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우크라에 무기 공급 중단"…'농산물 금수' 갈등 격화

신정원 기자 2023. 9. 21. 15:4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크라이나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 중 하나였던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5개국으로 우크라이나 농산물이 대거 유입됐고, 이들 국가들은 자국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취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유엔총회서 폴란드에 "연대를 연기"
폴, 우크라 대사 초치…"첫날부터 지원했는데"
[브뤼셀=AP/뉴시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모습. 2023.09.21.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우크라이나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 중 하나였던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입 금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자국 방송 인터뷰에 "우리는 (폴란드를) 현대식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과 관련해 이날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 중인 제78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농산물 금수 조치를 연장함으로써 사실상 러시아를 돕고 있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의 우리 친구들이 곡물로 스릴러를 만들면서 정치 무대에서 어떻게 '연대'를 연기하는지 보는 것은 경악할 만 하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은 러시아 배우들에게 무대를 깔아주는 것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연설은 "오늘 연대하지 않는다면 내일은 너무 늦을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파벨 야블론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폴란드는) 전쟁 첫 날부터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다자회의에서 폴란드에 압력을 가하거나 국제재판소에 제소하는 것은 분쟁을 해결하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대사 초치 후 우크라이나는 폴란드에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분쟁에서 건설적인 접근을 해 달라"고 촉구하며 진화를 시도했다.

[뉴욕=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3.09.20.


이 갈등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동유럽 5개국이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촉발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흑해 주요 항구가 막히자 대체 수출길을 찾아 육로를 통해 인접국으로 수출량을 늘렸다.

이에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5개국으로 우크라이나 농산물이 대거 유입됐고, 이들 국가들은 자국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취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우크라이나 밀과 옥수수, 유채, 해바라기씨 직접 수입을 일시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른 국가로 수출하기 위해 경유하는 것은 계속 허용했다. 이 조치는 이달 15일 기한이 만료됐고, EU는 "시장 왜곡 현상이 사라졌다"면서 금수 조치를 풀었다.

그러나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는 EU 집행위의 결정을 거부하고 계속 수입하지 않겠다고 했다. 더욱이 폴란드는 기존 4개 품목에 밀가루와 사료 수입을 추가로 금지했고, 헝가리는 육류를 포함해 이전에 논의되지 않았던 25개 품목을 추가로 금지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지난 19일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헝가리 3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또 폴란드산 과일과 채소 수입을 금지하는 보복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농민 단체는 이웃 국가들의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약 6억 유로(약 8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장 큰 후원자였다. 전투기를 지원했고 독일이 망설이던 레오파르트2 탱크 지원도 설득했었다. 독일 킬(Kiel) 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군사, 금융, 인도주의 지원을 모두 합하면 42억7000만 유로(약 6조원)에 달한다. 전쟁을 피해 넘어온 우크라이나 난민 160만 명도 수용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