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진보정권 성공론 불리한 부동산만 쏙 빼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 폭등
'고용률 최고' 자화자찬도
통계조작 의혹에 빛 바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제도, 안보도 진보 정부가 보수 정부보다 뛰어나다"고 밝히면서도 전 정부 정책 실패의 핵심으로 꼽히는 부동산 분야만 쏙 빼놨다. 현재 비판이 워낙 쏠리는 영역이기 때문에 부담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부동산 문제만큼은 진보 진영에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정서가 지배적이다. 수요를 거스르는 규제 일변도 정책과 주택 공급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시장을 되레 자극했다는 것이다. 진보 진영의 기본 철학부터 정책 실패가 예견됐다는 시각도 있다. 진보 진영은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불로소득으로 비도덕적이며 사회 통합을 저해하기 때문에 이를 환수하는 게 사회정의라고 본다. 이 같은 이유로 공급이 부족하다는 신호가 나타나자 가수요까지 붙으며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는 임기 초부터 5년 내내 '부동산과 전쟁'을 벌였다. 2002년 '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을 시작으로 17번의 대책이 발표됐다. 하지만 임기 내내 대책 발표 후 가격 단기 안정, 그리고 다시 급등한 후 또 새로운 대책 발표 등 일정한 패턴이 반복됐다.
당시 골격이 잡힌 규제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종합부동산세 도입,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다. 하지만 세금이 집값으로 전가되자 집값 급등에 불안한 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폭발하며 전국 집값은 70% 넘게 상승했다.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 스스로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무려 27번에 달하는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 초대 사회수석에 노무현 정부 부동산 정책 설계자였던 김수현 전 수석을 재등판시키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는 비판이 일었다.
예상대로 종합부동산세 강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임대차법(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까지 규제 일변도 정책이 잇따랐다. 결과는 집값과 전셋값 동반 급등이었다. 전국이 규제지역으로 묶여 거주 이전의 자유, 재산권 침해를 비롯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당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전면 대출 금지라는 초유의 금융규제까지 나온다.
아마추어적인 실책도 더해졌다.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동시에 주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2017년 12월 추진했다. 규제를 피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기존 주택 씨가 마르자 정부는 정책을 되돌린다. 공급 정책은 노무현 정부 때보다 퇴보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정권 말기에 3기 신도시 개발 등으로 200만가구 넘는 공급 계획을 내놨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가 터지면서 동력을 잃었다. 권대중 서강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엔 거대한 힘이 있어 추세를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자신의 힘을 맹신하면 안 된다"며 "진보 정부 때 시장에 혼란이 있고 난 뒤 이를 되돌리는 데 다음 정부가 긴 시간을 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고용 분야 성적도 문재인 정부에 불리한 것은 마찬가지다.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한 기간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며 자화자찬했지만 현 정부가 밝힌 실상은 달랐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페이스북에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 정책 평가' 보고서를 게시했다. 지난해 고용률(62.1%)과 15~64세 핵심 연령층 고용률(68.5%)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것은 분명히 맞는다"면서도 "그때가 굉장히 좋았다고 말씀하신 거라면 사실 2023년 5월에는 15~64세 고용률이 69.9%이기 때문에 지금이 더 좋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68.5%의 핵심 연령층 고용률은 이전 정부인 박근혜 정부 때 성과도 축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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