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엘 차포’ 부자…美교도소 나란히 ‘수감’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2014년 체포될 당시 모습.[AP]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멕시코 정부가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El Chapo·땅딸보)' 구스만(66)의 아들이자 펜타닐 유통·밀매 조직 실권자의 신병을 미국으로 넘겨주는 범죄인 인도 절차를 끝마쳤다.

17일(현지시간) 라호르나다와 레포르마 등 멕시코 일간지에 따르면 멕시코 법무부는 지난 1월 체포해 구금하고 있던 시날로아 카르텔의 운영자 중 한 명이었던 오비디오 구스만(33)을 지난 15일 미국 정부에 넘겼다.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성명에서 "오피오이드(펜타닐) 유행에 부채질해 지역 사회 곳곳을 황폐화한 사람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생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오비디오 구스만은 마약왕으로 칭해지는 범죄자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아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약 밀매 조직으로 거론되는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어왔다.

미 정부는 지국 내 수많은 사망자와 중독자를 낸 펜타닐의 주요 공급, 유통처로 시날로아 카르텔을 지목하고 있다.

오비디오 구스만 등 그의 형제들을 처벌 대상에 올린 미 정부와 멕시코 군·경은 최근까지 추적을 이어갔다. 멕시코 군·경의 체포 작전 끝에 지난 1월5일 결국 붙잡혔다.

당시 시날로아 카르텔은 총격, 방화, 공항 건물 폭파 등으로 저항했다. 이 때문에 군 장병 등 29명이 사망했다.

멕시코 교도소에서 오비디오 구스만은 변호인을 통해 "미국으로 보내져야 할 이유가 없다"며 "(인도되면)내 정당한 권리도 침해된다"고 밝혔지만, 멕시코 사법부는 결국 그를 미국 교도소로 옮겼다.

그의 부친이자 시날로아 카르텔의 수장이었던 호아킨 구스만도 미국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2001년과 2015년 2차례나 멕시코 교도소에서 탈옥한 전력이 있다.

앞서 호아킨 구스만을 도와 마약을 밀매한 죄 등으로 갇혔던 그의 아내 엠마 코로넬 아이스푸로(34)는 13일(현지시간) 출소했다.

아이스푸로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밀반입과 돈세탁 공모, 외국 마약 밀매조직과의 거래 등 혐의도 인정해 형량을 일부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