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 통합된 역량 첫선… 빗속 시민들 손 흔들며 환호 [국군의날 기념행사]
이현미 2023. 9. 26. 18:47
역대 최대 규모 시가행진
F-35A·F-15K 비행으로 시작 알리자
도보·장비부대 뒤따라 이동 ‘위풍당당’
정조대왕함 증강현실 통해 행진 동참
병력 6700여명·장비 340여대 동원돼
일부 시민 먼저 나와 태극기 들고 대기
“국력 얼마나 강해졌는지 보고 싶었다”
F-35A·F-15K 비행으로 시작 알리자
도보·장비부대 뒤따라 이동 ‘위풍당당’
정조대왕함 증강현실 통해 행진 동참
병력 6700여명·장비 340여대 동원돼
일부 시민 먼저 나와 태극기 들고 대기
“국력 얼마나 강해졌는지 보고 싶었다”
정부는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실시된 26일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에서 북핵 억지력의 핵심인 3축 체계 장비 등 육·해·공 전력을 총동원하며 국군의 위용을 과시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시가행진에 동참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적에게는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믿음을 주는 세계 속 강군으로 성장한 우리 군을 바라보면 국군통수권자로서 벅찬 자긍심을 느낀다”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일반국민, 국군 장병, 초청 인사 등 7000여명이 참여했다.
尹, 부대 사열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차량에 올라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성남=사진공동취재단 |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이뤄진 기념식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오후 시가행진까지 반나절 동안 성대하게 열렸다.
윤 대통령은 서울공항 기념식에서 해병대 상륙돌격 장갑차 KAAV와 방호제대, 포병제대 등을 사열한 뒤 훈장 및 표창을 수여했다. 이어 기념사에서 “우리는 역사를 통해 강한 군대만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직접 최첨단 전투기를 개발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이지스함을 건조했으며, 뛰어난 성능의 전차, 자주포, 전투기들을 사상 최대 규모로 수출하는 성과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군통수권자로서 적에게는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믿음을 주는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식후행사에선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축하 비행과 함께 육·해·공군 및 해병대 특수부대로 이뤄진 합동 특공무술팀의 태권도 시범이 이뤄졌다. 태권도 시범단은 “적의 어떠한 도발도 힘으로 평화를 지키자”고 외치며 일제히 “악” 기합을 불어넣었다. 아파치 헬기의 전술기동도 선보였다.
이어 제병지휘부를 시작으로 도보부대 분열, 회전익 공중 분열, 장비부대 분열, 고정익 공중분열이 진행됐고, 특히 장비 분열에선 한국형 3축 체계 주요 장비인 패트리엇과 천궁,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현무 미사일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정익 공중분열에선 F-35A, F-15K 등 우리나라 공군 주요 전투기의 대규모 편대비행이 펼쳐졌다. 미 공군전력도 합류해 한반도 영공을 우리 군과 함께 수호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대통령실은 “기존에는 주한미군 의장대와 군악대가 참가하는 수준이었으나 이번에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주한미군이 참가하며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오후에는 서울 숭례문에서 시작해 광화문에 이르는 시가행진이 펼쳐졌다. F-35A, F-15K가 광화문과 경복궁 상공 일대를 비행하며 행진 시작을 알렸고, 3700여명의 도보부대와 3축 체계 주요 장비를 포함한 장비부대의 행진이 이어졌다. 공중에선 아파치 헬기와 블랙이글스가 동시에 비행하는 가운데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도 증강현실(AR)로 행진에 동참했다.
첨단무기 총출동 26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진행된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가 선보이고 있다. 아래 사진은 무인 수상정과 무인 잠수정 등 장비 부대가 분열하는 모습. 성남=사진공동취재단 |
대통령실은 “서울 한복판 시가행진에서 육·해·공군의 통합된 역량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이날 행사에 동원된 병력만 6700여명, 장비는 340여대에 달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도 시민들은 길에서 나눠주는 태극기를 들고 거리 사진을 찍거나 길가에 서서 시가행진을 기다렸다. 행진이 시작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나왔다는 이모(65)씨는 “어릴 적 1970∼1980년대에 서소문 앞에서 열리는 국군의 날 행사를 꼭 구경했었는데 거의 40년 만에 보러 왔다”며 “대한민국 국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과시하면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행진을 잘 보고 싶어서 미리 나왔다”고 말했다.
오후 2시30분쯤 신용산역 인근에서 행진부대를 마주한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 손을 흔들었다. 부대 행렬을 향해 손을 한들던 노현정(32)씨는 “탱크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없었는데 실제로 보니 엄청 빠르고 신기하다”며 웃었다. 신용산역 인근 가게에서 근무하다가 행렬을 보기 위해 달려나온 김혜정(44)씨는 “장비차량이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나라가 국방이 안전하다는 심리를 갖게 됐다”며 “내년에도 행사를 한다면 또 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중구 숭례문 로터리부터 종로구 경복궁까지 인근 교통이 통제됐고, 서울시청부터 광화문까지 세종대로 차량 통행도 전면 제한됐다.
이현미·박유빈·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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