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관리만 잘못했다’는 박근혜

류석우 기자 2023. 9. 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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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특별사면돼 출소한 이후 침묵을 지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탄핵 국면 등에 관한 소회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이나 국정원 특수활동비 사건 등에 관해 "후회한다"는 표현을 쓰면서도 여러 차례 억울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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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달성 사저에 입주한 뒤 처음으로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특별사면돼 출소한 이후 침묵을 지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탄핵 국면 등에 관한 소회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이나 국정원 특수활동비 사건 등에 관해 “후회한다”는 표현을 쓰면서도 여러 차례 억울함을 드러냈다. 특히 “주변을 잘 살피지 못 했다”며 문제의 본질이 자신이 아니라 주변에 있었다는 취지의 화법을 사용했다.

2023년 9월26일 중앙일보가 공개한 박 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그는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 관해 “제가 여성이니까 (남성) 비서관들한테 시키기 어려운 것들이 있어 (최씨가) 심부름을 하게 된 것”이라며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K)스포츠재단, 미르재단 이사진을 최 원장(최서원)으로부터 추천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검증을 거쳤다”며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최 원장이 재단 실무진의 면접도 보고 운영도 관여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 이 모든 게 주변을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설명했다.

미르와 케이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롯데와 에스케이(SK)가 낸 출연금이 제3자 뇌물죄로 인정된 것에 대해선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성립되는 것”이라며 “롯데나 에스케이가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 대통령 면담이니 기업의 애로사항이나 현안에 대해 말을 했겠지만 저는 하나도 들어준 것이 없다”고 말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받은 점에 대해선 “역대 정부에서도 (국정원이) 그런 지원을 해왔다길래 ‘지원받아서 일하는 데 쓰라’고 했다”며 “특활비를 제 사적용도로 쓴 것은 전혀 없다. (다만) 법적 검토를 받지 않았던 것은 정말 후회스럽다”고 했다.

2016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총선 과정에 불법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사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총선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라며 “몇몇 사람에 대해서는 말했겠지만 구체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당에 전달하면서 ‘이 사람들은 꼭 공천하라'고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시) ‘진박 감별사’라는 얘기가 있어서 제가 (친박계에) 주의를 줬는데, 정말 강하게 주의를 줬어야 한다는 후회는 있다”며 “명시적으로 유승민 의원 공천을 주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이 제가 유 의원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12월28일 발표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합의서를 만들 때 당사자분들의 의견을 들어 만든 것”이라며 “우리가 일본에 요구한 3대 핵심 요구사항도 바로 피해자분들의 요구였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화해치유재단이 해산된 것을 두고선 “국제적으로 공감대를 얻어가며 많은 노력을 기울여 만든 재단을 이렇게 깨버리면 한국의 신뢰성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외에 2016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과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서도 “대통령으로서 안보를 위해 해야만 할 일이란 생각으로 추진했다”며 “사드는 급증하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도의 자위적 방어 조치”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현 정권에 대해선 “지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4개월 정도 됐는데 정부의 방향 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좀 성급한 감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엔 “나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려고 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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