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타향살이 동네에도 공평하게 뜨는 ‘달’

관리자 2023. 9.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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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보름달이 뜨는 추석이다.

'달' 하면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는데 바로 1994년 방영한 최민식·한석규·채시라 주연의 MBC 드라마 '서울의 달'이다.

드라마는 서울 달동네에 거처하며 제비족 생활을 하던 홍식(한석규)이 막 상경한 고향 친구 춘섭(최민식)의 500만원을 빼돌렸다가 걸려 동고동락하며 시작한다.

드라마는 당시 서울의 대표 달동네인 옥수동에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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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웅 ‘서울, 이곳은’
MBC 주말연속극 ‘서울의 달’ OST 앨범 표지.

곧 보름달이 뜨는 추석이다. ‘달’ 하면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는데 바로 1994년 방영한 최민식·한석규·채시라 주연의 MBC 드라마 ‘서울의 달’이다.

드라마는 서울 달동네에 거처하며 제비족 생활을 하던 홍식(한석규)이 막 상경한 고향 친구 춘섭(최민식)의 500만원을 빼돌렸다가 걸려 동고동락하며 시작한다. 홍식·춘섭 두 사람을 중심으로, 홍식을 좋아하는 영숙(채시라)과 주인집 등 동네 주민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시청자의 깊은 공감을 끌어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드라마는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어 훗날 자주 회자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우선 제비족 이야기다. 당시엔 부녀자를 꾀어 돈을 빌려 등쳐 먹는 제비족이 사회문제였다. 배우 김용건·한석규·김영배가 극 중 제비족을 연기했는데, 이때 삽입돼 유행한 커플 댄스 스텝이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찍고 턴’이었다. 가수 김혜연은 ‘서울대전대구부산’이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김영배는 가수로 데뷔해 히트곡을 내기도 했다.

주제가도 크게 성공했다. 1983년 영남대학교 재학 시절 대학가요제에 출전해 은상을 받았지만, 무명 가수였던 장철웅은 ‘서울, 이곳은’을 불러 일약 스타가 됐다. 김순곤이 쓴 노랫말은 고향에 돌아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저녁이면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마는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노래 시였다.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화려한 유혹 속에서 웃고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 외로움에 길들여진 후로/ 차라리 혼자가 마음 편한 것을/ 어쩌면 너는 아직도 이해 못 하지/ 내가 너를 모르는 것처럼.”

드라마는 당시 서울의 대표 달동네인 옥수동에서 촬영됐다. 하지만 이제 그곳은 재개발돼 지난날 가난의 역사는 온데간데없다. 주제가 음반(OST)의 표지를 보면 세월이 흘렀음을 알 수 있다. 주인공 한석규는 이후 영화 ‘접속’이 빅히트하며 2000년 전후 안성기를 잇는 대표 배우로 떠올랐다. 한발 늦는 듯했지만 최민식은 영화 ‘올드보이’ 이후 현재 최고 배우 가운데 하나가 됐다. 2005년 김건모가 부른 ‘서울의 달’ 또한 이 드라마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흥미롭게도 달은 서양에선 흉조, 동양에선 길조를 상징한다. 서양에선 달이 뜨면 뱀파이어가 나오지만 동양에선 달을 보고 소원을 빌었다.

어찌 인간의 길흉화복을 달에 의지하겠냐마는 오죽하면 예부터 한민족 민초들이 불안한 미래를 달에 호소했는지, 현재 지도자들은 깨달았으면 한다. 올 추석 연휴에는 어디에 뜬 보름달이든 모두의 소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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