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근대5종 간판 전웅태, 아시안게임 개인전 2연패

김민기 기자 2023. 9. 2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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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대표팀, 단체전도 금메달, 이지훈 개인전 은메달
2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근대5종 남자부 경기. 개인전, 단체전 2관왕에 오른 남자 대표팀 전웅태.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한국 근대5종 간판 전웅태가 아시안게임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다.

전웅태(28·광주시청)는 2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웅태는 펜싱 233점으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승마에서 293점, 수영 312점(총 838점)으로 점수를 만회했다. 수영은 전체 선수 중 1위였다. 동갑내기 동료 이지훈(LH)보다 32초 늦은 전체 2위로 레이저런에 나섰다. 그리고 순위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레이저런에서 670점을 따내며 종합 1508점으로 1위에 올랐다. 다섯 종목 종합 기량을 겨루는 근대5종은 펜싱, 승마, 수영을 먼저 치르고 성적에 따라 육상·사격 복합 경기인 레이저런을 차등 출발해 최종 순위를 가리는 스포츠다.

이로써 전웅태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다. 전웅태는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선 한국 근대5종 사상 처음으로 메달(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4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근대5종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전웅태가 시상식에서 금메달 2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뉴시스

펜싱 268점, 승마 300점, 수영 302점으로 총 870점을 따내 레이저런을 가장 먼저 출발했던 이지훈은 종합 1492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년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은메달을 차지했다. 정진화(34·LH)는 1477점으로 4위를 기록,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한국 선수들은 나란히 상위권에 자리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근대5종에선 단체전 경기를 따로 갖지 않고, 각 국가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해 단체전 메달을 준다.

근대5종 국가대표 이지훈/뉴스1

한국 근대5종 간판 전웅태는 위기가 닥쳐도 꺾이지 않는, 정신력이 강한 선수다. 초등학교 때 수영으로 운동을 처음 시작하고, 서울체중 진학 후 근대5종 입문 권유를 받아 이후 외길 인생을 걸었다. 고등학생 때 말에 밟혀 뼈가 두 동강 났다.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받았고 회복에 10주가 걸렸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트라우마가 생길 법도 하다. 하지만 전웅태는 회복 중에도 훈련장을 찾아 다른 선수들이 어떻게 하는지 바라보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잡념도 없는 편이어 훈련 시간에 오롯이 집중하는 것도 그의 큰 장점이다.

지나간 일도 빨리 잊는 편이다. 근대5종은 특성상 다섯 종목을 두루 잘해야 하는데, 전웅태는 훈련 중 잘 풀리지 않는 종목이 나오면 감독에게 “오늘은 A종목 훈련 시간을 줄이고 다른 종목에 더 신경 쓰겠습니다”라고 건의한다. 그리곤 다른 훈련에 매진한다. 전웅태는 “대회에서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종목에 사로잡혀 있으면 결과도 좋지 않다. 빨리 잊는 훈련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승마 경기 중인 전웅태/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그는 이런 성향을 바탕으로 탈아시아급 선수로 거듭났다. 근대5종은 전통적인 서양인들의 스포츠다. 그런데 전웅태가 혜성처럼 등장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따냈고 세계 랭킹 1위도 맛봤다. 전웅태가 성과를 내자 비인기 종목 근대5종은 사람들에게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를 보고 근대5종에 입문하는 어린 학생도 생겼다. 한국 근대5종 지도자들도 전웅태에게 “너 덕분에 우리 종목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고 말한다고 하다. 그는 “은퇴 이후 후배들이 더 빛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나의 꿈”이라며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야 사람들이 근대5종을 보는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웅태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그는 “세계 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는 선수들을 보면 20대 후반, 30대 초반이 많다. 나 역시도 전성기를 향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전웅태의 시선은 2024 파리 올림픽으로 향한다.

근대5종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고안한 스포츠다. 전장 상황을 가정한 종목으로 ‘들판을 달리고(육상) 강을 건너(수영) 적의 말을 빼앗아 장애물을 넘으며(승마), 가까운 상대는 칼로(펜싱), 먼 거리의 적은 총으로(사격) 제압한다’는 의미다. 현대 대회에선 안전상의 이유로 사격은 레이저총을 사용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항저우 현지 근대5종 경기장을 찾아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했다./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근대5종 경기장을 찾아 관람하고 선수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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