 지속하며 달러 강세와 연동,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2.0원 오른 1348.5원에 마감했다. 장중엔 1350원 턱밑(1349.5원)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에 시가총액 상위주 전반이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NAVER(035420)가 2%대 하락하며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의 낙폭이 부각하기도 했다.

추석 이후 증시도 쉽지 않아…3분기 실적 눈높이도↓

추석 이후 증시는 반등세를 보일 수 있지만,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연휴 이후 10월에도 변동성이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 재확대, 고금리 장기화 우려, 독일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 위기가 커지고 있는 유럽, 부진한 중국 경기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이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엔 미국 예산안 협상 종료 시점도 맞물려 있다.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거나 임시예산이 편성되지 못하면 셧다운에 돌입하게 되는데, 무디스는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휴에 임시 예산안이 타결되며 최악은 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문제를 연말로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미국 재정 문제를 고려하면 굳이 투자 리스크를 지고 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연말 랠리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장금리와 환율 안정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금리와 환율이 유의미하게 안정되지 않으면 주가 하락 등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연휴 이후 시작되는 3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73곳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이날 기준 42조8853억원으로 3개월 전(44조4191억원)과 1개월 전(43조3362억원) 대비 지속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코스피 이익 추정치는 원화 환산 수출을 고려하면 과대계상(자산의 가치가 부풀려서 회계장부에 기록하는 것)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공급측 요인에 따른 유가 상승은 하반기 기업 마진 하락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치주 유효…배당주는 기업 이익 감소 리스크 유의

10월 증권가의 코스피 예상밴드는 2400선 전후~2600선 전후에서 형성되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기업이익 하락과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변수에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익 방어력이 강한 가치주를 중심으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날도 유일하게 오른 업종은 음식료품(+0.84%)과 통신업(+0.50%)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치주, 경기방어주의 매력이 부각되면서다.

노동길 연구원은 “10월엔 판가 전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산업재, 소재 중심 가치주 마진 보호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반면 원재료 비중 높은 유틸리티, 비철, 필수소비재는 마진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 피난처’로 꼽히는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다만,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며 기업 이익 감소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불확실성에도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고배당주는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올해에는 당기순이익 하락으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배당금을 지급할 기업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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