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인생] “많은 이들 농촌 찾도록 방방곡곡 매력 알려요”

황지원 2023. 9.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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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인생] (14) ‘6시 내고향’ 전설 탐험가로 맹활약 개그맨 안상태씨
KBS ‘개그콘서트’ 안어벙으로 데뷔
고향 아산 생각하며 전국에서 공연
지역 행사 참여해 농산물 홍보 힘써
‘6시 내고향’에서 전설과 풍경 소개
“몸 고되지만 농촌 주민 덕에 힘 얻어
아름다운 풍경보면 나 자신도 힐링”
안상태씨는 매주 KBS ‘6시 내고향’ 속 코너 ‘전설의 내고향’에 출연해 지역과 관련된 옛이야기를 소개한다. 안씨가 최근 경남 고성 상족암 선착장에서 바다 건너에 있는 병풍바위에 얽힌 전설을 전하고 있다 고성=현진 기자

“안상태의 매력에 빠져∼ 봅시다!”

2000년대 대한민국에선 KBS ‘개그콘서트’를 보지 않으면 학교와 회사에서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 중심엔 개그맨 안상태씨(45)가 있었다. 2004년 KBS 공채 19기 개그맨에 합격한 그는 데뷔하자마자 ‘개그콘서트’에서 어벙한 쇼호스트 ‘안어벙’을 연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안어벙 캐릭터는 특유의 느릿한 말투로 ‘MADE IN USA’를 ‘마데 인 우사’로 읽고, 자신의 매력에 빠져보라고 외치며 큰 웃음을 안겼다.

안씨는 KBS ‘6시 내고향’에서 전국의 전설을 소개하는 ‘전설의 내고향’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전설 탐험가’로 나선 안씨는 시청자에게 전국 곳곳에 숨겨진 전설과 함께 빼어난 농촌 풍광을 알린다.

최근 촬영현장에서 만난 안씨는 경남 고성 병풍바위에 있는 ‘신랑굴’과 ‘신부굴’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옛날 옛적 한 부부가 물가에 떠내려온 용왕의 아들을 구한 공으로 용왕에게 왜구를 피할 수 있는 작은 동굴인 신랑굴과 신부굴을 선물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는 용왕 아들로 분해 전설을 재연하며 프로그램에 재미를 더했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마을주민, 이장과도 찰떡궁합을 선보였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느라 몸은 고되지만 항상 밝은 얼굴로 맞아주는 농촌 주민들 덕분에 오히려 힘을 얻고 있어요. 도시를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도 힐링이 됩니다.”

충남 아산 삽교천 주변에서 태어나고 자란 안씨는 농촌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소심한 성격을 고치려고 코미디를 시작했다. 사람이 없는 논밭에서 소리를 지르며 개그 연습을 한 게 실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안어벙 캐릭터는 느릿한 충청도 사투리로 농담을 잘하던 할아버지를 모티브로 한 것이다. 그는 안어벙 캐릭터를 통해 2004년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데뷔하자마자 운이 좋게도 큰 인기를 얻었어요. 지하철을 타면 사인을 받겠다고 열차 안에서 줄이 만들어지고, 극장에 가면 사람들이 몰려 영화를 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안상태씨(가운데)가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의 전금주 이장(왼쪽)과 함께 촬영하고 있다.

2008년엔 취재 중 불행한 일에 휘말리는 ‘안상태 기자’ 캐릭터로 “난, ∼할 뿐이고!”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다시 한번 안상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드라마 ‘마의’, 영화 ‘작업의 정석’ 등에 출연하며 감초 연기를 선보였다.

데뷔 후에도 그는 고향 아산을 떠올리며 농촌과 관련된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농협 주부노래자랑, 경기농특산물 한가위 특판 행사, 농협 인삼 직거래장터 행사, 대한민국 농산물 요리대전 등 다양한 곳에서 우리 농촌과 농산물을 알리는 데 힘썼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개그 공연도 펼쳐왔다.

지난 몇년 동안 공개 코미디쇼가 인기를 잃으며 안씨 역시 TV에서 보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영화감독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3년여에 걸쳐 총 7편의 단편영화를 찍었고 이 중 5편을 골라 2020년 ‘안상태 첫번째 단편선’을 세상에 내놨다. 단편선 속 한 작품인 ‘적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괴담단편제작지원 공모전에 당선됐다. 그는 영화에서 연출뿐 아니라 직접 연기까지 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냈다.

‘전설의 내고향’은 안씨가 EBS ‘한자로 통하는 삼국지’ 이후 1년 만에 방송에 복귀해 찍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억에 남는 촬영지를 묻자 그는 밝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강원 삼척에 있는 미인폭포의 에메랄드빛 폭포수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충남 서천 갯벌에선 조개를 캤는데 호미질을 한번만 해도 조개가 우수수 나오더라고요. 아이를 데리고 다시 가려고 해요.”

그는 ‘전설의 내고향’ 출연과 동시에 TV조선 ‘미스트롯2’에 나온 트로트 가수들과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다. 10월부터는 단편영화 제작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농촌을 소개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농촌은 그에게 사투리라는 개그 소재를 주며, 대중을 꾸준히 만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전설의 내고향’을 보고 국민들이 농촌을 많이 찾았으면 좋겠어요. 농촌 속 전설을 가지고 영화를 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설의 내고향’뿐 아니라 다른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해서 농촌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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