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생숙 이행강제금 부과 기준은 시세 아닌 '시가표준액'

정영희 기자 2023. 9. 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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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25일 기존 생활숙박시설의 숙박업 신고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연착륙을 유도하는 대책을 내놨다. 내년 말까지 숙박업 신고가 어려운 소유자를 고려,해 충분한 신고기간 부여와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사진=뉴시스
생활숙박시설(이하 생숙) 소유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던 이행강제금 처분 시행 기한이 2024년 말까지로 늘어났다. 생숙 소유자들은 오는 10월15일부터 숙박업 등록 의무화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하루 전인 같은 달 14일까지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으면 매년 두 차례 분양가 등의 1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었다.

25일 국토교통부는 내년 말까지 생숙의 숙박업 신고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이행강제금 처분을 유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숙을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이나 관련 제도개선 논의에 필요한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생숙이 본래의 숙박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동 계도기간 동안 관련 부처들과 함께 시설·분양기준·허가절차 등 생숙 제도 전반의 발전 방안을 한국 여건 변화와 세계 추세를 반영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 발표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불법 생숙'이 최근에 급격히 늘어난 원인은
▶생숙은 부동산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부터 공급이 늘어났고 2020~2021년 부동산경기 급등과 함께 과다하게 증가했다. 2015년 3483실이던 생숙 사용승인 실수는 2017년 9730실, 2021년 1만8799실로 확대됐다. 이는 주택에 비해 규제가 적은 생숙이 주택 대체 시설로 편법적으로 활용되며 수요·공급이 커졌기 때문이다. 생숙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납세 대상이 아니며 청약통장도 필요 없는데다 전매제한도 없지만 주차·안전기준이 미비하고 학교용지분담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각 지방자치단체 사전점검 결과 약 4만9000실의 숙박업 미신고 생숙 중 상당수가 투자목적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소유자 1인이 2실 이상을 소유한 객실 수는 3만실(63%), 30실 이상 소유 중인 객실 수는 1만8000실(37%)이다. 정부는 투자목적 추정 생숙에 대해 소유현황을 면밀히 살펴볼 방침이며 30객실 이상 소유물량에 대해선 계도기간 종료 직후 우선 점검에 나선다.

-시행령 개정 전 사용승인, 주거 금지는 소급적용 아닌가
▶생숙은 2013년 건축법에 편입될 때부터 숙박시설이었고 건축법상 숙박시설 용도와 주택용도는 구분돼 있다. 주택법은 단독·공동주택과 오피스텔, 기숙사 등 준주택에 한해 주거시설로 인정한다. 생활숙박시설을 숙박업이 아닌 주거 등의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법원칙과 안전기준 미충족, 생활 인프라부족 등으로 불가하다. 건축물의 용도를 변경하려면 허가권자에게 용도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해당 조항을 위반한 건축물에 대해 허가권자는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준주택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국토부 입장은
▶거주자의 안전과 숙박업으로 정상 사용 중인 준법소유자와의 형평성, 주거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준주택 편입은 곤란하다. 생숙은 주택·주거용 오피스텔에 비해 주차장이나 학교 등의 생활인프라 기준과 건축기준이 완화돼 있고 주거지역 입지도 허용되지 않아 주거용도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 생숙은 주로 준주거지역·상업지역(조례로 정하는 경우에만), 준공업지역, 계획관리지역, 자연녹지지역 등에 위치해 있는데 이들은 주거지역으로 사용할 수 없는 용지다.

준주택으로 인정되고 있는 오피스텔은 주거지역 입지가 가능하고 공동주택 수준의 건축기준이 적용되며 주택과 세제도 유사하다. 만일 생숙을 준주택으로 인정하면 근생빌라나 농막 등 타 주택전용 불법사례나 콘도 등 다른 숙박시설 또한 준주택으로 편입해달라는 요구가 발생할 수 있다.

-추가 특례 없이는 용도변경이 어려웠던 것 아닌가
▶생숙의 숙박업 신고 계도기간 동안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하면 오피스텔 건축기준을 완화 적용하는 내용의 특례 제도를 내놓은 적 있다. 종전 오피스텔에 적용되던 발코니와 바닥난방 제한을 없애고 전용면적 또한 안목치수에서 중심선치수로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례의 목적은 불법으로 전용 중인 모든 생숙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는 것이 아니다. 상당수는 숙박업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원칙적으로 주거용도 전환은 피난·방화·안전·주차·입지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 가능하므로 추가 완화를 통한 용도변경 유도는 곤란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용도변경을 위해선 기타 주거시설이 갖춰야 하는 주차장 기준 등을 지켜야 하며 지구단위계획에도 부합해야 한다.

-시세의 10% 이행강제금, 매년 수천만원 물게 되나
▶이행강제금은 매매가(시세)가 아닌 지방세법에 따른 건축물 시가표준액의 10%에 해당한다. 시가표준액은 건물신축 가격기준액에 용도·구조·위치·경과년도 등을 감안해 별도로 산정한다.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생계형 위반이나 소유자 변경 등 특정 사유에 따라선 이행강제금액 산출액의 최대 50%까지 감경이 가능하다.

예컨대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전용면적 85㎡ 생숙의 매매가가 5억5000만원, 시가표준액이 1억원이라면 이행강제금은 5500만원이 아닌 1000만원이 된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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