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면 후 첫 인터뷰 “탄핵, 제 불찰…그 때 검사들 요직 있더라”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이 정치적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21년 12월 특별사면 후 첫 언론 인터뷰가 26일 공개됐다. 전날엔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를 하고 대구 달성군 자택 인근의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고, 대구·경북(TK)에서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자택에서 진행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가 이날 보도됐다. 박 전 대통령은 먼저 국민을 향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 맡겨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개명 후 최서원)와 관련해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며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이 박 전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것에 대해서는 “보좌진으로부터 ‘역대 정부에서도 (국정원이) 그런 지원을 해왔다’길래 그러면 ‘지원받아서 일하는 데 쓰라’고 했다”며 “사적 용도로 쓴 것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2016년 총선 공천 불법 개입에 대해선 “리스트를 만들어 당에 전달하면서 ‘이 사람들은 꼭 공천하라’고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실패한 정부’라는 평가에 대해선 “제가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받아들이지만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다’라고 한다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 ‘통진당 해산’이라든가 ‘공무원 연금개혁’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등은 국운이 달린 문제”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됐다는 데 안도했다”며 “당시 수사팀에 참여했던 검사 중에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이라든가 요직에 여러 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내년 총선에 대해서는 “별 계획이 없다.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과거 정치했던 분이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이 제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정치 일선은 떠났지만 나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려 한다”며 “그것이 국민이 보내주신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측근 유영하 변호사와 함께 자택 인근 전통시장을 찾은 데 이어 이날 인터뷰를 내보내는 등 추석을 앞두고 언론 노출을 늘리고 있다. 지난 13일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자택에서 만나고,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 긍정적으로 회신하기도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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