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검색 등장… 한국 언론 트래픽에 타격 줄까
복잡한 질문 이해·네이버 서비스 연계 장점 내세워
상용화 땐 언론사 블로그 접속 없이도 관련 정보 제공 받을 수 있어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네이버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선보였다. 주요 포털의 한국어 기반 AI 검색 서비스의 등장으로 한국 인터넷 생태계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20일 포털 검색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큐의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앞서 네이버가 지난달 공개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가 챗GPT라면 큐는 검색엔진 빙에 챗GPT를 탑재한 빙챗과 유사하다. 현재 PC 버전만 이용 가능하다.
복잡한 질문 이해·네이버 서비스 연계 특징
네이버는 큐에 관해 “복합적인 의도가 포함된 복잡하고 긴 질의도 정확하게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검색”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원룸에서 초보자가 키우기 좋은 식물 관리법을 찾기 위해 포털 검색을 한다면 '원룸 식물' '식물 관리법' '초보자 식물' 등 개별 검색을 통해 이용자가 정보를 취합해야 한다. 반면 큐에선 “원룸에서 초보자가 키우기 좋은 식물과 관리법 알려줘”라고 질문하면 한 번에 답변을 하고 참고정보를 제공한다.
단계별로 추론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원룸에서 키우기 좋은 식물 특징과 장점, 관리법 순으로 검색 계획을 수립해 단계별 검색 과정을 거치고, 각 단계에서 수집한 검색 결과를 토대로 생성된 답변과 참고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챗봇이 사전 학습된 데이터를 토대로 답변을 창작하는 것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했다.
또한 네이버는 큐가 '네이버 플레이스' 등 다양한 네이버 내 서비스와 연계가 가능한 점도 차별성으로 언급했다. 네이버는 “네이버 검색에 축적된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와, 웹오리지널·영화, 축제·방송·프로그램·공연 정보 등 버티컬 주제에 특화된 지식베이스 결과와 연계돼, 질의에 따라 다양한 시각 자료를 더해 풍성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고 했다.
네이버가 제공한 예시를 보면 '추석에 만들 애호박전 레시피를 알려줘, 재료도 함께 사고 싶어'라고 검색하면 애호박전 재료와 조리 방법을 정리해 답변을 제공하고, 하단에는 '네이버 장보기'를 연계해 상품 구매를 한 번에 할 수 있다. 특정 지역 식당 예약을 물으며 '반려견 동반 가능한 곳으로'라고 검색하면 네이버 플레이스 정보를 기반으로 장소 추천, 예약 등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실제 사용해본 결과 네이버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연계는 뛰어났다. 과거 정보를 학습해 답변하는 챗GPT와 달리 매일 업데이트되는 정보에 대한 검색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LG트윈스 성적 알려줘'라고 물으면 9월19일자 경기 기록까지 갱신된 성적을 제시하는 식이다. 특정 인물에 대한 정보를 물으면 네이버 인물검색을 연동해 답변하기도 했다. 다만 네이버 플레이스와 쇼핑 정보는 관련 질문에 함께 제시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생성형 AI의 한계로 지적 받는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하는 경향도 있었다. 특정 언론사의 대표 기사를 묻자 실제 존재하지 않는 기사 제목을 제시하고, 함께 제시된 링크는 다른 기사의 링크였다. 생성형 AI는 확률적으로 높은 답변을 하는 원리인데, 답변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시하곤 한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큐 서비스를 통해 “생성 AI 기술의 특성상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정보 등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제공된 정보에 대한 이용 여부는 사용자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웹사이트 없는 서핑과 네이버 가두리
AI 검색이 당장 기존 검색을 대체하기는 힘들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네이버가 AI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정확도, 검색 품질 등에 한계가 있어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단계다.
다만 장기적으로 AI 검색이 네이버 검색창을 대체할 경우 이용 환경에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인공지능 검색을 통한 체류에 집중되고, 웹사이트 접속량은 떨어질 수 있다. 식당 평가나 제품 리뷰, 여행지 추천 등 블로그의 역할을 일정 부분 큐가 대신하면서 관련 사이트나 블로그의 접속량이 떨어질 수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큐에서 뉴스를 검색할 경우 언론사 접속 없이 뉴스를 볼 수 있다. '오늘 주요뉴스 알려줘'라고 검색하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윤미향 의원 선고, 국제유가, 항저우아시안게임 소식 등을 요약해 설명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위키트리 정부광고 논란 알려줘'라고 물었을 때 김행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 근무 시절 그가 창업한 위키트리가 전년보다 4.5배 많은 액수의 정부광고를 수주한 한겨레 단독보도 내용을 언급하고 참고자료로 한겨레 링크를 제시했다. 한겨레 단독보도인데, 한겨레 홈페이지나 네이버 내 한겨레 뉴스 페이지에 접속하지 않고 뉴스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19일 '생성 AI 시대 언론, 산업 그리고 지원방안' 세미나에서 “검색의 변화는 이미 예견되어 있으며, 기존 제목 위주의 목록 결과는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목 위주의 검색 결과 시대에 언론사들은 뜻밖의 발견을 통한 검색 유입으로 사이트 트래픽을 유지해왔는데 이러한 전략은 앞으로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의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 개편안을 설명하며 “이러한 변화는 10개의 파란 링크로 불리는 형식인 기존의 웹사이트 목록을 보여주는 구글 검색 엔진의 결과값을 더 멀리 밀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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