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공개됐다..천박사VS보스톤VS거미집, 관전 포인트는[MK무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9. 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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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대전. 사진I각 배급사
극장가 추석대전을 일주일 앞두고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와 ‘1947 보스톤’, ‘거미집’까지 대표 주자 세 작품이 모두 베일을 벗었다. 세 작품 모두 오는 29일 동시 개봉한다. 반갑게도 극명하게 서로 다른 장르요, 아쉽게도 분명한 장·단점이 존재한다. 취향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는 저마다의 요소를 품고 있어 ‘다 함께 대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손익분기점은 ‘1947 보스톤’이 약 450만명, ‘거미집’이 약 200만명, ‘천박사’가 약 240만명이다. 그 어느 때보다 기싸움, 몸싸움이 치열하고, 흥행이 간절함이 가운데 각각의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천박사’ 스틸. 사진ICJ ENM
가장 먼저 예매율 1위에 올라선 건 강동원 주연작, ‘천박사’다. 20일 낮 12시 15분 기준, 실시간 예매율 23.8%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예매 관객수는 약 6만 4천여명으로 2위인 ‘거미집’(14.8%, 3만9천여명)을 가뿐히 따돌렸다. 3위는 ‘1947 보스톤’(13.1%, 3만5천여명)으로 ‘거미집’의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천박사’는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당주집 장손이지만 정작 귀신은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진짜 사건을 접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오컬트 퇴마 액션으로, 전형적인 킬링타임용 오락무비다. 인기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한다.

어릴 적 비통한 사연을 가슴 속에 묻고, 10여년을 떠돌며 사람의 마음을 훤히 꿰뚫는 통찰력 만렙의 ‘천박사’는 기술자 ‘인배’(이동휘)와 가짜 퇴마를 하며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그러다 진짜로 귀신을 보는, ‘호러아이’를 지닌 의뢰인 ‘유경’(이솜)을 만나 기이한 사건을 쫓게 된다. 그러다 자신과 얽혀 있는 부적 ‘설경’의 비밀을 알게 되고, 한 평생 괴롭혀온 어둠의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오컬트와 퇴마, 무속신앙까지 버무린 이 같은 퓨전 K호러물의 성과는 그간 좋지 않았다. 박서준의 ‘사자’(2019)나 하정우의 ‘클로젯’(2020) 등 당대 ‘대세 오브 대세’ 캐스팅에도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일단 장르적 호불호가 극명해 진입 장벽이 있는데다, 여러 요소의 결합에서 ‘발랜스’가 무너지기 십상이기 때문. 다행히도 ‘천박사’는 이들과 비견했을 때, 다채로운 요소들을 깔끔하고도 똑똑하게 조화를 이뤄냈다.

사실상 원톱인 주인공 강동원의 싱크로율이 일단 좋고, 알찬 볼거리와 스피드한 전개, (젊은 메가폰 덕분인지) 근래 유독 보기 힘들었던 눈호강 ‘새삥’ 아우라를 지녔다. 적당한 긴장감에, 편안한 호감 앙상블(케미), 쉽고도 경쾌한 매력이 세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성이 높다.

다만 장르적 특성상, ‘퇴마’ ‘오컬트’ ‘히어로’ 같은 주요 키워드 자체가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고, 예상 보단 다크할 수 있다. 세련되게 업그레이드시킨 현대판 ‘조선 명탐정’을 보는듯 ‘그저 아는 맛’으로 감흥이 덜할 수도. 강동원표 원맨쇼가, 깔끔한 K팝콘 무비의 정석이 그리웠다면, 강추다.

‘거미집’ 스틸. 사진I(주)바른손이앤에이
故김기영 감독의 유족과 예기치 못한 소송에 휘말렸다가 극적 합의한 ‘거미집’의 경우는 특히나 개성갑이다.

영화는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것이라는 믿음 아래 김 감독(송강호)이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불러들여 새로운 결말을 찍는 아수라장이 담긴 작품이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다소 어렵거나 난해하단 선입견을 줄 수 있는 작품인만큼 ‘국민 배우’ 송강호를 비롯해 오정세 임수정 전여빈 이수정까지, 연기력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가장 대중적인 라인업을 완성했다.

예상 대로 작품 공개 후 평단의 반응도 엇갈렸다. 독특한 개성과 신선함, 묵직한 메시지 안에 다양한 볼거리와 블랙 코미디를 녹여내 예술성 면에서는 이견없이 찬사가 쏟아졌지만, 대중성 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지만은 못했다. 메가폰의 메시지가 ‘욕망’을 지닌 모든 이들의 보편적인 것으로 다가가느냐, 영화계의 그들만의 고뇌와 이야기로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관객들의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단연 갑, 앙상블은 기대한 만큼, 연출 역시 베테랑답다. 압도적인 전반부에 비해 중후반부는 다소 늘어지는 감이 있고, 메시지를 드러낸 엔딩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렸다.

‘1947 보스톤’ 포스터.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실화의 힘을 내세운 ‘보스톤 1947’은 이야기는 가장 대중적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캐스팅이 대중적이지 못하다. 그 흠에서 오는 거부감이 가장 큰 걸림돌. ‘음주운전’ 물의를 빚은 배성우의 복귀작이자, ‘왕년의 히트메이커’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대표 마라토너들의 실화를 다룬 휴먼 드라마. 1947년 광복 후 처음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손기정·남승룡·서윤복)의 피땀눈물 섞인 도전과 가슴 벅찬 영광의 순간을 담아낸다.

실화의 힘을 내세운 만큼, 실존 인물과의 싱크로율이 가장 중요한 미덕이지만, 하정우·배성우의 실망스러운 싱크로율과 그저 무난한 연기에 평가가 엇갈렸다. (극찬은 적고)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와 기대 이하라는 평으로 나뉘고 있는 상황. 깊이와 진정성 면에서도, 주특기인 티키타카도, 작품 전체와 주변 인물들과의 어울림도 이전 명성다운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홀로 ‘마라토너 서윤복’으로 빛난 임시완에게만 칭찬이 쏠렸다.

슬픈 역사의 회환과 치솟는 아픔을 울부짓는 감동적인 대사들이 모두 하정우 배성우에게 몰려있는만큼 기대만큼의 큰 울림은 주지 못했고, 진한 전우애의 뜨거운 감동이나 실화의 힘도 기대에 못 미친다.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실망감을 안기니, 그 외 다른 장점들이나 도전 요소들에도 그다지 빛나지 못하는 듯 하다.

그럼에도 소중한 영광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는 깊다. 시대적 올드함, 선입견을 극복하고자한 메가폰의 경쾌한 시도들도 눈에 띤다. 국뽕 지수는 줄이고 신파 요소도 최소화했다. 늘어짐 방지를 위한 각종 노력들도 엿보인다. 다만, 이 요소들이 맛스럽게, 또 작품 전체와 조화롭게 맞물렸는지는 (이 또한) 평가가 엇갈렸다.

먼지를 가득 묻히고, 숨을 헐떡이며, 앙상한 비주얼로 내내 고군분투하는 임시완만이 홀로 빛난다. 역할을 위해 혹독한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며 체지방 6%대까지 감량했다는 그의 노력이, 진심이, 초단시간이지만 스크린을 홀로 꽉 채우는 순간 활짝 꽃을 피운다. 그 자체로 뭉클함을 자아낸다.

‘폭로’ 스틸. 사진I(주)로그라인스튜디오·(주)메리크리스마스
한편, 대작 세 편 외 작지만 강한 찐 스토리텔러도 추천한다. 의외로 신선하고 재밌다. 새로운 결의 신선한 법정 스릴러이자 유다인 강민혁 그리고 공상아의 쉴 틈 없는 앙상블로 완성된, ‘폭로’(감독 홍용호)다.

오늘(20일) 개봉한 영화는 본드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린 의뢰인의 무혐의를 입증하는 동시에 진범을 찾으려는 변호인과 범행의 시인과 부인을 거듭하는 피고인, 현장에 있던 제3의 존재로 인해 미궁 속에 빠진 사건의 실체를 쫓는 범죄 스릴러. 작품의 손익분기점은 약 10만명이다.

20여년간 법조계에서 활동한 현직 변호사이자, 단편영화 ‘배심원들’ 연출과 각본, ‘증인’, ‘침묵’ 각색한 한국영화계 대표적인 법정물 전문 스토리텔러인 홍용호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무고한 듯 은밀한 피고인 ‘성윤아’ 역에는 유다인이, 본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국선변호인 ‘이정민’ 역의 강민혁이 각각 맡아 깊이감 있는 케미를 보여준다. 이 사건의 부장판사이면서 사건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최은주’ 역으로 공상아가 열연했다. 다양한 캐릭터가 하나의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의외의 목적지에 다다른다.

세 사람은 따로, 또 함께 입체적인 앙상블을 완성해낸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예상을 깨는 전개 안에서 노련하게 밀당한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각본과 현장 경험을 살린 사실적인 연출을 인정받아 ‘2023 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스토리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2023 벵갈루루국제영화제’, ‘2022 전주국제영화제’, ‘2022 인도국제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되며 관객과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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