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다친걸 감사히 여겨라. MRI 찍겠다” 테이블 위에 앉아 부순 손님, 변상 요구에 한 답변

카페 사장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글 올려 하소연
“손님은 왕이고 자영업자는 죄인이냐, 너무 억울”

한 남성이 작은 아크릴 테이블(빨간 색 원)안에 앉으려 하는 모습(왼쪽)과 테이블이 부서지자 남성이 다시 일어서는 모습.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 카페에서 투명 아크릴 테이블 위에 앉아 망가뜨린 손님이 “다치지 않은 걸 감사히 여기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자영업자 인터넷 카페에는 ‘손님이 테이블을 부쉈습니다. 자영업자는 죄인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광주광역시에서 한 카페를 운영하는 글쓴이 A씨는 “(카페에)홀로그램 테이블 2개가 있다”며 사진을 함께 올리고 전날 매장에서 벌어진 일을 알렸다.

A씨는 “(손님이)주문 후 홀로그램 테이블을 여기저기 만져봤다. 빙수가 나온 후 홀로그램 테이블에 앉더니 홀로그램 테이블이 부숴졌다”며, “아크릴테이블이라 수리가 불가능하다. 손님은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았다”고 했다.

남성이 앉아 부서진 아크릴 테이블.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A씨가 함께 올린 실내 폐쇄회로(CC)TV 영상의 정지 화면 사진을 보면 손님 일행은 중년 남성 2명과 여성 1명 등 3명이다. 이들은 푹신해 보이는 우단 소재 2인용 소파에 투명한 홀로그램 아크릴 테이블 2개가 있는 자리를 골랐다. 빙수가 나오자 소파에 앉은 여성을 가운데 두고 남성 2명이 삼각 구도로 둘러 앉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는 일행 중 남성 1명이 아크릴 테이블을 만져보고, 테이블 위에 앉으려하는 모습과 3초 뒤 놀라서 벌떡 일어선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일행 포함 3명은 죄송하다는 말도 없이 아크릴본드로 고치면 된다고 한다”면서 “고칠 수 없다하니 안 다친 걸 감사히 여기라고 한다”고 했다.

손님은 “홀로그램 테이블이 의자처럼 생겨서 헷갈렸다. 테이블이라고 적어 놨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다쳤으면 어쩔 뻔 했냐”며 업주를 탓했다.

이에 A씨가 손님에게 변상을 요구하자, 손님은 “한방병원에서 근무하니, MRI를 찍겠다”며 명함을 주고 가버렸다고 한다.

A씨는 “손님은 왕이고 자영업자는 죄인이냐.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걸 의자로 생각하는 얼빠진 사람도 있나”, “기물 파손으로 신고하라”, “예전 삼겹살 집 할 때 오돌뼈 씹다가 이빨 부러져서 물어내라던 아재 생각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