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층시사국] 중국인 30만명 북한 관광 나서나?

박성래 2023. 9. 1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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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층시사국 32회 I] 중국인 30만명 북한 관광 나서나?

■ 北 여종업원들 철수, 중국인 관광 재개 신호탄?


지난달 23일, 중국 베이징.

코로나19로 끊겼던 북중간 하늘길이 3년 7개월만에 열렸습니다.

중국에 있는 식당 등에서 외화벌이를 하던 여종업원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북한으로 돌아가는 북한 여성/
“북조선 돌아가는 기분 어떠세요?”
(묵묵부답)

이들이 돌아가 버리면 이들이 북한으로 보내오던 외화수입이 대폭 줄어들지 않을까?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
“그러면 대체 수입원을 찾아야 되는 거고요. 그거를 아마 관광에서 탈출구를 찾으려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대북소식통/
“빠르면 이번 겨울부터 삼지연 관광이 열릴 걸로 추측이 됩니다.”


벌써부터 여러 가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 연길 예식장에 나타난 中 중년 여성들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

‘혼례대술집’이란 간판이 붙어있습니다.

그 옆에 간자체 한자로 ‘혼례대주점’이라 적혀 있습니다.

취재진이 석 달 전에 찾아갔을 때만 해도 종업원들 대부분이 북한에서 온 젊은 여성들이었습니다.

취재진이 보름 전쯤 찾아갔을 때는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예식장의 한국노래/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 중에 그대를 만나...”

한국 사랑노래가 흘러나오는 건 석 달 전과 똑같았습니다.

달라진 건 종업원들이었습니다.

반소매 티셔츠를 입은 중년여성들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콰이콰이(빨리빨리)”

중국말을 쓰는 종업원들,


석 달 전엔 북한 여종업원들이 하던 일들을 이제는 중국 여성들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자! 바가지 뿌려서 그대로 떨어지면 딸, 엎어지면 아들, 세우면 아들딸 쌍둥이 나옵니다.”

처음 보는 조선족 결혼식이 신기한 모양인지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기 바쁩니다.

검은색 봉사복을 입은 북한 여종업들이 몇 명 보이기는 합니다.

일을 좀 도와주나 싶더니 뒷짐을 지고 옆으로 빠져 버립니다.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기존의 북한 출신의 봉사요원들이 대부분 북한으로 귀국했거나 귀국 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의 반증이 아니겠느냐...”

■ 여행용 캐리서 사는 북 여성들, “이모! 하얀 치마랑 좀 줄여달라요~”

연길 서시장에서 귀국 준비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옷수선집에서 만난 북한 여종업원들, 오전부터 커다란 비닐봉지 몇 개에 뭔가를 잔뜩 싸가지고 왔습니다.

“이건 뭐 안 싸가도 되지 뭐”

중국에서 산 레이스 달린 블라우스들, 바지와 치마, 겨울 외투도 나옵니다. 북한으로 돌아가면 사기 힘든 옷들입니다.
“이모! 그 하얀 치마랑 좀 줄여달라요.”
“응, 알았어. 19개야”
“네”

“그만 하시죠.”
“끝나고 치우자우~”


이들을 다시 만난 곳은 여행용 가방을 파는 가게, 큼지막한 여행용 캐리어를 사고 있었습니다.

북한으로 돌아갈 때 짐들을 넣을 가방들입니다.

석 달 전만 해도, 시장에서 거의 뛰어다니는 북한 여성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뿐인 외출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상당히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이거 어때?”

이 신발, 저 신발 신어보고는, 50위안, 우리 돈 9천원 정도에 달라면서 흥정을 합니다.
그렇게는 안 판다며 고개를 젓는 중국 상인.
“4년 정도 5년 됐으니까... 갈 때가 됐습니다."
"언제 가나요?"
"글쎄... 모르겠습니다. / (어떤 데는 이미 간다고 하던데) 아픈 사람들... (아픈 사람들?) 네”

몸이 아픈 사람들이 우선, 그 다음이 오래된 순서라고 했습니다.

■ "재교육시켜서 중국관광객들이 오는 관광지에 재배치"

남현종 MC/
지난 6월 방송에서는 저희가 연변과 단둥 지역에 있는 식당에서 북한 여종업원들이 수만 명 단위 대거 나와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해드렸는데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습니다. 많은 인원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모양새인데 왜 이렇게 갑자기 들어가는 거죠?

박성래 기자/
북한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됐으니까 국경을 열겠다 이런 얘기입니다. 북한의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우리로 치면 중대본, 중앙방역대책본부 같은 그런 곳인데요. 발표 내용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방송/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보! 방역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들의 귀국이 승인되었다. 귀국한 인원들은 1주일간 해당 격리시설들에서 철저한 의학적 감시를 받게 된다.”

원래는 유엔 제재에 따라서 2019년 말까지 다 북한으로 돌아가야 되는 그런 인력들입니다. 그런데 안 돌아가고 계속 중국에서 일하면서 상당한 액수의 달러를 북한에 송금해오던 그런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유엔 제재에 따라서 2019년 말까지 돌아갔어야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발표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남현종 MC/
그런데 이제 코로나19 상황이 좀 나아졌으니 다시 돌아온다 이런 뜻일 텐데 그렇다면 실제로 북한 내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졌습니까?

박성래 기자/
그렇지도 않습니다. /아까 북한 방송원이 귀국하면 일주일간 격리한다. 그런데 저희가 중국에 취재를 해보면 북한으로 귀국하기 전에 중국에서 일주일 더 격리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총 2주 격리가 되는 거죠. (그렇네요.) 그러니까 해외에 나갔다가 2주 격리한다. 이거는 우리 경험으로 생각을 해보면 한 2~3년 전 상황인 거죠. 그리고 조중 국경 지역에 가서 북한 쪽 세관 이렇게 건너다 보면 근무하는 사람들이 방호복을 입고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러니까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이 아직까지도 북한 쪽은 아주 심하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겁니다.

남현종 MC/
그렇다면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최근 북한의 마땅한 외화소득원이 사라진 상황에서 해외에 하는 인력 송출이 북한 내에서 굉장히 중요한 두 번째로 많은 외화를 벌어다 준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많은 인원들이 북한으로 들어오게 되면 북한 입장에서는 막대한 외화소득원 하나가 사라지는 것 아닙니까?

박성래 기자/ 물론 다 철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로 들어가는 사람들만 눈에 띄니까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일부 새로 나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북한 식당에 가서 봤더니 이런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영상으로 한번 보시겠습니다.

북한 여종업원/
“고거는 잘 내가 모르겠는데요.”
“그럼 어디에 물어보면 되나요?”
“잠깐만요. 언니! 손님이 지금 공연 예약하려고 하는데, 가격을 물어봐서 그래요.”
“금방 왔어요? 잘 모릅니까?”

새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데 들어가는 사람들 숫자가 워낙 많다 보니까 말씀하신 대로 인력 송출에 따른 이제 북한의 달러 수입 이거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잘 이해가 안 돼서 중국 국경 쪽에 있는 취재원들한테 연락을 해보니까 이분들한테 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이 북한에게 곧 새로운 선물을 줄 거다. (새로운 선물이요?) 네 곧 중국이 북한에 관광객을 대거 보내 가지고 돈을 벌 수 있게 해줄 거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대북소식통/음성대역
“그 관광지에서 중국 관광객들에게 봉사하는 성원들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번에 중국에서 철수한 봉사성원들을 다시 교육시켜서 중국관광객들이 오는 관광지에 재배치한다,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 중 관광객 "매년 30만명" 보내준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6월,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평양 시민 25만명이 환영행사에 동원됐습니다.

외신들은 시 주석이 북한에서 황제급 대접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2019년도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통해서 양 정상이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세 가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첫 번째로 매년 한 60만톤 정도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한다. 두 번째로 매년 한 30만명 의 관광객을 보장한다.”

몇 달 뒤, 김정은 위원장이 심혈을 기울인 양덕온천 문화휴양지가 개장했습니다.

사진: 안내판 중국한자들 실내온천장 등

안내판에는 영어와 함께 중국식 간자체 한자들을 나란히 적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몇 달 안 돼서 문을 닫고 맙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김정은 위원장은 연간 30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인적 물적 모든 대비를 해왔죠. 갑작스럽게 코로나가 닥침으로 인해서 연기되어 왔죠. 중국 입장에서는 관광객이라는 것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 사항도 아니고...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이 제재의 틈새를 벌리면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이 그렇게 많지 않죠.”

몇 년 동안 조용했던 양덕온천, 위성으로 들여다봤더니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2년전에는 빈 땅이었던 곳에, 건물 여러 채가 새로 들어섰습니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
“아마도 관광객 숙소를 위한 걸로 보여집니다. 대형 건물들 여러 채가 골짜기에 새로 들어섰는데요. 국경개방과 관련해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하는 사전작업으로 보여집니다.”

지금은 북한 단체 관광객들이 가끔씩 이용하는 정도, 중국관광객들이 대거 들어오게 되면 중국어로 중국 손님들을 다룰 줄 아는, 경험 있는 종업원들이 필요합니다.

지금 한창 북한으로 돌아가고 있는, 바로 이런 인력들 말입니다.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
“북한의 관광 인프라가 아직 구비가 안 됐습니다. 예를 들어서 관광객이 들어오면 그 관광객을 대응,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거든요. 중국에서 오랫동안 서비스 분야에 종사했던 종업원들을 귀국시키는 것이 그것을 대비하는 취지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삼지연 쪽 통상구 확장중, 관광재개 신호탄?

김정은 위원장이 공을 들인 또 다른 관광지, 백두산 자락의 삼지연에선 더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열흘쯤 전에는 백두산 중국 쪽 지역에서 북한 인사들과 회의까지 열었다고 합니다.

대북소식통 /음성대역
“9월 3일에서 6일 사이에 조중접경쪽에서 양측 회의가 열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 쪽에서는 북경, 심양의 상주 일꾼들이 왔다고 합니다. 빠르면 이번 겨울부터 삼지연 관광이 열릴 걸로 추측이 됩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중국의 최고 지도자까지 나서서 연간 30만 명 정도의 관광객 보장할 수 있는 문제 이것이 실제화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당 국가 차원의 재정을 확충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것이 결국은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으로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공을 들이지 않을 수 없죠.”

북한과 접경인 훈춘 지역엔 최근 새로운 현대식 세관 건물이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북소식통/음성대역
“세관은 지금 건설중입니다. 내년이면 문을 엽니다. 이제 삼지연 통상구를 이용해 가지고 서로 협력하고 공동으로 이제 무역하고 관광을 진행하자, 그런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백두산 쪽 통상구에도 시설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
“저쪽에 백두산 천지가 검은 물로 보이고요, 하얀 실선은 북한과 중국의 경계를 나타내는 국경선입니다. 중국측 통상구지역인데요, 이 지역에 최근 새로운 시설이 들어선 것이 포착됐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세관 아래 쪽은 숲이었습니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
“중국 세관시설 바로 아래쪽에 갑자기 새로운 부지가 넓게 조성이 됐습니다. 기존 세관의 약 3.3배 규모로 크게 넓게 부지가 조성이 됐는데, 이게 올 3월의 모습입니다.”

가로 335m, 세로 475m의 새로운 대형 시설.

폭이 넓은 연결도로도 함께 건설중입니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
“도로의 폭, 규모를 봐서는요, 관광버스나 기타 대형트럭들이 북한으로 드나들 수 있도록... 중국을 통해서 관광객을 받는다든가, 물자반입 등 통상 역할도 할 수 있는 통상구의 시설을 겸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기존 세관에는 트럭들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중국 관광객들이 간간이 사진을 찍는 광경이 목격될 뿐, 사람들의 왕래는 아직 드뭅니다.


여유로운 중국 쪽과는 달리 북한 쪽은 아직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8월 무더위에, 하얀색 방호복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껴입었습니다.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을 읽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통제가 비교적 쉬운 국경지역 관광지부터 개방할 거란 관측입니다.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
“지금 중국 내 소식통의 이야기를 들으면 올해 말 전후로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백두산 지구가 아마 1차적으로 개방이 될 것 같고요.”

■ 북중러 밀착, 핵·미사일 문제 더 복잡해질듯

우크라이나 상황이 다급한 푸틴은 북한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도 언제나 반미자주의 전선에서 언제나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이 기회를 빌어서 확언하는 바입니다.”

곧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동북아 신냉전 구도가 강화될수록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은 더 복잡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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