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2’ 백화하는 악마 상병 이정현 “유해진 선배처럼 국한되지 않고파”[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3. 9. 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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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드라마 ‘신병 2’에서 강찬석 상병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현. 사진 메이크스토리



2018년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츠다 하사 역을 맡아 강렬한 모습을 보일 때부터 배우 이정현의 방향은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만큼 그의 연기가 강렬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에 날카로운 인상 그리고 일본 유학 중 배워온 일본어 실력이 합쳐져 일본군 역할을 하다 보니 ‘진짜 일본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이후부터 그의 여정은 그 츠다가 주는 악역의 이미지를 조금씩 비켜서거나 바꿔 가는 여정이었다. 그런 그에게 지난해 ‘신병’이라는 드라마가 왔다. 같은 악역일지 몰랐지만, 강찬석은 조금 달랐다. 많은 여지를 주는 역할이었고, 이정현이라는 배우의 쓸모를 더욱 늘리는 과정이었다.

ENA 드라마 ‘신병 2’에서 강찬석 상병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현. 사진 메이크스토리



“시즌 1 때부터 빌런이어서 내지르는 연기가 많았어요. 악함을 표현하는 일은 현장에서도 증명해야 하지만, 방송에서도 이런 부분이 드러나야 하잖아요. 그리고 강찬석이라는 사람의 변화도 어떻게 하면 보시는 분들에게 와 닿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지난해 방송된 시즌 1에서 강찬석은 후임 김동우(장성범)에게 극악의 패악질을 하는 전형적인 빌런이었다. 결국 영창에 간 강찬석은 타 부대 전출을 가지만 두 번째 시즌 첫 회에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암시되고, 결국 돌아온다.

“마지막까지 캐릭터에 대한 의문을 남기는 게 중요할 것 같았어요. 감독님, 작가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저 역시 시청자들께 의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반성문이 나오기 전까지는요.”

ENA 드라마 ‘신병 2’에서 강찬석 상병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현. 출연장면 사진 KT스튜디오 지니



전혀 바뀐 것 같지 않았던 강찬석은 시즌 2에서 김동우에게 사과도 한다. 시즌 막바지 마음의 편지 사건으로 부대가 발칵 뒤집히는데 강찬석은 아무도 없는 밤 몰래 중대장실에 종이를 넣는 모습으로 의심을 산다. 하지만 알고 보니 2중대에 다시 돌아오기 위해 매일 반성문을 썼던 것이다. 시청자들은 개과천선하는 그의 모습에 나쁘게 변하는 ‘흑화’ 대신 ‘백화’라는 표현을 썼다.

“첫 시즌에는 당연히 처음 보는 배우들이 많아 긴장했어요. 약 1년 만에 다시 보는데 이미 얼굴을 아는 사이고, 서로의 믿음도 강해졌더라고요. 유격훈련 장면도 같이 찍고 고생하면서 더욱 끈끈해진 것 같아요.”

학창 시절 유도를 선수로 하며 명문 용인대까지 진학했던 이정현은 부상으로 유도를 그만두면서 평소 관심이 있던 드라마와 영화에 몰입하면서 연기에 관심을 가졌다. 츠다 하사의 일본어는 일본 유학 과정 중 배웠던 것이다. 그는 선수 시절 당시 루틴을 몸에 붙이고 요즘도 촬영이 있건 없건 운동에 매달리고 늘 정돈된 마음가짐을 갖는다.

ENA 드라마 ‘신병 2’에서 강찬석 상병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현 출연장면. 사진 KT스튜디오 지니



“악역을 많이 했지만 늘 같은 결은 아니었어요. 나름의 재미를 찾으려 했고 그러다 보면 저를 다르게 봐주실 거라 생각했죠. 이번 강찬석도 변화하는 지점에 흥미로웠어요. ‘라디오스타’에 나갔다가 김구라 선배님께서 추천해주셔서 시작한 예능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정현은 MBC ‘라디오스타’와 tvN ‘다크투어’ 그리고 ENA ‘신병캠프’ 등의 예능을 거치면서 거친 이미지 뒤에 세심하고 명석한 부분도 있다는 부분을 드러냈다. 지금 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 ‘7인의 탈출’에서도 극 중 강기탁 역 윤태영을 보필하는 백익호 역으로 출연한다.

“개인적으로 유해진 선배님을 정말 존경합니다. 악역 이미지로 시작하셨지만 결국 멜로 연기도 하셨잖아요. 저도 그렇게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습니다. 코미디는 안 해봤지만,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보여드리는 게 많은 배우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ENA 드라마 ‘신병 2’에서 강찬석 상병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현. 사진 메이크스토리



의뢰로 독서에도 취미가 있다.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하루 10분 인문학’을 읽으며 매일 스스로 화두를 던진다. 요즘 그의 화두는 ‘어떻게 하면 똑같아 보이지 않을까’다. 비슷한 역할이라도 비슷하게 그리지 않는 것.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그런 마음으로 연기에 집중한다.

“늘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도태되지 않고 고민하며 즐기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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