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집값 전망은?... 전문가들 “기대심리 여전, 다만 상승세 둔화될 듯”

이미호 기자 2023. 9. 26. 14: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수도권·지방 ‘상승세 기조’ 유지할 듯
다만 오름폭은 ‘둔화’ 전망
내 집 마련은 ‘고점 대비 가격 메리트’ 따져야

추석 연휴가 지나면 부동산 ‘성수기’로 통하는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지만, 집값이 큰 폭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없을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미 집값은 상승세로 반전이 된 상황에서, 아직 기대심리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세보단 ‘상승세 둔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뉴스1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9월 3주(1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0%로 지난주(0.09%)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지난주 0.13%에서 0.12%로 상승 폭은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상승기조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경기는 0.18%에서 0.21%, 인천은 0.07%에서 0.11% 등으로 상승 폭이 모두 커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아파트 값은 0.15%에서 0.17%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이러한 상승 흐름은 비단 비수도권만의 일은 아니다. 지방도 지난 주와 동일한 0.0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시도별로 편차는 있다. 세종(0.20%), 대전(0.10%), 경북(0.10%), 강원(0.09%) 등은 상승하고, 전남(-0.03%), 제주(-0.02%), 부산(-0.01%)은 하락했다. 즉 서울, 경기·인천, 비수도권(지방) 등 상승 폭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상승 기조’는 뚜렷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상승 흐름은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크게 뛰면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데드 캣 바운스(반짝 상승 후 하락) 논란’을 불식시키고 남을 수치였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파트 값 흐름이 ‘상승세 둔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상승’과 관련해 보수적 분석을 한다고 평가를 받는 박원갑 KB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로선 시장에 악재와 호재가 시소게임을 하는 양상”이라며 “공급 불안 심리, 고분양가 후폭풍을 감안할때 가을에 곧바로 하락세로 진입하진 않을 것이다. 추석 이후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기준 금리가 여전히 고공비행이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에서 호재는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가계부채가 집값을 끌어올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8120억원으로 전달(679조2209억원)보다 1조5911억원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부터 16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 5월 증가한 후 4개월 연속 늘었다.

박 위원은 “금융당국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 중단, 50년 만기 대출 제한 등 이른바 ‘대출 제동’은 수요를 일부 둔화시킬 것”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공급 활성화 대책도 매매시장을 자극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수요부진이 지속된다면 연말 이후 아파트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일 수 있지만 큰 폭의 하락세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에 주목했다. 당분간 ‘추격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소강 상태에 진입할 것으로 봤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월 3186건, 5월 3427건, 6월 3848건, 7월 3590건, 8월 3811건으로 3000건 이상을 줄곧 유지하고 있었지만 9월 26일 현재 1519건에 그쳤다. 추석 연휴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달의 절반 이상 거래가 줄어든 셈이다.

박 교수는 “금리인상 부담이 여전한데다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가 여전히 6%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잘 봐야 한다”면서 “당분간 추가적 상승 기대는 어렵지만, 지금의 상승 기조 정도는 계속 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추석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전·월세 가격도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대표는 “빌라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대거 ‘대체 주택으로서의 아파트’를 찾아서 이쪽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전세와 월세 매물 자체가 많이 소진되고 있다”면서 “통상 매매와 전세가격이 비례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 매매가격이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지난 1월 1일 대비 44.4% 급감했다. 서대문구(-72.9%), 마포구(-65.9%), 강서구(-64.8%), 동작구(-64.8%) 순으로 매물이 많이 감소했다. 지난해 금리 급등과 역전세 우려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월세 시장으로 쏠렸다가 월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다시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옮겨오는 양상이다.

박 위원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산다면 고점(2021년 10월) 대비 25~30% 싼 매물을 중심으로 선별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