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이 이끌고, 민간 사업성 높여준다.. 공급난 한계론도 대두

김서연 2023. 9. 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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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시민들이 서울시내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6일 발표한 주택공급 대책은 공공이 민간의 공급을 보완하고, 민간의 주택사업 여건 개선에 방점이 찍힌다. 3기 신도시 3만 가구 추가 공급, 신규 택지 발굴과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규모까지 25조원으로 확대하고, 공사비 인상 여건을 조성하는 전방위 지원을 통해 민간의 공급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다만,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턱없이 적고, 부동산 시장 여건도 열악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인허가 최대 6개월 단축.. 공급 속도
정부에 따르면 주택난 해소를 위한 공급은 공공 분야가 이끈다. 올해 공공주택 건설 계획은 공공분양 7만6000가구, 공공임대 3만5000가구다.

공공주택은 패스트트랙을 총 동원해 속도감있게 공급하기도 했다. 이 제도는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는 중요 사항에 관해 절차 등을 간소화하고 빠른 결정이 가능하도록 방식이다.

우선 공공주택지구계획 준비단계부터 주택사업계획 세부설계를 병행해 지구계획과 주택사업계획계획을 동시에 승인받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허가 기간을 4~6개월 이상 단축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주택사업계획 승인에 필요한 각종 영향평가는 최종 변경승인 또는 착공 전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환경평가 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취지다.

사업비 500억원 이상 지방공사 공공주택사업의 타당성 검토도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 경우 10개월 이상 사업 기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연내 국무회의 상정을 통해 의결하기로 했다.

사업 인허가 절차 완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칫하면 무리한 사업 추진은 졸속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사업 기간을 정한 뒤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PF 보증 확대, 공사비 인상
공공이 공급을 이끈다면 민간에는 주택 사업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사업 추진이 가능한 사업자에게 공공택지가 적기 공급될 수 있도록 공동주택용지 전매제한을 한시적으로 1년간 완화된다. 현재는 토지소유권 이전 등기 후 전매가 가능하지만, 계약 후 2년부터 1회에 한해 최초가격 이하로 허용된다.

민간 사업자가 공공택지 공급 계약 후 통상적 기간(2년)보다 1년 앞당겨 인허가를 받을 경우 신규택지 추첨제 물량을 우선 공급받게 된다. 경쟁 방식으로 공급시 최고 수준인 5%의 가점이 부여된다.

공사비 인상을 통해 사업성도 높여준다. 공사 과정에서 증가한 공사비를 원활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를 적극 활용해 공사비를 조정하도록 했다. 표준계약서는 물가변동 반영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공공공사에서 활용 중인 '품목조정률' 또는 '지수조정률'로 명확화하고, 계약조정시 금액 산출방식을 구체화한다. 민간참여 공공사업은 공사비 증액 반영 기준도 마련키로 했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별도의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공사비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한 경우 당사자가 재협상하도록 했다.

분양사업을 임대사업으로 공급도 촉진한다. 현재 시행 중인 공공지원 민간임대 공급 규모를 연해 연간 1만가구에서 2만가구로 확대한다. 아울러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보증 규모를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확대하고, 대출한도는 전체 사업비는 50%에서 70%로 늘어난다.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대한 건설자금은 1년간 한시적으로 지원된다. 대출한도는 7500만원, 최저 금리는 3.5%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공급 물량 자체를 충분히 늘여야 시장 안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비아파트 자금 조달 역시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물량은 획기적인 방향으로 확대해야 하는데, 기존 계획에서 추가하는 정도인 만큼 주택 공급 난 해소에 대한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며 "민간 역시 사업성이 있어야 사업에 나서지만, 현재 전세사기 등으로 인해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가 이날 발표한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착공 물량은 전년동기 대비 56.4% 감소한 11만3892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물량은 전년동기 대비 69.2% 줄어든 1만454가구다. 전국 인허가 주택 물량은 21만275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8.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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