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차 유엔 총회부터 바티칸의 김대건 조각상까지...국제뉴스 ‘5분 정리’

류재민 기자 2023. 9. 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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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했던 비가 그쳐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든 주말입니다. 나들이 가기에 완벽한 날씨, 다들 만끽하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곧 닥쳐올 추석 연휴에 있을 친척들과의 정치·시사 토크 쓰나미는 다들 잘 준비하고 계신가요? 아직 무방비 상태라면, 저희가 정리해 드린 국제 뉴스를 먼저 화제로 던져 기선을 제압해 보는 건 어떨까요? 조선일보 국제부가 지난 주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핵심만 꼽아 정리한 ‘이 주의 세계지식’ 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78번째 유엔 총회…'안보리 개혁’ 목소리 힘 실리나

19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78차 유엔 총회가 열렸습니다. 유엔 총회는 193국인 모든 유엔 회원국이 참여하는 회의체로, 매년 9월 셋째 주 이곳에서 열립니다. 사실 유엔 총회는 그 거창한 이름에는 걸맞지 않게,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국제 평화와 안전 보장에 관한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유엔의 ‘실세’라서 그렇습니다. 떡하니 내세울 만한 의결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매년 각국 정상이 모여 가장 핫한 글로벌 의제를 논의하는 자리라 상징적인 의미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총회에서 가장 큰 지탄을 받은 것이 바로 이 안보리였습니다. 안보리가 몇 년 째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식물 기구’로 전락했기 때문인데요.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는 총회와는 달리 안보리는 상임이사국 5국, 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 10국 이렇게 15국만 참여를 합니다. 이 중 상임이사국 5국 중 한 나라라도 안건에 반대를 하면 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합니다. 상임이사국 5국은 미국·영국·프랑스와 러시아·중국 두 진영으로 쪼개져 서로의 안건에 계속 ‘태클’을 걸고 있죠. 이 때문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재,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 중요한 안보 사안에 대한 논의가 번번이 무산되고 있습니다. 총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도 “안보리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이 문제를 지적했는데요. ‘안보리 개혁안’을 비롯한 이번 총회의 ‘핫 이슈’, 아래 기사들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러·중 반대에 결의안 잇단 무산… ‘종이 호랑이’ 된 유엔 안보리

기후협약·WHO·WTO·유네스코… 국제기구도 잇따라 유명무실化

“세상은 변했지만 유엔은 변하지 못했다”

尹 16분 유엔 연설… 中은 메모, 러 ‘조용’, 北 불참

제78차 유엔총회가 진행 중인 미국 뉴욕에서 19일(현지 시각) 미국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C(Central Asia의 이니셜)5+1'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몸값 오르는 ‘스탄 5형제’…역사상 첫 ‘미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유엔 총회에서 있었던 화젯거리 하나만 따로 꼭지로 빼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총회를 기회 삼아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중앙아시아 5국 대통령과 역사상 첫 ‘미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열었다는 소식입니다.

이 중앙아시아 5국은 원래는 소련 연방 소속이었습니다. 1991년 말 소련이 붕괴될 때 떨어져나와 독립했지만, 대체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러시아의 뒷마당’이라고 불리죠. 그러나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의 장악력이 약해진 틈을 타 이 지역을 겨냥한 미·중의 외교 공세가 한층 강화되는 형국입니다.

광물 자원 때문입니다. 중앙아시아에는 크롬·아연·우라늄·금·텅스텐·몰리브덴·안티몬·수은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광물과 희토류의 매장량이 풍부하다고 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날 정상회의에서 이를광물 최우선 협력 분야로 꼽으며 미국이 5국과 자원을 함께 개발하고, 핵심 광물의 안보 증진을 위한 ‘C5+1 핵심 광물 대화’를 신설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스탄 5국 입장에서도 천연·광물 자원을 중국과 러시아에 독점당하다가 이들을 견제할 미국이라는 카드가 생겨 반기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바이든도 러브콜… ‘스탄 5형제’ 몸값 쑥↑

지난 10일 G20(20국)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 뉴델리를 찾은 쥐스탱 트뤼도(왼쪽) 캐나다 총리가 인도 뉴델리 간디 추모공원에서 열린 헌화행사장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뒤를 지나고 있다./AP 연합뉴스

◇'영연방 우정’ 캐나다·인도 사이 갑자기 틀어진 이유는?

영국 식민 지배를 겪은 영연방 국가로 남다른 우정을 자랑해 온 캐나다와 인도 사이가 최근 급격히 틀어졌습니다. 인도로부터 독립해 따로 나라를 세우겠다는 시크교도 단체를 둘러싸고 양국이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캐나다에서는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 단체 ‘정의를 위한 시크족(SFJ)’의 지도자 ‘하르딥 싱 니자르’가 살해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인도계 캐나다인인 니자르는 시크교도 근거지인 인도 북부 펀자브주(州) 일대에 ‘칼리스탄’이라는 독립국가를 세우자고 주장해 온 급진적 시크교도였습니다. 사건이 있은 지 3개월 뒤인 지난 18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이 살인 사건의 배후에 인도 정부 요원이 있다고 ‘깜짝 발표’를 내놓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영토에서 캐나다 시민이 살해된 사건에 외국 정부가 개입한 건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며 주(駐)캐나다 인도 외교 공관 정보 담당 직원 1명을 추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인도 역시 캐나다가 마음에 안 드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 단체의 활동을 막아달라는 자신들의 요구에 캐나다 정부가 지금껏 일절 응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도는 살인 사건과 인도 정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캐나다에 맞서 주인도 캐나다 외교관 1명을 추방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양국은 최근 이 문제 때문에 잘 진행되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마저 무기한 연기시켰는데요. 도대체 시크교가 뭐길래 두 나라가 이렇게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다투는 걸까요. 아래 기사를 통해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印 정부요원이 시민 살해” 캐나다, 인도와 관계 급랭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 첫 번째)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 두 번째)가 17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을 방문해 유엔난민기구(UNHCR)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주민은 6000명인데 난민은 12만명?…불법 이민 ‘핫플’된 伊 람페두사 섬

유럽 이민자 문제에 대해 어디 가서 한 마디 하시려면, 이탈리아의 최남단 람페두사 섬을 기억해 두셔야겠습니다. 이 섬은 이탈리아 반도로부터 뚝 떨어져, 오히려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불과 130㎞ 거리에 있습니다. 튀니지에서 목선이나 고무보트로 하루만 저어 가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하죠. 스페인이나 그리스로 가는 다른 지중해 코스보다 안전해 유럽으로 가려는 중동·아프리카 난민들의 단골 이주 경로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 람페두사섬에 수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난민이 급증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 들어 9월까지 이 섬에 도착한 불법 이주민은 12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주민 수인 6000명의 약 20배 정도인데요. 내전과 쿠데타 등 중동·아프리카의 정치적 불안정이 계속되는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변화로 생활고가 극심해진 탓이라고 추측됩니다. 람페두사섬의 난민 보호소는 수용 능력이 최대 850명에 불과해 수천 명이 노숙을 하는 형편이라 합니다.

이는 이탈리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난민들은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프랑스 등 유럽의 다른 국가들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 하죠. 급기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이탈리아의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와 함께 람페두사섬을 찾아 “이주민 급증은 이탈리아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EU 차원의 더 강력한 대책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유럽 불법 이민 문제의 최전선 람페두사섬 이야기, 아래 기사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주민 6000명 伊 람페두사섬, 난민 12만명 들어왔다

아이폰15 중국 출시 첫날인 22일 상하이 애플스토어에서 중국인들이 줄을 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이폰15는 못 참지” 애국 소비 열풍에도 꺾이지 않는 중국의 애플 사랑

이번엔 중국에서 아이폰 신제품이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는 2018년부터 미·중 갈등으로 애국주의가 확산하면서 국산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를 중국에선 ‘궈차오(國潮·애국 소비)’ 열풍이라 부르죠. 지난달 말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7나노(nm·10억분의 1m)급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중국의 ‘국뽕(맹목적 애국)’은 절정인 상황인데요. 중국 소셜미디어 여기저기서 ‘화웨이 찬가’가 울려 퍼지는 중이라 합니다.

그러나 궈차오 열풍도 중국인들의 ‘애플 사랑’은 막지 못한다고 합니다. 특히 신제품 ‘아이폰 15′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나 봅니다. 예약이 시작된 지난 15일부터 이미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에서는 아이폰15 시리즈 고가 모델인 프로·프로맥스가 예약 판매 시작 1분 만에 동이 났다고 하죠. 애플 중국 홈페이지는 예약 판매 시작 후 10분 만에 서버가 다운됐다고 합니다. 출시 당일인 22일에는 중국 전역의 애플스토어 앞에 수백명이 모여 장사진을 이뤘다고 하네요. 아이폰15 가격은 8999위안(약 165만원·512GB 기준)으로, 베이징 대졸 직장인 첫 월급(6500~8000위안)보다 더 높은 수준인데도 이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벌찬 특파원이 목격한 아이폰 15 출시 당일의 중국 현장,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中 ‘아이폰 금지령’에도 새벽 1시에 줄 섰다...애국 열풍도 못 막은 애플 흥행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성상 축성식이 16일(현지 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의 설치 장소 인근에서 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바티칸에 세워진 첫 동양 성인像…갓 쓰고 도포 입은 김대건 신부

가톨릭 세계의 중심인 로마 바티칸 대성당에 한국인 조각상이 세워졌습니다. 바티칸에 동아시아 성인의 상(像)이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수도회 창립자가 아닌 성인의 상이 성 베드로 대성당의 벽에 설치된 것도 처음이라 합니다. 바로 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사제 성(聖)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의 성상(聖像)입니다.

지난 16일 로마 바티칸에서는 김대건 신부 조각상의 축성식이 열려 정식 공개됐습니다. 김대건 신부가 순교한 지 정확히 177년이 된 날이었다고 하죠. 2년여 간의 제작 기간을 거친 끝에 5일 성 베드로 대성당의 오른쪽 외벽에 있는 4.5m 높이의 벽 중간에 놓였습니다.

김대건 신부상은 높이 3.7m, 너비 약 1.8m의 전신상입니다. 가톨릭 사제의 전통 복식인 수단(soutane) 대신 갓과 도포 등 한국 전통 의상을 착용하고, 미사 때 쓰는 영대(領帶·stola)를 목에 둘러 한국인 성직자의 정체성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성상의 좌대에는 맨 윗줄에 먼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라고 한국어를 새기고, 그 밑에 이를 라틴어로 번역해 덧붙였습니다. 이탈리아인이 아닌 한국인 조각가 한진섭(67)이 조각을 맡은 것도 기념할 만한 일입니다.

순교 177주년... 바티칸에 세워진 첫 동양 성인像

2017년 4월 7일 음악 잡지 롤링스톤의 창립자 얀 웨너가 제32회 로큰롤 명예의 전당 발표식에서 말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여가수와는 인터뷰 안 돼” 한 마디로 음악계 퇴출당한 롤링스톤 창립자

미국의 음악·시사 잡지 롤링스톤, 워낙 유명해서 다들 한 번 쯤은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롤링스톤의 창립자이자 ‘로큰롤 명예의 전당’ 이사 얀 웨너(77)가 인터뷰에서 성·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가 음악계에서 사실상 퇴출될 위기에 몰렸다고 합니다.

문제의 발언은 바로 이거였습니다. “(심도 깊은 인터뷰를 하기엔) 여성 가수들 중 어느 누구도 지적 수준이 충분하지 않았다. (흑인인) 마빈 게이나 커티스 메이필드와 인터뷰도 가능했겠지만, 그들은 그러한 수준에 도달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웨너가 U2의 보노, 밥 딜런, 롤링 스톤스의 믹 재거, 비틀스의 존 레넌 등 가수 7명과의 대화를 묶은 책 ‘거장들(The Masters)’ 발간을 앞두고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기자가 백인 남성 가수와의 인터뷰만 책에 실린 이유를 묻자 답한 내용이라고 합니다. 웨너는 그러면서 최근 미국을 달구는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논란을 의식한 듯 “비난을 피하려고 흑인이나 여성을 억지로 찾아서 넣고 싶지는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하네요.

이 보도가 나간 후 비난 여론이 들끓어, 명예의 전당 이사회가 긴급 회의를 소집해 20분 만에 웨너의 해임을 전격 확정했다고 합니다. NYT는 “장기간 축적해 온 웨너의 로큰롤 장악력이 20분 만에 무너졌다”고 촌평을 남겼습니다. 말 한 마디로 수십년 경력이 한 순간에 무너져버린 얀 웨너의 이야기, 아래 기사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가수와는 심도 있는 인터뷰 안돼” 입으로 걷어찬 로큰롤 전당

이번 주 ‘이주의 세계지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추석 연휴인 다음 주는 뉴스레터도 한 주 쉬어갑니다. 다음 달인 10월 7일 새로운 국제 뉴스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행복한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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