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입 논술 시작…'킬러문항 배제' 방침에 "쉽게 출제"

김정현 기자 2023. 9.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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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연세대·성신여대 논술…대부분 수능 후 실시
수능 킬러문항 배제 원칙에 논술도 같은 정책기조
서울 주요대학, 많게는 100대 1…동점자 증가 우려
[서울=뉴시스] 2023학년도 논술고사가 실시된 지난해 11월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3.09.23.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학입시 수시 논술 시험이 23일부터 시작된다. 교육부가 논술·구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서도 '킬러문항'을 엄정 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예년보다 시험이 쉬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부터 N수생이 더 많이 지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 고등학교 3학년보다 N수생 합격자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학가와 종로학원,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등에 따르면, 연세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성신여대 인문계열 논술고사는 이날 오전 10시와 오후 3시 두 차례로 나눠 실시되며 자연계열은 이튿날이다.

주요 대학 중에는 추석 연휴가 지난 후인 다음달 7일 서울시립대(자연)와 홍익대(자연), 다음달 8일 홍익대(인문)와 가톨릭대가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다른 주요 대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논술을 진행한다.

서울 주요 대학의 수시 논술전형 모집 인원은 소폭 늘었지만, 지원자 수도 크게 늘어나 경쟁률이 상승세다.

종로학원이 취합한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수시 논술전형 경쟁률은 65.9대 1로 전년(61.1대 1)보다 올랐다. 모집인원은 3873명에서 3886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지원자 수는 25만6187명으로 1만9529명 증가했다.

논술전형의 경쟁률은 대학 전체 수시 경쟁률보다 높은 경향을 보인다. 서울 소재 42개 대학의 전체 경쟁률은 17.79대 1이었다. 한 예로 한양대는 대학 전체 경쟁률이 26.52대 1이었으나 논술전형은 114.5대 1을 보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다른 수시 전형과 달리 논술전형은 시험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N수생이 상대적으로 선호하며 경쟁률이 높다고 평가한다.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등은 고교 비교과 활동이나 교과 성적(내신)을 중심으로 당락을 결정한다.

[세종=뉴시스] 종로학원이 취합한 2024학년도 서울 주요 15개 대학 수시 논술전형 경쟁률. (자료=종로학원 제공). 2023.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논술전형에서 교과 성적 등을 함께 평가했던 경희대와 이화여대는 올해 논술고사 성적만으로 당락을 결정한다. 건국대, 경희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은 수능 등급(최저학력기준)을 일정 기준 이상 충족하면 논술 성적만으로도 당락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교육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 6월 '사교육 경감 대책'에서 논술·구술면접 등 대학별고사에서 출제하는 문제가 고교 교육과정 수준과 범위를 벗어났는지 명확히 밝히겠다고 했다. 위반 대학은 엄중한 시정 명령과 재발방지를 점검한다.

그간 교육부가 대학별고사에서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점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수능과 달리 대학별고사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에 따라 대학들이 낸 문제는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문항을 수능에서도 배제하라고 밝히자, 교육부는 대학별고사에서도 예년보다 엄격하게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한 것이다.

[세종=뉴시스] 2024학년도 수시 서울 주요 대학 논술전형에서는 교과 성적 등 다른 전형 요소와 달리 논술시험 성적만으로 당락을 가르는 곳이 많아졌다. (자료=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제공). 2023.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학 관계자들은 전통적으로 문제 유형에 큰 차이가 없는 인문계열보다 자연계열 수리, 과학논술에서 교육부의 정책 기조를 고려해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한 유명 사립대 입학처장은 "본래 문제가 어렵지 않고 학생들이 단편적으로 공부하다 보니 종합적 사고나 두 가지 이상 개념을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며 "그간의 출제 취지는 바꾸지 않지만 되도록이면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문제의 난이도는 조금 낮추려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출제는 교수들과 하지만 우리 대학은 과목별로 고교 교사 2명을 배치해 공교육정상화법을 어기는 게 아닌지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며 "수험생들이 느낄 지 모르나 예년보다 쉽게 내자는 기조"라 말했다.

이번 수시에서는 예년보다 고3 수험생 수가 줄어들었으나 서울 주요 대학의 경쟁률이 높아져 N수생이 보다 많이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점자가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여겨져 대비책을 마련한 대학도 있다.

다른 서울 사립대 입학처장은 "논술 문항별로 난이도가 높은 것, 낮은 것 등 우선순위를 잘 설계해서 동점자가 발생했을 때 처리하려는 기준을 논의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입학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영어 단어 한 개가 교육과정에서 벗어났다는 식으로 선행학습 영향평가 기준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며 "과거 본고사처럼 출제된다는 것은 과한 지적"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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