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공무원과 민원인에게 한자 풀이 봉사하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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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능력이 닿은 한 도움이 된다면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15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청 민원실에는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노신사가 가족관계 등록팀 주무관에게 한자로 된 호적에 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김현정 일산동구청 가족관계 등록팀 주무관은 "저도 한자 자격증을 취득했는데도 민원인들의 호적등본을 볼 때면 모르는 한자가 수두룩하다"면서 "그럴 때마다 어르신께 달려간다. 직원들도, 민원인들도 어르신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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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제 능력이 닿은 한 도움이 된다면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15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청 민원실에는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노신사가 가족관계 등록팀 주무관에게 한자로 된 호적에 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2005년 43년의 교직 생활을 마친 송석염(81) 어르신.
어르신은 올해 초 일산동구청에서 공문서의 어려운 한자를 풀이해주는 자원봉사자를 뽑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했다.
어려서부터 한자를 배웠고 교사 생활을 하면서도 한문을 틈틈이 익혔기에 한자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선 것이다.
자원봉사자로 선정된 어르신은 1주일에 3번(월·수·금)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공무원과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어르신의 해박한 한자 실력은 민원인뿐 아니라 공무원들에게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김현정 일산동구청 가족관계 등록팀 주무관은 "저도 한자 자격증을 취득했는데도 민원인들의 호적등본을 볼 때면 모르는 한자가 수두룩하다"면서 "그럴 때마다 어르신께 달려간다. 직원들도, 민원인들도 어르신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 민원인은 자신의 족보까지 들고 와 문의한 적도 있고 다른 동주민센터의 직원들도 전화해 한자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한다"며 "최근에는 국방부에서 유해 발굴을 하기 전 전사자의 호적 등본을 가지고 와 문의한 적이 있었는데, 어르신께서 한자 풀이를 도와줘 민원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충북 영동이 고향인 어르신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사 생활을 하면서도 역사와 민속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교사 생활을 하면서 1979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박물관대학을 수료하고, 전국의 문화재와 고적 등을 답사하며 설명을 듣기도 했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연세대 교육대학원 역사학과를 졸업하는 등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갖췄다.
어르신의 봉사활동은 일산동구청에 그치지 않는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고궁박물관에 나가 혼자 역사 공부를 하면서 박물관의 도서 정리 자원봉사를 했으며, 2011년부터 작년까지는 민속박물관에서도 전시해설 봉사를 도맡아 했다.
2012년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 개관하면서 5년 동안 전시해설을 담당했고, 2019년부터 4월부터는 서울 은평구 서울기록원에서 주 1회 전시 안내 봉사를 하고 있다.
송 어르신은 "이런 봉사활동이 나 자신도 공부가 되고, 내가 알고 있는 걸 남한테 알려줄 수 있어 보람"이라며 "능력이 닿은 한 도움이 된다면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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