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은 제 불찰…尹 정권 교체에 안도"

정승필 2023. 9. 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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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비선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사익편취·국정농단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듣고 너무 놀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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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이후 "文정부 북핵 대응 방식 등 나라 안보 걱정"
박근혜 정부,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는 아냐"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탄핵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11일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해 통일대불 앞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비선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사익편취·국정농단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듣고 너무 놀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의 비위를 알지 못했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번도 최 원장이 저를 이용해 사적인 잇속을 챙긴다거나 이권에 개입하거나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는 실패한 정부'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받아들인다"며 "(하지만)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와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 등 재임 당시 외교안보 분야의 주요 결정에 대해 "안보를 위해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일을 정말 하늘이 도우셨는지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었다"고 강조했다.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대해서는 "대선 소식을 듣고 마음이 참 착잡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에 북핵에 대한 대응 방식이라든가,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나라 안보를 비롯해 걱정이 됐다"고 밝혔다.

과거 국정농단 특검팀의 수사팀장으로 지냈던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 진영의 대선후보가 돼 정권을 교체한 것과 관련해서는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된 것에 안도했다"며 "당시 수사팀에 참여했던 검사 중에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이라든가 요직에 여러 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을 환송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이어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 정도 됐는데 정부의 방향·정책을 평가하는 건 좀 성급한 감이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그는 1737일간 옥중 생활과 관련해서는 "나 자신에게 떳떳했기 때문에 어려운 수감 생활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친박계 인사들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이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선 그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구시 달성군 사저 인근 전통시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대구 지역 사찰인 동화사를 찾은 이후 8월 15일엔 모친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기일을 맞아 구미 상모동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지난 13일 달성군 사저에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총선에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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