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alk] 렉서스 첫 전기 크로스오버 'RZ'…고속도로에서도, 굽이진 길에서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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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디자인에서부터 혁신 의지가 묻어 있었다.
렉서스의 여러 라인업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형태의 '스핀들 그릴' 디자인도 전기차인 RZ에 고스란히 담겼다.
RZ는 렉서스 최초의 주파수 반응형 댐퍼(진동 에너지를 흡수하는 장치)가 들어가 있어 고속 주행 때도 탁월한 승차감과 안정감을 주는데 여기에 새로 개발돼 장착된 이액슬(eAxle) 시스템까지 더해져 구불구불한 길에서도 섬세한 조향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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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디자인에서부터 혁신 의지가 묻어 있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세단의 중간 격인 크로스오버 모델에, 웬만해선 도전이 만만치 않은 붉은색 계열의 '소닉 코퍼(SONIC COPPER)' 컬러가 입혀졌다. 이른바 '핑크 골드'와 비슷한 색상으로 프리미엄 전기차의 등장을 알린 디자인이다. 렉서스의 첫 중형 전기 SUV 'RZ 450e'는 이렇게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RZ는 2021년 공개된 'LF-Z 일렉트리파이드 콘셉트(LF-Z Electrified Concept)' 디자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렉서스의 여러 라인업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형태의 '스핀들 그릴' 디자인도 전기차인 RZ에 고스란히 담겼다.
디자인은 글쎄, 주행 질감은 역시!
서울시청에서 강원 화천시까지 약 135㎞를 왕복 주행하는 동안 '렉서스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다소 독특한 바깥 디자인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차량 내부에 몸을 넣은 뒤부터는 널찍한 공간감과 품격 있는 내장이 안락함을 선사했다. 렉서스는 RZ에 말의 고삐를 뜻하는 '타즈나'(Tazuna) 콘셉트를 적용했다. 마치 승마에서 말과 사람이 한 몸을 이루듯 차량과 운전자가 일체감을 느낄 수 있게 설계했다는 설명을 듣고 무슨 뜻인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승차감이 돋보였다.
화천으로 향할 때는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로 달리며 고속도로에서의 주행 질감과 속도감을 즐겼고 서울로 돌아올 때는 경기 포천시 광덕고개와 백운계곡을 거치는 굽이진 길을 택해 코너링과 오르막길에서 전력 소모 등을 살폈다. 고속도로에서 주행 질감은 기존 렉서스 명성을 이어가듯 부드럽고 정숙했으며 '스포츠 모드'로 설정한 뒤 질주할 땐 차량 색상 탓인지 적토마가 떠오를 정도로 힘 있게 내달리면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대시보드 높이에 맞춰 장착된 14인치 디스플레이는 약간 운전자 쪽을 향해 있어 편리했다.
밸런스, 실내공간 합격…첨단 기술 적용은 아쉬움
RZ는 렉서스 최초의 주파수 반응형 댐퍼(진동 에너지를 흡수하는 장치)가 들어가 있어 고속 주행 때도 탁월한 승차감과 안정감을 주는데 여기에 새로 개발돼 장착된 이액슬(eAxle) 시스템까지 더해져 구불구불한 길에서도 섬세한 조향이 가능했다. 차량의 밸런스 또한 뛰어났다. 71.4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377km(상온 복합)를 달릴 수 있는 RZ는 이날 약 280km에 달한 왕복 시승 거리를 소화하고도 20% 이상의 배터리가 남아 있어 든든했다. 다만 한 번의 충전으로 서울에서 동해안을 찍고 돌아오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
시승 도중 휴게소에서 체험한 뒷좌석(2열) 레그룸은 주먹 2개가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넉넉했고,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적용해 달릴 때 뻥 뚫린 느낌과 함께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4,805㎜의 길이와 1,895㎜의 폭, 1,635㎜의 높이가 세단보다 훨씬 널찍한 인상을 갖게 했고 트렁크 공간은 기본 522리터(L)며 뒷좌석을 접으면 1,451L까지 넓어져 꽤 만족스러운 공간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초고속 충전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여러 전기차에 쓰인 신기술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 가격도 마찬가지. 그동안 렉서스가 쌓아온 기술력을 집약해 만든 만큼 장점도 많았지만 △수프림 8,480만 원 △럭셔리 9,250만 원으로 책정된 가격이 그리 경쟁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화천=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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