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서울 대개조 '동서울터미널'이 시험대..공중정원에 지하터미널

뉴욕(미국)=기성훈 기자 2023. 9. 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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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착공 목표..오세훈 시장, 뉴욕 도심 입체 복합·고밀개발 현장 집중 시찰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19일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 야외 전망대 '엣지'(Edge)에서 제프 블라우 릴레이티드 컴퍼니즈 대표의 허드슨야드 프로젝트 브리핑을 듣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
지어진 지 36년이 지나 낡고 오래된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이 교통과 문화, 상업 기능을 두루 갖춘 복합 건물로 새롭게 태어난다. 터미널은 지하로 옮겨지고 시민들이 한강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공중정원 등이 생긴다. 서울시는 동서울터미널을 시작으로 시민을 위한 공공 공간을 대폭 강화하는 오세훈표 '서울 대개조'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낡은 동서울터미널, '교통·여가·업무공간'으로 대변신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허드슨강 일대 수변 중심의 도심복합개발단지인 허드슨야드를 방문해 이런 내용이 담긴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구상을 발표했다.

허드슨야드는 2005년부터 맨해튼 미드타운 서쪽 허드슨 강변의 낡은 철도역과 주차장, 공터 등 약 11만㎡ 부지를 입체적으로 재개발 중인 사업으로 뉴욕을 대표하는 도심 재탄생 사례로 손꼽힌다. 철도부지에 기존 철도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복합문화시설 '더 셰드'와 100층 높이 야외전망대 '엣지' 등을 선보여 독특한 건축물과 공간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핫플레이스(핫플)'로 유명해졌다.

1987년 문을 연 동서울터미널은 112개 노선, 하루 평균 1000대 이상의 고속·시외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30년 넘게 운영되면서 시설 노후, 주변 교통체증 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서울시가 동서울터미널의 '복합개발'을 선택한 이유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지하에 터미널과 환승센터를 구축하는게 핵심이다. 지하공간에 버스터미널이 생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상부엔 수변 휴식 공간을, 공중부엔 상업·업무시설을 각각 배치한다. 지하에 버스 터미널 3개층을, 그 위에 스타필드 상업시설과 이마트 본사를, 옥상엔 시민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을 만든다는게 오 시장의 구상이다.

외관은 과거 광나루터를 오갔던 돛단배를 형상화해 한강변 랜드마크로 조성된다. 타워 최상층은 물론 중층부 곳곳에도 한강과 서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 특화공간이 설치된다. 최상층엔 서울을 360도 파노라마로 조성할 수 있는 전망대가 들어선다. 오 시장은 "공공 공간을 이렇게 만들어 시민에게 제공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달중에 민간사업자인 신세계동서울PFV와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2025년 착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양측은 입체적인 버스 진출입로 조성, 광역교통 환승체계 개선, 터미널과 한강의 입체적 연결, 공공기여 시설 건립 방안 등을 두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용적률을 상향하는 대신 한강~강변역~터미널을 연결하는 보행데크를 조성하는데도 뜻을 모았다.

아울러 서울시는 도봉구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사업'도 서울대개조 선도 사업으로 추진한다. 이곳은 지하철 1·4호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광역·시외·간선·공항버스 등이 집결하는 서울 동북권 광역교통 중심지다. 주변 서울아레나와 창업·문화산업단지 등과 연계해 복합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또 레일을 활용해 건물을 확장·축소할 수 있는 뉴욕 '더 쉐드'처럼 여의도 제2 세종문화회관을 공연장과 야외 공원으로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건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美뉴욕 '초고층 고밀도 개발'에 '공중권' 거래..서울은?
오 시장은 다음 날(20일)에도 '원 밴더빌트'와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을 찾아 뉴욕이 도입한 개발권 양도제의 일환인 '공중권(Air Rignt)' 활용 사례를 집중적으로 둘러봤다.

공중권은 어떤 부지 위에 최대한의 면적을 지을 수 있는 용적률을 인접한 땅 주인들끼리 사고파는 제도다. 예를 들어 용적률 1000%인 상업지구에서 토지 소유자가 건물을 높이 올리지 않고 용적률을 300%만 사용한 경우 나머지 700%는 미사용분이 되는데, 남은 용적률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가 공중권이다.

원 밴더빌트는 인근 건물 바워리 세이빙의 용적 약 9750㎡의 공중권을 양도받아 지상 93층 고밀 개발된 건축물이다. 지하로는 철도터미널과 연결해 이용자 편의를 높이고 상부 335m 지점에는 전망명소 '서밋'을 두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센트럴파크 등 뉴욕 시내를 전망할 수 있게 조성됐다.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은 1913년 개관한 세계 최대 기차역이다. 뉴욕시는 그랜드센트럴터미널 빌딩과 천장벽화를 보전하기 위해 1954년 이 건물에 50층의 공중권을 정했다. '175 파크애비뉴프로젝트(175 Park Avenue PJT)'가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의 용적률을 양도받아 초고층 건물, 녹지 확보, 터미널 연계 입체복합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개발업자는 좁은 땅에 높은 건물을 짓기 위해 주변 땅 위의 권리인 공중권을 매입해 기존 용적률 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고 지방 정부는 도심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오 시장은 "현행 물권법 체계 내에서 공중권을 따로 떼어내 입법화한단 게 아마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서울시가 그런 점을 입법작업을 직접 할 수 있는 입장이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급한대로 결합개발 방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멀고 험한 길이라도 법을 바꾸는 작업을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겠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뉴욕(미국)=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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