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도 식판경영?"…삼성이 '픽' 한 전현무 맛집, SK하닉에도 들어설까

장유미 2023. 9. 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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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강자' 삼성웰스토리, SK하이닉스 급식업체 최종 선정…구성원 심사로 결정
삼성 계열사 급식 호평속 직원 만족도 ↑…이재용·박정호 '식판 경영' 주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구내식당에서 런던 베이글에 노티드 도넛이라니. 우리도?"

구내식당 급식업체로 삼성웰스토리를 선정했다는 소식에 SK하이닉스 직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2030 직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식판' 메뉴에 공 들이는 모습을 보이자 SK하이닉스도 직원 복지 차원에서 이처럼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구내식당 급식업체로 삼성웰스토리를 선정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SK하이닉스 ]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이천 1곳, 청주 2곳 사업장의 급식업체 선정 공개입찰에서 삼성웰스토리와 계약을 맺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웰스토리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2010년 이후 13년만이다.

반도체업계가 보안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가 경쟁사의 계열사를 급식업체로 선정하자 업계는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이번 결정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급식업체 선정 입찰 초기 단계부터 참여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평가 과정에서 구성원 참여 비율을 높이고 선입견 없이 자유롭게 평가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측은 "구성원 평가단이 심도있게 업체를 심사했다"며 "그 결과 삼성웰스토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구내식당 운영 업체로 선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웰스토리가 삼성 한 구내식당에서 선보인 노티드 도넛 매장 전경. [사진=삼성웰스토리]

삼성웰스토리의 명성은 이미 삼성 계열사를 통해서 알려진 상태. 다양한 메뉴 구성 덕분에 삼성 계열사 사이에선 "최고 복지가 역시 밥"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구내식당 메뉴는 많은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알차게 구성돼 있다. 아침은 과일이나 샌드위치, 샐러드, 과일주스 등이 준비된다. 테이크아웃해 사무실이나 야외에서도 먹을 수 있다.

점심 식사는 한식, 중식, 분식, 양식에 다이어트식 또는 채식으로 선택 가능하다. 3교대가 많은 업무 특성상 저녁 식사도 제공된다. 최근 비용 절감 차원으로 저녁 식사 테이크아웃이 중단되기 전에는 퇴근후 집으로 저녁을 포장해가는 1인 가구 직원들도 상당했다.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 기흥, 화성 등 사업장별로 사내 식당을 운영 중이다. 새로운 메뉴가 공개될 때마다 다른 기업 직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젊은 직원들이 좋아하는 메뉴들이 다양하게 나왔는데,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대표적이다. 이 베이글이 제공된 곳은 삼성전자 사업장 외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삼성SDI, 삼성물산(건설부문), 삼성엔지니어링 등이다.

삼성전자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바질 베이글과 프레첼, 무화과, 커피를 묶어 조식 메뉴로 제공했는데, 직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빠르게 소진됐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방송인 전현무부터 소녀시대 수영·티파니 등 연예인들도 '오픈런(개점 전부터 대기)' 할 정도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오픈한 잠실점은 오전 7시부터 고객 수백명이 줄을 서 주목받기도 했다.

외식기업 GFFG의 '노티드 도넛'의 인기메뉴인 슈가링과 글레이즈 도넛, 콜드브루 등도 디저트로 제공됐다. 국내에서 도넛 열풍을 불러일으킨 '노티드 도넛'은 골프선수 박세리가 한 방송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한 번에 8만원어치나 구매해 가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생어거스틴', '석관동 떡볶이', '밀도', '감자밭 감자빵', '더앨리', '슈퍼말차', '더앨리'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식당·브랜드 메뉴를 제공해 직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6월부터 사내 식당에서 제공하는 한끼 식사의 단가(식재료비)를 기존 6천원대에서 7천128원으로 인상한 덕분도 있다. 직원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의 구내식당은 대부분 삼성웰스토리가 맡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말복일 때 점심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능이전복삼계탕과 로스트치킨, 장어덮밥 등을 제공할 정도로 직원들의 건강에도 신경을 써 호평을 받았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구내식당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모습.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다른 직장인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삼성 구내식당의 메뉴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가끔 사업장에 들러 식사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한때 이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가 거의 모든 삼성의 구내식당을 운영한 것을 두고 '일감 몰아주기'라고 본 것.

이 때문에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021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당했고다.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검찰에 출석까지 했다.

삼성그룹은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지난해 8개 기업의 구내식당을 웰스토리가 아닌 외부 급식업체에 개방했다. 지난해에는 28개 구내식당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외부 업체들이 운영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삼성 계열사들은 주요 사업장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다양한 급식업체들이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광주사업장은 동원홈푸드, 구미사업장은 아이비푸드, 기흥사업장은 풀무원FNC가 운영을 맡는다. 또 서울 서초사옥 구내식당은 브라운F&B가, 수원사업장은 신세계푸드와 현송, 용인 아라마크 등이 단체급식을 제공한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서울 태평로 사옥에 입주했던 2008년 당시 삼성생명 구내식당에서 종종 점심을 해결했다. 2018년 6월에는 김동연 전 부총리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구내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다. 2020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등을 방문했을 때도 모두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했다.

지난해 8월 19일에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구내식당을 찾아 '우삼겹 숙주 라면'을 먹었다. 같은 달 30일 점심에는 삼성SDS 구내식당을 찾아 '가마솥 황태 곰탕'을 선택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직원들을 위한 구내식당 운영에까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이 회장뿐 아니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종종 점심을 해결하며 직원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구내식당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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