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40시간 타고 천만원 썼는데 허탕”…운빨 시험하는 극한여행지 [여프라이즈]

신익수 기자(soo@mk.co.kr) 2023. 9. 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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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번개.<사진=픽사베이>
수천만원 들여서 갔는데, 시그니처 포인트를 못보고 오는 황당한 경우. 놀랍지만, 그런 여행 포인트가 있다. 여행 서프라이즈, 여프라이즈. 이번 편은 운빨이 좋아야, 볼 수 있는 여행지 베스트다. 잊을 뻔 했다. 만약, 이곳에 가셨는데, 한방에 그 포인트를 보셨다면 필히, 귀국길에 로또를 사실 것.

1. 카타툼보 강(Catatumbo River)

살벌한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 베네수엘라 카타툼보 강이다. 1년에 160일 이상, 하루 10시간 동안 소나기가 내리고 번개가 친다. 놀랍게 이 번개가 몰아치는 곳, 카타툼보 강과 마라카이보 호수가 만나는 좁다란 지역이다. 어느 정도냐? 놀라지 마시라. 전 세계에서 번개가 가장 많이 치는 곳으로 ‘기네스북’에도 등재까지 됐으니 말 다했다. 연간으로 단순 계산하면 정말이지 경이적이다. 1년에 번개 치는 횟수가 무려 ‘117만6000번’. 번개가 많이 내려칠 때는 시간당 ‘2만번’까지 연속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기네스북에까지 등재된 이런 엄청난 번개를 보기 위해선 역시 엄청난 운까진 필요없을 것 같다. 1년에 160일 이상이니, 약 2분의 1 확률. 기네스북에 오른 번개를 볼 수 있는데,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확률이다.

2.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

우유니 사막.<사진=픽사베이>
한 장의 사진 기억나시는지. 하얀 소금사막 위에 자동차나 사람이 서 있는 사진. 맞다. 볼리비아 하고도 그 유명한 우유니 소금사막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는 애칭이 붙은 환상의 포인트다. 대충 찍어도 그림이 되는 이곳. 그런데 이 신비로운 소금사막이 알고 보면 굉장히 ‘까다로운 녀석’이라는 거 알고 계시는지. 충격적이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물 고인 소금사막은 일 년 중 12~3월의 우기 때만 볼 수 있다. 심지어 우기 때라고 항상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비가 온 뒤 맑은 날’이라는 특수조건까지 붙는다. 우기에 맑은 하늘이라. 당연히 이 귀한 장면을 보는 것, 오직 신의 뜻에 달려 있는 셈이다.

3. 옐로나이프(Yellowknife)

영혼의 샤워 오로라.<사진=픽사베이>
운 하면 떠오르는 게 오로라 헌팅. 오로라를 직접 본 사람들은 영혼의 샤워라고 까지 극찬한다. 하지만 오로라 역시도 운빨 없으면 보지 못하니 환장할 노릇이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만 볼 수 있는 게 오로라다. 그나마 오로라를 볼 확률을 높이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세계에서 오로라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지역으로 선정한 곳이 바로 캐나다의 ‘옐로나이프’란 곳이다. 공식 기록은 3일 연속 관측 때 95%, 4일 연속 관측 때가 98%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문제는 체류비용이다. 비행기 왕복 가격만 캐나다까지 500~600만원. 현지에 머무는 1박 가격도 상상을 초월한다. 딱 1박 만에 본다는 것, 진짜 로또 당첨이다.

4. 독도와 백두산

독도 <사진=픽사베이>
대한민국에도 운을 시험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독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되어 있는 독도는 일단 입성 자체부터가 힘들다. 왜냐? 배편이 매우 한정적이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그마저도 뜨지 않는다. 독도에 가는 유일한 방법은 울릉도 저동항이나 사동항에서 배를 타는 것. 그런데 파고가 높다, 이러면 아예 배를 정박할 수도 없다. 모든 난관을 뚫고 운 좋게 독도에 도착하더라도 관광시간은 고작 30분. 아, 그러니 ‘운빨’ 좋은 사람만 갈 수 있는게다.

백두산 정상의 천지 역시, 운빨로 승부한다. 천지 하면 딱 떠오르는 게 이런 탁 트인 전망의 사진. 하지만 역시나, 맑은 날의 백두산 천지를 보는 것은 일 년 중 단 몇 달 뿐이다. 설상가상 백두산은 겨울 날씨가 연중 230일 남짓 지속되고, 기후변화가 심한 편. 청명한 백두산 보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 정말 운이 좋아야 맑은 날의 천지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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