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고발에 주진우 "저열한 언론탄압" 최경영 "개의치 않아"

조현호 기자 2023. 9. 1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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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신학림-김만배 녹취록 인용 방송엔 사과
고발장 제출에는 "웃기고 황당해" "답변할 가치 없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민의힘이 뉴스타파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녹취록(인터뷰) 보도를 인용 방송한 진행자 3인을 고발했다. 그 3인은 김어준 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주진우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최경영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진행자(기자)다.

주진우 기자와 최경영 기자는 최근 방송에서 뉴스타파 녹취록 일부에 편집상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사과 방송을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이들을 집어 고발한 것에는 강하게 반박했다. 주진우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저열하고 저급한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고, 최 기자는 “고발에 구애받지 않는다”, “언론인 모욕주기 고발에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회(위원장 윤두현)와 가짜뉴스괴담방지특별위원회(위원장 김장겸), 미디어법률단(단장 원영섭)은 지난 14일 이들 3명의 방송 진행자를 고발했다, 원영섭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장은 16일 미디어오늘에 보낸 SNS메신저 답변에서 “(다른 언론인도) 추가 고발 검토중”이라며 “양심적인 대다수의 언론과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국기문란 사태를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게 끝까지 파헤치고 책임을 묻겠다”며 “김만배-신학림의 허위날조 인터뷰 확성기 노릇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 라디오 진행자 김어준, 주진우, 최경영 등 3명을 고발조치했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지목된 이들 가운데 일부가 사과방송을 했다. 최경영 기자는 지난 15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제가 한 번 사과를 드렸지만, 그때도 국민의힘의 반론이나 이런 것들을 뉴스언박싱에서 다루지 않은 게 아니고, 두 번 정도 말을 했다”며 “다시한번 들어보니, 김민하 민동기 기자가 얘기를 해서 반박의 논리를 그때도 포함이 됐음을 다시한 번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최 기자는 “그럼에도 이게 꼼꼼히 더 따져봐야 했다. 저널리즘 적으로는”이라며 “그건 받아들입니다. 다시한 번 거기에 관해서는 사과를 드리고요. 더 잘해보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최경영 KBS 기자가 지난 1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방송을 한 데 대해 좀 더 꼼꼼히 따져봐야 했다면서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KBS 최강시사 갈무리

앞서 주진우 기자도 지난 8일 저녁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방송에서 “대선 사흘전 기사 제목이 '박영수 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 이렇게 달려 있었다”며 “박영수 윤석열 통해서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했다는 이 얘기를 했고, 많은 언론에서 편집되고 일부가 생략된 상태로 보도하고 인용보도했다. KBS에서도 했고, 주진우 라이브에서도 했다”고 털어놨다. 주 기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도 얘기를 해야될 것 같다”며 “청취자들에게 혼선을 드린 점은 사과드리겠다”고 사과했다. 주 기자는 “그 부분을 그대로 일부를 보도했다”며 “다른 언론사들처럼 '윤석열 검사가 커피 타준 것'으로 보도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런 보도가 있었다고 얘기한 부분은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같이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선 사흘전 대선 후보에 대한 방송 내용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은 사과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들을 고발한 데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주진우 기자는 18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국민의힘 고발을 두고 “웃기죠. 제가 100번 넘게 소송 당했는데, 가장 황당한 소송일 것”이라며 “저열하고 저급한 언론탄압인데, 그냥 쇼이거나 겁주기”라고 비판했다. 주 기자는 “거기에 대항하고 대응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주 기자는 지난 14일 방송에서는 “국민의힘이 어제 저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다고 얘기했는데, 저한테도 압수수색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고, 어찌됐든 걱정하지 말라”며 “사실에서 전혀 어긋남이 없이 보도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러분은 지금 불패의 기자의 라디오방송을 듣고 있다”고 방송했다.

▲주진우 기자가 지난 14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방송에서 국민의힘이 고발한 데 대해 걱정말라면서 청취자 여러분이 불패의 기자 방송을 듣고 있다고 안심시키고 있다. 사진=KBS 주진우 라이브 영상 갈무리

최경영 KBS 기자도 1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한경 위협 계속되는 상황에서 개개 기자들, 언론인에게 모욕을 주기 위한 것 같은 정치적 발언들이나 정치적 성명서, 고발조치 등을 통한 모욕주기의 확산에 관해 일일이 대꾸하기 싫다”고 밝혔다. 최 기자는 “언론자유 지수 어떻게 나올지는 명약관화하다.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고, 앞으로도 지켜볼 것”이라며 “언론자유 죽인다는 것은 언론생태계에서 물과 바람과 햇볕 태양 없이 살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규정했다.

최 기자는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환경에서 저에 대한 고발은 굉장히 마이너한 문제일 뿐이어서 개의치 않고, 구애받지 않는다”라며 “한국언론이 망쳐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함께 고발당한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의 김어준 진행자는 지난 8일 방송에서 김만배-신학림 녹취록과 돈거래 문제를 두고 “(정부여당이) 엄청나게 크게 키운다. 방통위원장 임명되고, 언론장악의 시나리오가 가동된 거다. 총선이겨야 하니까”라며 “이런 매체들이 입을 다물게 만들어야죠. 그리고 뉴스타파는 이렇게 조지고, 그 다음은 유튜브 생태계죠. <겸손은힘들다> 어떻게 할 건지”라고 우려했다. 김 진행자는 “그 시나리오는 제가 알고 있는데, 제가 뭘 그렇게 자세히 아는지 그리고 제가 어떻게 대응할지 꿈에도 모르겠죠”라며 “나중에 보세요. 아주. 스펙터클할테니까”라고 내다봤다.

▲김어준 진행자가 지난 8일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방송에서 검찰과 국민의힘의 김만배-신학림 강경대응을 두고 총선을 앞둔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라며 자신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보면 스펙터클할거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겸손은힘들다 영상 갈무리

앞서 국민의힘은 고발 기자회견문(고발장 요지)에서 “김어준, 주진우, 최경영 이들 세 사람은 공공재인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김만배-신학림의 허위 인터뷰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전제하고 허위사실을 그대로 방송해 당소속 대선후보의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진행자 김어준 진행자가 지난해 3월7일 “대장동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을 만한 영상”, “지금까지 언론들이 보도하던 대장동하고 완전히 다른 얘기 아닙니까?”, “오늘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기사는 이거예요” 라고 발언했으며, 3월8일에는 “대선 이틀 전인데,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크게 이슈가 된 사건의 당사자가 그간 해명한 내용과 다른 게 나왔잖습니까?”, “지금 나와야 할 기사의 주인공은 윤석열 후보여야 하는 겁니다”라며 대장동의 몸통이 윤석열 후보라는 이재명 후보 측의 주장과 똑같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썼다.

KBS 1라디오에서 <주진우 라이브>를 진행하는 주진우 기자도 3월7일 방송에서 “대장동 관련된 김만배 녹취록이 나왔는데요. 대선의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거 김만배 씨의 목소리가 직접 나왔기 때문에 좀 의미가 있는데요”라며 해당 녹취록 내용을 진실로 전제하면서 윤석열 후보 관련 의혹을 부풀렸다고 국민의힘은 전했다.

KBS 1라디오에서 <최경영의 최강시사>를 진행하는 최경영 기자도 같은 날짜 방송 오프닝에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 줬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했는데, 당시 윤석열 검사는 담당과장이었다. 어젯밤 뉴스타파에서 김만배가 자신의 지인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에게 말한 내용도 일치했다”,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하고 … 그런데 김만배가 자신의 지인인 신학림 전 노조위원장에게 털어놓은 녹취록이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가 됐다. 속 보이는 언행이죠?”라며 해당 녹취록 내용을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발언을 했다고 국민의힘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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