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 LH아파트 외벽 철근 누락… 몰래 보강공사

지우현 기자 2023. 9. 2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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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오류 철근 30% 빠져...입주민에 고지 없이 자체 보수
지난 4월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전경. 경기일보DB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건설 중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한 아파트 건물에서 외벽 철근이 30%가량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입주 예정자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몰래 보강 공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인천 서구와 LH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 6월말 감리업체 보고를 통해 검단신도시에 건설 중인 한 공공분양 아파트 전체 13개동 중 4개동의 지하 벽체 부분 6곳에서 건물 외벽 철근이 빠진 정황을 확인했다.

LH는 이 같은 철근 누락이 설계 단계부터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설계 오류가 발생한 사안으로 설계업체도 이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문제는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달리 감리가 사전에 파악해 조기에 문제점을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H도 벽식 구조인 아파트에선 외벽이 하중을 지지하는 부분이므로 신속한 보강공사가 필요한 부분으로 파악했다.

특히 무량판 구조가 아닌 아파트의 외벽에서도 철근 누락이 드러난 만큼, 외벽을 대상으로 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H는 그동안 무량판 구조 아파트만 전수조사를 한 뒤, 보강 공사를 해왔다.

이 아파트 단지의 현재 공정률은 30%대로 오는 2025년 6월 입주 예정이다. 철근 누락이 드러난 4개 동은 지하층 골조 공사가 끝났다.

이에 따라 LH는 지난 11일부터 보강 공사를 벌이고 있다. LH는 오는 11월께면 보강 공사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H는 보강공사 후 별도의 안전 점검을 한 뒤 구조적인 안정성을 모두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LH는 이 과정에서 입주민에게 사전에 철근 누락은 물론 보강 공사에 대한 정보 등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아파트의 일부 구간에 생긴 하자 문제로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자체 공사에 나선 것”이라며 “불안감을 덜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주민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보강공사와 사후 안전점검에 애쓰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건설노동조합 경인지역본부 경인건설지부는 부실시공한 건설업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인천시의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부는 “이번 LH 검단 아파트 철근 누락은 해당 현장의 원청사, 하청 업체, 감리가 부실시공인 것을 알고도 그냥 넘어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H와 건설 업체는 보강을 하면 된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는 시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도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지부는 “검단 현장은 이제 막 본층 작업을 시작한 곳”이라며 “5개월 전 붕괴 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엉망으로 공사를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한 시공을 위해선 현장의 불법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인천시와 책임 기관들은 해당 현장에 불법 하도급, 불법 고용이 없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30일 검단신도시의 AA13-2블록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진 사고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결과, 설계부터 감리·시공 등 총체적 부실이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철근(전단보강근)을 빠뜨렸지만 감리는 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시공사인 GS건설은 부실 설계보다도 더 철근을 줄여 시공했다.

지우현 기자 whji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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