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때문이야~" 환갑 넘은 우루사, MZ를 잡아라

최영찬 기자 2023. 9. 21. 06: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 웅비하는 대웅제약②] '곰=대웅=우루사' 각인… 간장약 연매출 1000억 돌파 코앞

[편집자주]출시한 지 60년이 넘은 우루사는 대웅제약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으며 연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신약 개발에 성공했고 올해만 신약 후보물질 3종을 1조1000억원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내 신약개발 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며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잡고 있다. 연구개발을 발판삼아 비상하는 대웅제약을 살펴봤다.

1961년 출시된 우루사는 연 매출 1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둔 대웅제약의 상징이 된 의약품이다. 사진은 우루사(왼쪽)와 복합우루사. /사진=대웅제약
▶기사 게재 순서
①나보타 끌고 신약 밀고… 달라진 대웅제약
②"간 때문이야~" 환갑 넘은 우루사, MZ를 잡아라
③R&D 비용만 연간 2000억원… 대웅제약의 무기 세 가지

대웅제약의 전신은 대한비타민산업이다. 1966년 윤영환 전 대웅제약 명예회장이 인수한 뒤 1978년 2월 현재의 회사 이름인 대웅제약으로 바뀌었다. 대웅제약이 보유한 의약품 가운데 가장 역사가 깊은 것은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로 대한비타민산업 시절인 1961년 출시돼 대웅제약의 상징이 됐다.

대웅제약의 창업주인 윤영환 전 명예회장은 우루사의 연질캠슐 제형을 개발함으로써 우루사가 대웅제약의 상징으로 자리잡게끔 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의 상징 '우루사'


대웅제약의 창업주인 윤영환 전 명예회장은 우루사의 주성분인 UDCA(우르소데옥시콜산)의 강한 쓴맛 때문에 발매 초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던 우루사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만든 장본인이다. 별도로 코팅처리가 되지 않아 목 넘김도 불편했던 우루사를 연질캡슐 제형으로 바꿨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UDCA와 비타민 B1·B2를 액체상태로 만들어 젤라틴 막으로 감싼 연질캡슐 제형을 1974년 출시했다. 이후 우루사는 매출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1984년 우루사는 120억원의 매출을 낸 블록버스터(연 매출 100억원 이상) 제품으로 성장했다.

대웅제약의 마케팅 전략도 우루사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 대웅제약의 '웅'은 한자로 곰 웅(熊)자를 쓰는데 1978년부터 우루사 광고에 곰을 처음 등장시켜 소비자에게 '곰-대웅-우루사'를 각인시켰다. 우루사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의 공식 간장약으로 선정되며 대웅제약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대웅제약은 우루사를 출시한 이후 간 기능 개선 및 피로회복 등의 효능을 입증하는 연구를 지속했다. 2016년 4월 SCI급 국제임상저널 IJCP에 우루사의 간 효소 수치(ALT)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는 연구논문이 실렸다. 같은 논문에 간 기능 장애 환자에게 8주 동안 우루사를 투여한 결과 투여 환자의 80%가 육체피로 개선 효과를 체감했다는 연구결과도 포함됐다.

우루사 매출은 지난해 942억원으로 연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앞뒀다. 전체 매출의 8.1%를 차지해 오래된 역사만큼 대웅제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올 상반기 우루사 매출은 446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웅제약은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종 제품과 협업,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남성정장 브랜드 지이크와 협업해 출시한 티셔츠와 양말, 슬리퍼. /사진=대웅제약


할아버지의 우루사, MZ가 먹는다


대웅제약은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를 겨냥한 마케팅을 통해 출시된 지 60년이 넘은 우루사의 이미지를 젊게 만들고 있다.

2011년 '간 때문이야~ 피로는 간 때문이야'는 CM송과 함께 축구 국가대표 출신 차두리를 우루사 광고모델로 내세웠는데 우루사의 호감도를 높이고 이미지도 개선했다. 1990년대는 배우 백일섭·정흥채를 앞세운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했고 2000년대는 배우 손지창·오연수 부부, 손창민을 모델로 기용해 가족적인 분위기를 앞세웠다면 축구선수 차두리가 유쾌한 모습으로 CM송을 불러 친근감을 높였다.

대웅제약은 최근 주 소비자층이 된 MZ세대의 소비패턴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우루사를 알리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복고풍 분위기를 재해석한 뉴트로(new+retro)가 유행하면서 대웅제약은 2020년 남성정장 브랜드 지이크(SIEG)와 협업해 우루사의 상징인 반달곰을 새긴 티셔츠, 양말, 슬리퍼 등을 출시했다.

같은 해 우루사 광고모델로 남성 2인조 밴드 노라조를 발탁해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간 때문이야' 댄스 챌린지를 진행하는 바이럴 마케팅을 전개했다. 온라인 바이럴 영상에서 피로에 지친 주인공과 달리 노라조가 머리에 간을 붙이고 우루사 알약으로 깜짝 등장해 '간 때문이야'를 불렀다. 당시 노라조는 우루사 광고모델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내비쳤는데 대웅제약이 이 제안을 받아들여 화제를 모았다.



우루사라고 다 같은 우루사는 아니다?


우루사는 주성분 UDCA 함유량이 100㎎ 이하인 일반의약품과 200㎎·300㎎의 전문의약품으로 나뉜다.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에 따른 차이뿐만 아니라 쓰임새도 조금씩 다르다.

UDCA 함유량이 100㎎ 이하인 일반의약품은 의사의 처방 없이도 약국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담즙(쓸개즙) 분비 저하에 따른 간 질환 또는 담도계 질환의 보조치료, 만성 간 질환의 간 기능 개선, 소장 절제 후유증 및 염증성 소장 질환의 소화불량 개선에 효과가 있다. UDCA 함유량을 25㎎으로 낮추고 자양강장과 에너지 생성에 도움이 되는 인삼건조엑스, 타우린 등의 성분을 포함한 피로회복 영양제 복합우루사 제품도 있다. 복합우루사의 경우 성인뿐만 아니라 15세 이상 청소년도 섭취할 수 있다.

UDCA 함유량이 200㎎·300㎎인 우루사는 의사의 처방 없이는 구매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이다. 200㎎ 우루사의 경우 콜레스테롤 담석증, 원발 쓸개관 간경화증, 만성C형간염 환자가 복용하면 된다. 300㎎ 우루사는 원발 쓸개관 간경화증의 간 기능 개선, 급격한 체중 감소를 겪은 비만 환자의 담석예방, 위 절제술을 시행한 위암 환자의 담석예방에 사용된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