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의 맛과 섬] [157] 옹진군 모도 소라물회

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2023. 9.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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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물회

소라는 갯벌이 발달한 서해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사전에서는 ‘피뿔고둥’이라 하지만 주민들은 소라나 참소라라고 부른다. 그런데 사전에 등장하는 소라는 제주도나 남해안의 해녀들이 채취하는 뿔소라를 말한다. 뿔소라는 암초지대에 서식하며 해조류를 먹고 자라지만, 참소라는 갯벌에서 사체나 유기물, 조개류 등을 먹고 자라는 육식생물이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 모도의 한 식당에서 참소라 전문점을 만났다. 소라찜, 덮밥(비빔밥), 무침, 물회 등 ‘참소라 한상’을 차려내는 식당이다. 소라물회를 주문했다. 모도는 시도, 신도와 더불어 ‘신시모도’라 부르는 삼형제섬이다. 세 섬은 다리로 이어져 있으며, 최근에는 영종도와 연도교 사업이 진행 중이다. 모도와 시도 사이 갯골은 젓새우로 유명했던 어장이었다. 지금은 모습을 볼 수 없지만 해선망이라는 무동력선을 이용해 젓새우를 잡았다.

모도에서 강화도로 이어지는 갯벌에는 참소라가 많다. 참소라는 봄과 가을에 형망이나 통발, 맨손으로 잡는다. 형망은 수심 10m 내외 깊이에서 바닥을 긁어 잡는다. 통발은 고등어 등 미끼를 넣은 통발을 하루 이틀 전에 바다에 넣어 두었다가 잡는다. 또 물이 빠진 조간대의 갯벌이나 바위틈에서 줍는 맨손어업도 있다. 여행객들이 바닷물이 빠지면 불을 켜고 소라 등을 줍는 해루질도 있다.

소라는 숙회, 죽, 무침, 젓갈 그리고 물회 등 다양하게 이용한다. 물회는 육수가 맛을 결정한다.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듯이 육수도 가게마다 다르다. 참소라는 어떻게 요리를 하든 잘 삶는 것이 먼저다. 된장을 풀어 비린내를 잡고, 식감이 부드럽게 너무 삶지 않아야 한다. 삶은 소라에서 꼭 제거해야 하는 것이 푸른색의 내장이다. 가장 쉽게 많이 만들어 먹는 방법이 숙회나 무침이다. 비빔밥은 갖은 채소에 소라 살을 얹으면 되지만, 소라물회는 육수를 만들어야 하기에 번거롭다. 참소라 외에도 간재미, 꽃게, 생굴, 낙지 등 계절에 따라 갯벌에서 나는 것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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