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5종 김선우·전웅태부터 펜싱 최인정까지…항저우에서도 여전한 ‘중꺾마’의 위력 [이한주의 항저우 레터]
‘중꺾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뜻의 유행어입니다. 한 언론사의 기자가 프로게임단 DRX 소속 프로게이머 김혁규(Deft)의 인터뷰 제목을 다음과 같이 지으며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지요.
중꺾마는 지난해 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12월에 펼쳐졌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좋은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우루과이(0-0 무), 가나(2-3 패)를 상대로 승점 1점 만을 따내며 탈락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모두가 아실거에요. 포르투갈을 2-1로 격파한 대표팀은 지난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2002, 2010, 2022) 16강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와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김선우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겠네요. 그녀는 한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을 모두 치르는 근대5종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종목에서 값진 개인전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김선우의 활약에 힙입은 여자 대표팀은 근대5종 단체전(따로 경기를 치르지 않고, 개인전 출전 선수 상위 3명의 점수 합계로 순위를 매김)에서도 동메달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던 김선우가 사격에서 흔들린 것입니다. 여기에 승마 경기 도중에는 김세희, 성승민, 장하은 등 동료들이 차례로 말에서 떨어지는 불상사도 있었습니다. 김선우의 마음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레이스를 펼쳤으며, 그 결과 한국에 값진 첫 메달을 안길 수 있었습니다. 막중한 책임감 때문인지 이처럼 어마어마한 성과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지요. 다행히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수확했다는 소식을 듣고 환한 미소를 되찾았답니다.
같은 종목 남자부인 전웅태도 중꺾마의 표본을 보여준 선수였습니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근대5종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첫날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10위에 그치며 2연패 수성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전웅태는 흔들리지 않고 승마, 수영 등에서 거푸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레이저 런(사격+육상)을 시작할 땐 선두였던 대표팀 동료 이지훈보다 늦게 출발했으나, 끝내 대역전극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죠. 전웅태의 활약에 힘입은 대표팀은 단체전에서도 정상에 섰고, 전웅태는 아시안게임 첫 2관왕이라는 영예와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총 두 차례의 올림픽 단체전 은메달(2012 런던, 2020 도쿄)을 비롯해 그동안 한국 여자 펜싱을 이끌어 오던 최인정. 사실 그녀는 아시안게임에서는 웃지 못했었습니다. 2014 인천 대회 당시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모두 은메달에 머물렀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도 단체전 은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따는데 그쳤지요. 입상한 것 자체가 대단한 결과이지만, 누구보다 우승에 목말랐을 겁니다.
그리고 최인정은 마침내 항저우에서 정상의 꿈을 달성했습니다. 경기 후 “개인전에 나설 때마다 금메달을 가지고 싶었다. 매 순간 목표였다”고 그녀가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최인정은 또한 우승 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제2의 인생에 행복한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오늘(25일)도 각 종목에서 선수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할 예정입니다. 모든 선수들이 부디 다치지 말고 본인들이 정한 목표를 달성해 국민들에게도 큰 기쁨을 주기를 바라봅니다.
항저우(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항저우(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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