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박람회·선암사·갯벌...가을은 순천이제~

2023. 9. 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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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말까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선암사·순천만 갯벌, 세계유산 2곳
해질녘 동천 비친 수려한 야경 압권
시크릿가든·빙하정원 색다른 볼거리
순천만국가정원(세계박람회장) 야경

“가을은 순천이제~”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한국관광공사의 영상 ‘새타령’에서 구수한 인정과 즐거운 웃음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였던 순천이 글로벌 문화관광 훈장을 계속 달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선암사, 세계자연유산 순천만갯벌, ‘정원 올림픽’의 별로 빛나고 있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 남녀노소 모두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문화의거리’ 등 국가대표급 볼거리가 늘어나자 순천이 순둥이 같은 정서를 벗고, 지긋이 내 고을 자랑에 나섰다.

순천은 부킹닷컴의 올해 추석연휴 예약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가장 성장률이 높은 곳 1위에 꼽혔다.

문화유산 방문캠페인 여행코스인 선암사와 국가정원, 갯벌은 자연과 인간문명의 조화로운 모습을, 행동 ‘문화의 거리’는 순천 사람의 미학, 모두를 만족시킬줄 아는 배려의 예술을 보여준다.

▶국가정원·갯벌·해변...생태수도 순천의 진가=순천은 살아 숨 쉬는 생태 수도이다. 대한민국 1호 국가 정원 순천만국가정원에서 하늘 택시 스카이큐브를 타고 이동하면 편리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순천갯벌 옆 세계 5대 습지 순천만습지에 닿게 된다.

철새들의 도래지인 순천만습지는 매년 가을마다 갈색빛으로 물든 갈대밭과 함께 더욱 몽환적인 모습으로 변신한다.

순천에서 환상적인 바다 전망을 보고 싶은 여행객들에게는 화포해변과 와온해변을 추천한다. 순천의 아침을 책임지는 화포해변에서는 아름다운 붉은 일출을, 와온해변에선 가슴 벅찬 붉은 노을을 감상한다.

낮에 속 시원해지는 순천갯벌 전망을 구경하는 동안 가을 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하더니, 열정적인 붉은 노을로 환성을 자아내고, 다시 어둠이 깔리자 화려한 야경이 불 밝힌다.

▶배타고 입장하면 보이는 ‘삼산이수(三山二水)’=오는 10월말까지의 일정으로 진행중인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10년 만에 다시 이곳에서 여는 세계적인 행사이다. 전체 면적이 2013년 111㏊에서 올해 193㏊로 넓어졌다.

KTX 순천역에서 동천테라스나루터까지 약 10분간 걸어간뒤, 박람회 행사장 내 호수정원나루터까지 운항하는 배 정원드림호를 이용하면, 입장 순간 부터 운치있다.

배 타는 때를 해질녘으로 잡는다면 더 좋겠다. 국가정원 내 호수정원나루터까지 20분 정도 떠 가는 동안 순천 노을과 어둠이 깔릴 무렵 불 밝히는 국가정원의 야경이 동천에 반사되기 시작한다.

호수정원나루터옆 동문 주변의 국가정원식물원의 컨셉트는 삼산이수(三山二水)다. 순천을 대표하는 3개 산(인제산, 해룡산, 봉화산)과 2개 하천(동천, 이사천)을 상징하는 전시물을 대형 돔 모양 식물원에 적절히 배치했다.

3500여 수목과 화초, 15m로 떨어지는 폭포, 미디어체험관 눈 내리는 영상을 보노라면 자연 속을 거니는 듯하다.

스카이워크를 따라가면 시크릿가든이 나온다. 가운데가 움푹 파인 둥근 건물을 보면, 태양에너지를 지하로 모아 만든 비밀스러운 정원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곳엔 빙하정원도 있다. 관람객은 실내 온도를 영하18~10도 맞춘 터널을 걸으며 미리 겨울도 체험해 본다. 기후변화의 위험성도 경고한다.

빙하정원

▶호수공원에 핀 ‘밤의 꽃’ 황홀=시크릿가든에서 빠져나오면, 박람회장은 밤하늘을 비추는 별빛이 꽃과 나무 사이로 내려앉은 듯, 정원 산책로와 호수가 은은한 가로등 조명을 받아 황홀하게 반짝인다.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순천호수정원 쪽으로 향한다. 유명 건축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설계한 작품으로, 순천의 산과 동천을 상징하는 6개 언덕과 나무 데크를 설치했다.

초록빛으로 단장한 언덕과 이곳을 비추는 녹색 조명, 그 사이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가로지르는 데크의 풍경이 압권이다.

가장 높은 봉화언덕(16m)이 호수 한가운데 자리하고, 산책로를 따라 설치한 조명과 지나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어우러진다.

습지권역, 국가정원권역과 함께 박람회장 3대 권역 중 하나인 서문·1주차장 인근 도심권역엔 오천그린광장, 그린아일랜드, 물위의정원이 있다. 오천그린광장은 저류지를 정원으로 꾸몄고, 그린아일랜드는 기존 아스팔트 도로 자리에 잔디 정원을 조성한 곳이다.

동천 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수면에 떠 있는 정원이 보인다. 원형으로 디자인한 5개 정원이 물 위에서 연결돼 있다. 박람회장 밤풍경의 백미이다.

▶문화의 거리 ‘옥천서원’=한국관광공사의 의뢰를 받아 순천 가을 여행지 현장을 답사한 이시우 여행작가는 1박2일 여행 코스로, 옥천서원→순천향교→웃장→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1박)→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유네스코 세계유산 선암사→청춘창고 코스를 제안했다.

‘문화의 거리’는 순천시 행동 일대 갤러리와 공방 밀집지대이다. 이 주변으로 그림책 전문 도서관과 유적지가 자리한다.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은 그림책 원화와 관련 전문자료 등을 전시하고 다양한 특별전도 연다. 그림책 관계자와 마니아가 귀한 오리지널 원화를 보기 위해 모여든다.

지하 1층 자료관은 책장을 겹겹이 세워 책의 미로를 걷는 기분이다. 1층 자료관에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칼데콧, 볼로냐 라가치 등 어린이 도서 분야에서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책을 전시한다.

어린이 뿐 만 아니라 어른도 그림책이 주는 재미에 푹 빠지는 곳이다. 전시관에서는 오는 10월 15일까지 ‘그림책, 어제와 오늘의 예술’전이 이어진다. 이 기간에 인형극 ‘순례들레나부쑤쑤쿵!’이 평일 1회(11시), 주말과 공휴일 2회(14, 16시) 공연한다.

동천을 사이에 두고 죽도봉공원 건너편에 있는 옥천서원은 1564년 지어진 조선 석학 김굉필 추모 서원이다. 느티나무 주변 동그랗게 돌을 쌓은 ‘임청대(臨淸臺)’는 무오사화로 순천에서 귀양살이하던 김굉필과 조위가 ‘깨끗한 마음을 가지라’는 뜻으로 지었다. 둘의 비석 앞 ‘임청대’ 글씨는 퇴계 이황의 친필이다. 당대의 최고 석학 퇴계가 두살 아래 벗을 추모하러 안동에서 순천까지 온 것이다.

멋을 보았으니 맛과 쉼으로는, 해룡성고택의 고즈넉한 가을밤도 좋고, 민속한옥펜션의 운치도 괜찮다. 에코촌유스호스텔의 밤은 MZ세대의 재잘거림으로 싱그럽다.

필수 먹거리는 순천 대표음식 남도정식(향토정 등), 다양한 형태의 국밥(순복식당, 웃장가마솥국밥 등)이다. 스테디셀러인 세계유산 선암사, 드라마촬영장, 낙안읍성, 송광사, 순천웃장도 가봐야하는데, 시간과 동선 안배를 잘 해야 할 순천이다.

세계5대 정원, 순천국가정원에서 펼쳐지는 ‘정원 올림픽’이 이제 50일 가량 남았으니, 날 잡을 때가 됐다. 함영훈 선임기자

[도움말=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이시우 여행작가]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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