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긴 했는데...' 정몽규-클린스만-황선홍 사퇴 촉구 트럭시위 열려

이솔 기자 2023. 9. 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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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보자 제공, 용산역 앞 트럭시위 전경

(MHN스포츠 이솔 기자) 아시안게임 9-0 승리로 뜨거워진 축구대표팀의 열기처럼, 축구팬들이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에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약 닷새간 용산역 아이파크몰 앞에서는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A대표팀 클린스만 감독, U-23(4)대표팀 황선홍 감독의 사퇴를 촉구하는 트럭시위가 열렸다.

이번 축구팬들의 분노는 경기력이 아닌, 협회 차원의 행정능력에 대한 분노 때문으로 추측된다.

관련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문에 따르면, 정몽규 감독에게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및 비위행위자 100인에 대한 기습 사면 등'으로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해당 입장문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자질 부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로 인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선홍 감독에게는 지난 중국과의 친선전에서 보여준 모습이 무책임하다는 것에 더해 '예견된 부상에 대해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표현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비난의 화살이 꽂혔다. '열정도, 전술도, 책임감도 없다'라는 평가가 동봉된 입장문에서는 너무나도 부족한 국내 거주 기간 및 납세를 회피(183일 국내 비거주자로 종합소득세 면제 대상)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안 해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독직을 맡길 이유가 없다"고 평했다.

해당 축구팬들은 입장문을 마무리하며 "더 이상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 혹은 또 다른 개인만을 위한 집단이 되지 않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래는 성명문 전문 

"대한축구협회는 대·내외적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한국 축구 행정 및 회원 단체를 총괄하는 집단이지 수장인 정몽규 회장의 개인 사익 추구 집단이 아니다."

"한국 축구 백년대계" 2021년 1월, 정몽규 회장이 3선 당선 당시 기자, 국민과 축구팬들에게 남긴 말이다. 한국 축구 백년대계의 약속과 달리 정몽규 회장은 국가대표 감독을 제대로 된 절차와 과정 없이 독단적으로 선임하며 축구 팬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2023년 1월 정몽규 회장은 SNS 라이브 중 갑작스럽게 클럽 감독직을 사임하고 3년간 경력이 단절되었던 클린스만을 독단적으로 대표팀 감독직에 선임하였다. 정몽규는 감독 선임에 개인의 사심과 호감을 담았기에 "감독 선임은 결혼과 같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인가. 대한민국 축구팬들에게 공정함을 약속했던 협회 수뇌부는 정몽규의 꼭두각시가 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2024년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 축구 구성원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다.

새롭게 선임된 클린스만이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후 6개월 동안 한국에 거주한 시간은 2개월 남짓이다. 해외파 선수 점검이라는 명목으로 유럽에서 축구 직관 여행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감독직과 전혀 상관이 없는 유럽의 자선행사, UEFA 챔피언스리그 추첨 참관 등 개인적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으로 그가 받는 연봉은 추정 20억이지만 국내 거주 기간이 183일 미만으로 국내 비거주자로 분류되어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으로 받게 되는 수억 원의 연봉에 대한 세금을 미국에 내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만 머무르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며 "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감독을 찾으면 된다. 나는 상관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 머무르지도 않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안 해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독직을 맡길 이유가 없다.

자신을 '워커홀릭'이라고 칭한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진행된 A매치 성적은 6전 1승 3무 2패. 직접 소집한 선수에 대한 파악조차 하지 못한 채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전술 없이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 의존하였다. 또한 좋지 못한 경기력의 원인을 부상으로 소집되지 못한 선수들의 부재로 돌렸다. 소집 명단에 대한 의문도 끊이지 않았다. 선수 기용은 온전히 감독의 권한이지만 감독은 선수 기용에 대해 국민들을 납득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명단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소집된 선수의 발탁 이유와 목적은 영원히 미궁으로 남게 되었다.

클린스만은 열정도, 전술도, 책임감도 없다. 클린스만은 아시안컵 결과로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말했지만 아시안컵은 감독의 자질을 시험하는 무대가 아니라 감독의 역량을 증명하는 곳이다. 아시안컵이 감독 경질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노력하는 선수단과 축구 팬 모두를 무시하는 것이다. 또한 지금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은 클린스만의 공식적인 선임 발표 전부터 예상했던 것이다.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클린스만을 선임하였고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문제는 클린스만이 이끄는 A대표팀만이 아니다. 오는 19일에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의 첫 조별 경기가 진행된다. 황선홍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중국과의 친선전을 두 번이나 요청하였다. 결국 과격한 경기로 인해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으나 황선홍 감독은 심판에게 항의는커녕 팔짱을 끼고 있었으며, 예견된 부상에 대해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수석코치도 공석인 상황에서 어떠한 전술도 찾아볼 수 없는 황선홍식 축구는 황금스쿼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단에 비해 너무나도 구식이며 불통이다.

또한, 지난 7월 확정된 아시안게임 선수 명단에는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선수를 포함하였고, 축구팬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뒤늦게 명단에서 제외하였지만 이미 명단제출 마감일이 지난 후였다. 관련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대한축구협회와 황선홍 감독의 안일함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22명이 아닌 21명의 선수만으로 경기를 치를 뻔 했다. 2002년의 영광에 눈이 멀어 자질이 부족한 감독을 선임한 정몽규는 황선홍과 함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2022년 12월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는 사상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에 진출하였다. 12년 만에 얻게 된 성과에 축구 팬들은 대한민국 축구의 부흥을 기대하였다. 그런데 2023년 3월 대한축구협회는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념한다며 승부조작 범죄자 48인을 포함한 비위행위자 100인에 대한 사면을 발표하였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정직한 땀과 노력이 불공정에 앞장선 자들의 면죄부가 되었다. 기습적으로 의결한 승부조작 및 비위행위자 100인의 사면안은 축구팬들의 뭇매를 맞으며 4일 만에 철회되었다. 이와 같은 대한축구협회의 시도는 공정을 신념으로 삼은 축구인들의 노력을 폄하하고 축구라는 스포츠의 정신과 가치를 훼손시켰다. 사면안을 철회하며 29인의 이사진 전원이 사퇴를 하고 새로운 이사진이 이름을 올렸으나 무너진 공정성과 축구팬들이 입은 상처를 회복시킬 수는 없었다.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전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 감독인 파울루 벤투가 기자 회견 중 한 말은 이렇다. "한국축구 발전에는 관심 없고 돈과 스폰서가 전부인 것 같다." 4년간 감독직을 맡은 그의 말대로 대한축구협회가 정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회장 정몽규에게 묻고 싶다.

이에 우리는 협회장 정몽규와 대한축구협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협회장 정몽규는 국가대표 감독을 독단적으로 선임한 것에 책임을 지고 협회장직에서 사퇴하라.

하나, 대한축구협회는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절차로 선임된 클린스만과 황선홍을 감독직에서 해고하라.

클린스만과 황선홍의 감독직 수행을 강행할 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암흑기가 다시 찾아올 것이다. 아니, 암흑기는 이미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정몽규 본인이 모든 일을 책임지고 사퇴할 때까지 '뉴덕 해외축구둥지' 회원들은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한민국 축구팬들이 한국 축구를 외면하지 않도록,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를 자랑스럽게 응원할 수 있도록 현재의 불공정한 절차와 과정을 조속히 시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모든 대한민국 축구 팬들에게 요청합니다. 한국 축구는 40년 동안 발전해왔습니다. 더 이상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 혹은 어느 누군가를 위한 집단이 되지 않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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