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국내 조선社와 경쟁 구도 거부…글로벌 방산 솔루션 확보"

시흥=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2023. 9. 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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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편입후 중앙연구소 첫 언론 공개…"최초, 최고, 유일한 기술 보유" 강조
'조선 업계 최초·유일' 음향수조.'세계 최대 규모' 공동수조·예인수조 등 강조
"2030년 업계 최초로 완전무인 자율운항선 만들 것"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센터.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초격차 글로벌 방산 솔루션을 확보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방산 분야에서 국내 조선사와 대결 구도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향후 해외 방산거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무인·첨단 기술 업체를 인수해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아울러 친환경·디지털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2030년 업계 최초로 무인완전자율운항선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강중규 원장. 한화오션 제공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15일 경기 시흥에 위치한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센터를 언론에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화오션이 중앙연구원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한화그룹 편입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강중규 원장은 "한화오션 유상증자 2조원 중 9천억원을 회사 내 방산생산설비 확충에 중점적으로 쓰고 해외 사업장을 구축할 것"이라며 "방산과 관련해서 늘 이야기하는 단어가 '초격차'인데 해외수출방산이 저희에게 중요하고 이제 국내 조선사들과 대결구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6천억 원을 투자할 예정인 친환경.디지털 분야에 대해서는 "2030년 정도에 업계 최초로 무탄소로 추진하는 무인완전자율운항선을 만드는 것이 한화오션의 꿈"이라고 밝혔고, 2천억 원이 투입되는 글로벌 해상풍력 사업과 관련해서는 "한화오션 고유의 풍력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3천억 원을 투자할 예정인 '스마트 야드' 구축과 관련해서는 "현재 조선업계의 로봇 사용이 일부 공정에 국한돼 있는데 기존에 활용되지 않는 분야에 로봇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파괴적 혁신'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음향수조.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은 '초격차'를 만드는 대표적인 시설로 '음향수조(Acoustic Water Tank)'를 소개했다. 대형 수영장처럼 생긴 음향수조는 수중에서 음파를 이용하여 대상 표적의 음향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방산 분야 전문 연구시설이다. 한화오션은 음향수조에 대해 '세계 최초·최대 타이틀이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한화오션 방산 건조 노하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연구시설'이라고 강조했다.

함정들은 상대의 수중방사소음 등을 통해 적의 위치 등을 파악하는데 이런 이유로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하면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아 적군의 공격을 피하고 생존성을 높일 수 있다. 한화오션은 수상함 및 잠수함 등 방위산업의 여러 연구분야 중에서 수중음향에 관한 연구개발을 위해 시흥R&D캠퍼스 내에 음향수조를 구축했는데 국내 조선업계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화오션만 음향수조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음향수조를 활용해 수상함의 수중 방사소음 저감 기술인 마스커 에어 시스템(Masker-Air System) 개발을 위한 기반 연구를 수행했다. 해당 기술은 적으로부터 함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공기분사 기술을 이용하여 선체에 일종의 에어커튼(Air-Curtain)을 형성하는 시스템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함정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엔진이나 펌프밸브 등에서 나오는 소리가 공기중으로 퍼져나가고 적이 이런 소음을 통해 해당 함정의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며 "수중 방사소음 저감 기술은 인공적으로 공기 방울을 만들어 이런 소음을 줄이게 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공동수조. 한화오션 제공
공동수조에서 선박의 공동현상을 실험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에는 음향수조 외에도 각종 시험 설비들이 촘촘하게 자리잡고 있다. 추진기시험동에 설치한 공동(空洞) 수조(Cavitation Tunnel)가 대표적이다. 한화오션은 해당 시설이 전 세계 상업용 공동 수조 중 가장 큰 규모이면서 동시에 최신 연구시설이라고 전했다.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전체 길이 62m·높이 21m의 규모에 최대 출력 4.5MW 모터를 장착하고 총 3600톤의 물을 순환시켜 최대 15m/s까지 유속을 형성할 수 있는 대형 터널로 지난 2020년 7월 완공됐다. 공동수조는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바닷속 소음은 줄여 함정과 일반 선박 모두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활용된다고 한화오션은 설명했다.

일정한 온도의 물속에 압력이 급격히 변동하면 물은 기체 상태로 변하고 이를 캐비테이션(Cavitation)하는데, 여기서 발생한 기포가 강한 소음과 진동을 일으킨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든 선박은 추진을 위해 프로펠러를 사용하고 있는데, 선박 운항 시 캐비테이션이 발생하면 추진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강한 충격으로 프로펠러 날개가 침식되고 최악의 경우 프로펠러 날개가 부러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군사 목적인 함정은 은밀하고 빠르게 이동해야 작전 성능과 생존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 현상은 더 치명적인데 공동수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개발에 활용되는 시설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함정과 수상함, 상선의 효율과 보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펠러 형상 기술인데 공동수조에서 최적의 프로펠러 디자인을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인수조. 한화오션 제공


거대한 양식장 위에 대형 구조물이 설치된 것처럼 보이는 예인(曳引) 수조(Towing Water Tank)에서도 다양하고 풍부한 성능 시험을 통한 고품질 선박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한화오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 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예인수조는 시흥R&D캠퍼스 개소와 동시에 건립된 업계 최신 설비라고 한화오션은 전했다.

예인수조에서는 모형선을 물에 띄워 예인차로 끌며 선박의 저항·자항·운동·조종 성능을 시험하게 된다. 최대 7m까지 수심을 조절할 수 있어 상선과 함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박을 대상으로 맞춤식 시험이 가능하다고 한화오션은 설명했다.

모형제작워크샵 (Model Workshop)은 한화오션이 수주한 모든 선박을 실제로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 제작해 각종 성능을 예측 및 시험,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복합 플라스틱 소재(ABS)의 10미터급 시험용 쌍축(Twin Skeg)선 모형 제작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3D 프린팅 기법을 적용하면 3주가 소요되던 모형선 제작 기간을 최대 40%까지 단축할 수 있고 선주의 갑작스러운 실험 요구에도 더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S4 육상관제센터. 한화오션 제공


스마트십도 한화오션이 공을 들이는 분야다. 한화오션은 자체 개발한 HS4(Hanwha SmartShip Solution & Service)라는 스마트십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실제 운항 중인 선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육상에서 수집하고 분석해 운항의 효율과 안전성을 향상할 수 있는 정보를 선주에게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선박의 위치는 물론 연료 소비율 등 장비에서 수집되는 데이터까지 선주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부터 건조하는 모든 선박에 HS4를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고 있다. 통신설비 등의 한계로 데이터 수집이 끊기는 이른바 '그레이존'은 해당 구간을 벗어나 통신이 원활한 구간에서 앞서 수집하지 못했던 데이터를 추가로 수집하게 된다.

이날 한화오션이 공개한 HS4 육상관제센터는 항공관제센터와 비슷한 모습으로 선박의 운항 위치와 선박 운항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날씨 정보 등 다양한 정보들이 대형 화면을 통해서 제공하고 있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늦게 스마트십 개발을 시작해 일부 노하우가 부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경쟁사가 언론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기술은 비슷한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한화그룹의 저궤도 위성과 엔진컨트롤 시스템 등 그룹 내 시너지를 통해 기술 캐치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2030년까지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을 확보하고 미래 조선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운항. 한화오션 제공


실제 선박과 함정에 탑재되는 추진시스템을 그대로 본떠 성능을 사전 검증하기 위해 육상에 설치한 시험 설비 LBTS(Land Based Test Site)도 한화오션이 자랑하는 시설 중 하나다. 해당 설비로 조선업의 미래 핵심 기술인 친환경 선박과 함정의 추진 체계를 시험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주요 장비의 유지보수 효율성도 높일수 있다고 한화오션은 전했다. LBTS 설비를 갖추고 있는 곳은 국내 조선업계에서 한화오션이 유일하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친환경연료 LBTS는 상용급 연료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와 신개념 배터리, 축발전기(SGM/Shaft Generator Motor), 암모니아 추진 등 탈탄소를 위한 친환경연료 기술을 시험할 수 있다. 아울러 전기로 움직이는 선박과 함정의 체계를 시험하는 전동화 LBTS가 있는데, 전기추진 설비와 다양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Solid Oxide Fuel Cell) 제품 테스트가 가능한 연료전지 설비가 대표적이다.

특히, 한화오션은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aving System) LBTS를 활용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대형 LNG운반선에 적용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타입 MWh급 ESS 개발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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