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무르익어 가는 가을, 제주 여행을 더 잘 즐길 방법은 [여행+책]

이가영 여행플러스 기자(lee.gayeong@mktour.kr) 2023. 9. 26. 08: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주 감귤밭 / 사진=언스플래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섬 여행지, 제주.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많은 내국인 관광객이 방문했던 제주는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다. 특히 한풀 꺾인 더위에 야외활동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겐 지금이 딱 제주 여행 적기다.

전역에 산과 바다를 비롯한 각종 청정 자연이 넓게 펼쳐져 있음은 물론, 초가을이라는 계절적 특성으로 너무 덥거나 춥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막상 떠나려니 망설여진다면, 우선 책을 읽으며 미리 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제주 이곳저곳에서의 여행 이야기를 담은 책 4권을 소개한다. 도서별 다른 콘셉트의 제주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간 몰랐던 제주의 매력까지 알 수 있다.

놀멍 쉬멍 걸으멍, 걸어서 제주 한 바퀴
차노휘 / 지식과감성
‘놀멍 쉬멍 걸으멍, 걸어서 제주 한 바퀴’ 표지 / 사진=지식과감성 제공
뚜벅이를 위한 여행 코스 중 하나, 올레. 본래 올레라는 말은 큰길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골목길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오늘날 올레는 도보 여행객을 위한 코스를 의미한다. 그리고 전국에 있는 수많은 올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제주에 있다.
작가가 직접 촬영한 제주 풍경 / 사진=지식과감성 제공
제주 올레는 현재 총 26개의 코스가 연결돼 그 길이가 무려 425㎞에 달한다. ‘놀멍 쉬멍 걸으멍, 걸어서 제주 한 바퀴’는 저자의 제주 올레 완주기다. 제주 올레를 끝까지 걸어본 사람이라면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올레를 잠시 거닐었거나 한 번도 들르지 않은 사람이라도 좋다. 책에는 작가가 직접 방문해 보고 느낀 제주 올레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작가가 직접 촬영한 제주 바다 / 사진=지식과감성 제공
“한때는 제주도가 외국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는 것, 과거의 나에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16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해서 그해 겨울 올레를 완주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낯선 곳에 한 발 한 발 내 흔적을 남기면서 가졌던 두려움과 동시에 야릇한 설렘 같은, 초심자가 품게 되는 ‘걷기’의 순수한 각오 같은 것들을 나는 여태껏 간직하고 있다.” -작가의 말에
올레꾼이 쓴 제주올레길
고상선 / 좋은땅
‘올레꾼이 쓴 제주올레길’ 표지 / 사진=좋은 땅 제공
‘올레꾼이 쓴 제주올레길’은 제주도민이자 올레꾼인 저자가 쓴 올레길 이야기다. 작가는 젊은 시절부터 등산을 좋아해 전국 팔도 크고 작은 산부터 일본 후지산, 히말라야 안나푸르나까지 등반한 바 있다. 이러한 그가 질리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제주 올레길이다.
“제주올레길 7코스는 제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이면 반드시 방문하는 외돌개가 있는 올레길이며, 제주올레길 10코스는 송악산을 지나가는 제주도 다크투어리즘의 상징적인 코스로 유명하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산을 오르내린 작가지만 아직 제주 올레만큼 매력적인 곳은 찾지 못했다. 그는 올레길에는 소박하면서도 다채로운 멋이 있다고 전한다. 이때, 제대로 알고 방문하면 그 진가가 더욱 커지는 법.

특히 작가는 책을 읽는 누군가의 첫 올레 여정을 배려했다. 이들을 위한 코스 정보는 물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꼼꼼하게 담아냈다.

제주 올레 1-1 코스 / 사진=비짓제주
작가가 자연의 아름다움만 보았다면 관광이고 역사와 유적을 만났다면 여행이라고 전한다. 그만큼 책에는 제주 자연 속 담긴 다채로운 이야기가 많다. 제주에는 방문한 적 있지만, 아직 올레길에는 한 번도 도전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책을 읽으며 지역별 올레에 담긴 희로애락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제주 올레만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비 섬 제주 유산
고진숙 / 블랙피쉬
‘신비 섬 제주 유산’ 표지 / 사진=블랙피쉬 제공
‘신비 섬 제주 유산’은 매년 제주로 여행을 떠날 만큼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전체 분량만 500쪽이 넘는 책에는 제주의 역사, 문화, 자연을 빠짐없이 담아냈다.

흔히 제주라고 하면 한라산, 감귤과 같이 단편적인 부분만 아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이 책 한 권만 완독하더라도 제주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는 말처럼 제주는 알면 알수록 그 가치가 더 크게 보이고 더 아름다운 섬이다. 한반도 본토와 다른 역사, 문화, 자연을 가졌고 심지어 제주의 동서남북도 다른 역사, 문화, 자연을 가졌다. 그런 차이가 제주의 가치를 만들어 냈다. 제주 사람만이 볼 수 있는 것과 제주 사람이 아니었을 때 보이는 것들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된 것은 반서반제인(반은 서울, 반은 제주인)으로 살아가는 나의 행운이었다.” -<시작하며> 중에서
‘신비 섬 제주 유산’ / 사진=블랙피쉬 제공
1년을 문화, 역사에 따라 나눠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도 재밌다. 섬나라 특유의 문화, 항쟁의 역사까지 이 책 한 권이면 제주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제주의 날씨와 역사에 맞춰 월별 가볼 만한 여행 명소도 제시한다. 습지의 날이 있는 2월에는 람사르 습지 탐험을, 메밀꽃 피는 5월에는 메밀이 바꾼 제주 밥상 문화를 전하는 것이 그 예다.

더 나아가 ‘신비 섬 제주 유산’은 주별 테마에 맞게 여행할 수 있는 정보도 담고 있어 여행서로서의 실용성도 좋다. 독자는 총 52주간 서로 다른 제주의 역사, 문화, 자연에 관한 내용을 읽고 방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제주 여행 큐레이션
이솔, 선장 / 상상출판
‘제주 여행 큐레이션’ 표지 / 사진=상상출판
제주 자연 만끽부터 카페와 맛집 탐방까지,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가득한 제주를 여행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제주 여행 큐레이션’은 제목 그대로 여행작가들이 제주에서 가볼만한 장소를 큐레이팅해 담은 책이다.

물론 TV나 유튜브, SNS에서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주요한 것만을 뽑아냈다는 것이 이 책의 자랑거리다. 그렇다고 소개하고 있는 명소가 지나치게 한정적이지는 않다. 책은 자연, 공간, 음식, 휴식이라는 주제를 통해 제주 곳곳을 알려준다. 소개한 명소도 무려 320여 곳에 달한다고.

‘제주 여행 큐레이션’ / 사진=상상출판
“제주 정취가 물씬 풍기는 돌담길을 따라 구불구불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책방 소리소문(小里小文)을 만난다. ‘작은 마을의 작은 글’이라는 이름처럼 제주 작은 마을의 돌집을 개조한 서점이다. 제주에 관련된 책부터 다양한 분야의 많은 서적을 보유했다. 소리소문만의 베스트셀러를 선정한다. 리커버 에디션도 만날 수 있다.” - 구석구석 동네 책방 탐험 ‘책방 소리소문’ 중에서

​올레길 코스는 물론 드라마에 등장한 명소, 스타 셰프의 맛집, 연예인의 인기 스폿까지, 트렌디한 정보도 많다. 역사를 주제로 여행하기 좋은 곳도 소개하고 있기에 인문학적 깊이도 느낄 수 있다.

한 가지 중요한 점, 이 책은 가이드북처럼 이미 완성된 여행 코스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독자가 직접 여행지를 선별하고 코스를 짜는 것 역시 여행에서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주 여행 큐레이션’을 읽고 내 취향에 꼭 맞는 제주 여행 코스를 만들며 이 세상에 하나 뿐인 제주 여행을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