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대형행사 끝나 아쉽나요…유망주 작품 몰아보려면 이 곳 [이번 주 미술가 ‘스윗스팟’]
국가 대표 작가와 유망작가들
프리즈 기간 겨냥한 전시 열전
떠들썩했던 프리즈·키아프가 끝났지만 여진은 여전합니다. 서울 곳곳에서 이 기간 방문하는 전 세계 미술계 관계자들을 겨냥해 유망한 작가들 전시를 펼쳤기 때문이지요. 미술 축제의 여흥을 이어가면서 나만의 유망주를 발견하는 기회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여러 작가가 출동하는 단체전으로 예열하고 개별 작가 개인전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젊은 작가 6인, 미술관 구석구석에
특색있는 작품들 침투시켜 흥미 배가
삼청동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옥상정원에 올라가면 최고은의 동파이프 조각 ‘선베이크’가 마치 일광욕하듯 펼쳐져 있고, 아트선재센터 아트홀의 백스테이지와 분장실에는 현정윤의 조각이 주인공처럼 앉아있답니다.
얇은 실같은 조명으로 그림을 그린 듯한 오종과 야외 한옥 옆에 체육관처럼 쇠 파이프로 설치한 이요나의 구조물은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 작품인지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전시는 10월 8일까지. 무료관람.
실력파 갤러리 기체서 열려
이번 전시에서는 ‘트로피’형식의 신작 조각을 상징적인 모티브로 삼아서 하나의 대상(원본)이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의미 지어지는 것에 주목한답니다. 동일 인물이 미묘하게 바뀌는 표정에 색의 변주가 더해지는 회화 16여점을 펼쳤습니다. 선명한 원색 벽에 나란히 걸리니 작품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멋진 갤러리가 품고 있는 ‘비밀의 정원’ 벤치에 앉아 잠깐 쉬어가도 괜찮답니다.
전시는 10월 7일까지. 무료관람.
사회서 소외된 약자에 대한 시선
미술전문지가 꼽은 필수 코스
미술관과 작가들 방문 잇달아
지난 2013년 아트선재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지요. 지난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에 선정됐던 작가가 개방형 수장고 ‘러브 유어 디포’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고 그간 작업을 총체적으로 펼쳤습니다. 작가가 큐레이팅하듯 동료 작가들 작품을 보관하고 진열하는 행거를 만들어 제시합니다. 관람객들도 한번 조작해 볼 수 있답니다. 각도가 달라지면서 작품들이 달리 보이는 재미가 있군요. 전시는 10월 27일까지.
참 기존에 PKM 옆에 있던 바라캇 컨템포러리가 당분간 바라캇 서울이 있던 삼청동 초입에서 운영된답니다.
국제갤러리 ‘동면한옥’ 전시
낡은 한옥과 어울리는 미감 인기
동시대 한국 작가 중에서 해외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다 보니 프리즈 기간 방한한 해외 미술계 관계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전시로 꼽히지요. 작가가 지난 2006년 인천의 한 민가에서 했던 국내 첫 개인전 ‘사동 30번지’를 연상시키는 낡은 한옥에서 야간에 손전등을 의존하는 전시 연출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그간 선보였던 빨래건조대와 링겔대 등도 있지만, 거대한 벌집을 닮은 ‘소리나는 행성 주머니-홍예식물지도’ 등 신작도 만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전시장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기 전 유보적 상태에 있는 본 한옥 공간을 적극 활용해서 양혜규 작가의 대표적인 조각과 더불어 많이 보이지 않았던 판화와 래커 회화 등 평면 작업 등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공간이 협소하다보니 한 번에 10명씩만 들어가서 주말에는 대기열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전시는 10월 8일까지.
구정아 작품세계 보려면 PKM으로
드로잉과 조각 등 20여점 선보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느슨하면서도 긴밀하게, 비선형적으로 관계를 맺는 작업을 통해서 우리가 발붙인 현실 너머 또 다른 가능성의 영토로 관람객을 초대하고자 한답니다. 드로잉, 프린트, 포스터, 책 등 작품 세계 전반의 흐름을 보여주는 다양한 매체의 작업과 더불어 새로운 대형 페인팅과 부유하는 마그넷 조각 등 작품 20여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 카페도 정찬이나 차를 즐기기에 아주 좋답니다.
전시는 10월 14일까지.
열린송현녹지광장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도 체험
국내 1세대 총체 예술가로 통하는 김구림 개인전도 미술사 책에서만 보던 역사적 작품들을 실물로 영접할 수 있어 미대생들의 순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 들리죠. 아 현대화랑에서는 1세대 행동예술가 성능경 개인전이 열리고 있군요. 평생 외길을 걸어온 괴짜 작가의 흔적을 발견하는 기회네요.
이 근방 골목 구석구석에는 한옥의 정취를 뿜어내는 멋진 식음료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 한옥에서 즐기는 맥주 덕분에 외국인들과 함께 줄 서야 하는 ‘기와탭룸’은 물론 막걸리 칵테일 등 신선한 조합으로 유명한 ‘공간’에서 알코올을 흡입할 수 있고, 팥빙수와 커피가 맛있는 한옥 카페 ‘자작나무 이야기’도 항상 붐비지요. 이태리재와 제이네 등 정찬을 즐길 양식당도 있죠.
오는 10월 29일까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안국역 인근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특별한 설치물을 체험하고 가을 날씨를 만끽하거나, 인근 공예박물관 전시도 함께 챙겨봐도 좋겠습니다.
아트사이드 컨템포러리 새로 열어
박살난 피아노 등 인상적 작품 설치
이태수 작가는 색다른 시각적 경험으로 놀래키는 작가지요. 우리의 시각적 고정관념과 학습된 인지능력을 뒤틀어 보이며 추측과 상상 속 물성을 재조합하는 작업을 펼쳐왔습니다. 낙석이 떨어진 듯한 연극적 설치 옆에는 피아니스트 김가온이 빗속에서 연주하는 영상이 함께 틀어지면서 묘한 감정의 휘몰아침을 조성합니다. 테라스에도 대형 거울과 바위를 놓아 색다른 감각을 일깨워줍니다.
이곳 본전시장 1층과 지하 1층에서는 최수인 개인전 ‘He gives me butterflies. 사랑’이 함께 열리고 있네요. 자연물에 빗대어 인간의 관계를 탐색하는 추상화로 유명한 작가지요. 이번에는 파도를 연상시키는 푸른빛 색감이 가득한 유화 25점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네요. 진실하지 못한 불편한 관계 같은 개인적 경험을 풀어내는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비슷한 공감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세요.
두 전시 모두 10월 7일까지.
작가들의 개인전 모음 같은 ‘파노라마’전시
인터넷 예약하면 도슨트 투어도 무료로
중견 작가 홍승혜가 중심을 잡고 이진주·박그림·심래정·김지영·이희준·권혜원·이재이·전현선·류성실·김인배 등 개성 강한 차세대 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작가들 각자 공간을 나눠서 개인전을 여는 듯한 기획이지요. 특히 심래정 작가의 상상력이 영상과 설치, 회화 등으로 총망라된 공간이 인기가 높습니다. 프리즈 기간 주목받은 작가 이진주가 펼친 기묘한 세계관도 흥미롭지요. 무료관람이지만 네이버 예약을 하고 가서 도슨트 설명을 들으면 더 좋습니다.
전시는 10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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