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러운 집념' 배지환 대활약, '풀카운트→풀카운트→풀카운트→풀카운트' 대체 몇개를 던지게 한 거야... '안타+도루+호수비' 팀 7-6 승리 견인! [PIT 리뷰]

김우종 기자 2023. 9. 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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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배지환. /AFPBBNews=뉴스1
레이놀즈(오른쪽 등번호 10번)가 14일(한국시간) 워싱턴전에서 4회 투런포를 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득점을 올린 배지환(왼쪽)의 모습도 보인다. /AFPBBNews=뉴스1
잭슨 러틀리지가 4회 레이놀즈에게 투런포를 내준 뒤 모자를 벗은 채 땀을 닦고 있다.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배지환(24)이 그야말로 집념을 보여줬다. 자신이 들어선 모든 타석에서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벌이며 워싱턴 투수들을 괴롭혔다. 상대 투수로 하여금 던지게 한 공은 이날 총 29개. 투수들의 입장에서는 징그럽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배지환의 집념이 빛났다. 8경기 연속 안타는 덤이었다.

배지환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펼쳐진 워싱턴 내셔널스와 2023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석 3타수 1안타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이로써 배지환은 지난 6일 밀워키 브루어스전부터 이어온 안타 행진을 개인 최다인 8경기로 늘렸다. 이날 경기를 마친 배지환은 올 시즌 팀이 치른 146경기 중 9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5(294타수 72안타) 2루타 16개, 3루타 1개, 2홈런, 27타점 48득점, 25볼넷 77삼진, 출루율 0.307, 장타율 0.327, OPS(출루율+장타율) 0.634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 워싱턴 내셔널스 vs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선발 라인업 (한국 시각 9월 14일, PNC 파크 관중 9883명 입장)
이날 워싱턴 내셔널스는 CJ 에이브람스(유격수)-토마스(우익수)-스미스(1루수)-메네시스(지명타자)-블랭켄혼(좌익수)-가르시아(2루수)-밀라스(포수)-알루(3루수)-영(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잭슨 러틀리지.

이에 맞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배지환(중견수)-레이놀즈(좌익수)-헤이즈(3루수)-잭 스윈스키(지명타자)-로드리게스(포수)-팔라시오스(우익수)-피게로(2루수)-리바스(1루수)-트리올로(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콜린 셸비였다.

피츠버그 선발 셸비가 1회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워싱턴 선발 러틀리지가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배지환은 멀티 출루와 함께 두 차례 득점을 올리는 등 리드오프로서 제 몫을 다했다. 배지환은 팀이 0-1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을 밟았다. 상대 선발 투수는 이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잭슨 러틀리지(2019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 17번)였다. 러틀리지는 첫 등판에 다소 긴장한 듯, 배지환을 상대로 볼 3개를 연거푸 뿌렸다. 초구 구속은 무려 97.6마일(157.1㎞)까지 나왔다. 다만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어 스트라이크 2개를 지켜본 뒤 6구째 파울을 기록했다. 결국 풀카운트에서 7구째 바깥쪽 낮은 89.3마일(143.7㎞) 체인지업을 공략해 깨끗한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배지환의 출루에 상대 배터리는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한 차례 견제구가 이어진 끝에 계속해서 도루 기회를 엿본 배지환. 이어 후속 레이놀즈의 좌익선상 안쪽에 뚝 떨어지는 안타 때 2루에 안착했다. 다음 타자 헤이즈가 우중간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배지환이 3루를 돌아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배지환이 선취 득점을 팀에 안긴 순간이었다.

배지환은 팀이 4-1로 앞선 2회초 다시 한번 선두타자로 타석을 밟았다. 배지환은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 스트라이크를 지켜봤다. 3구와 4구는 모두 볼. 3-1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배지환은 두 차례 파울을 때려냈다. 이번에도 풀카운트 승부. 결국 7구째 바깥쪽 88.9마일(143㎞) 체인지업을 받아쳤으나 우익수 직선타로 고개를 숙였다.

브라이언 레이놀즈(오른쪽)가 1회 타점을 올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AFPBBNews=뉴스1
14일(한국시간) 워싱턴-피츠버그전 모습.
◆ 집념의 배지환, 4연타석 풀카운트 승부 펼치다... 안타와 득점, 도루, 호수비까지 '맹활약'
배지환은 팀이 5-1로 앞선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섰다. 이번에도 배지환의 집념이 빛났다. 볼과 스트라이크, 볼과 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는 2-2가 됐다. 여기서 낮은 커브를 잘 골라내며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이어갔고, 기어코 6구째 95.3마일(153.3㎞) 낮은 공을 지켜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다시 바빠진 상대 배터리. 후속 레이놀즈 타석 때 배지환이 2루 도루를 감행했다. 그런데 상대 포수 드류 밀라스가 공을 잡은 뒤 도루 저지를 위해 2루로 힘차게 공을 뿌렸다. 그런데 그만, 이 송구가 러틀리지의 머리를 강타하면서 외야로 굴절되고 말았다. 이 사이 배지환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상황을 파악한 뒤 잽싸게 3루에 안착했다. 배지환의 시즌 23호 도루. 그런데 상대 배터리의 도루 수비 과정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러틀리지가 포수의 2루 송구를 알아채고 정상적으로 몸을 웅크리며 피하려 했지만, 밀라스의 송구가 너무 낮았다. 매우 위험했던 상황. 천만다행으로 공에 머리를 강타당했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결국 배지환은 레이놀즈의 우월 투런포 때 홈을 밟으며 이날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배지환은 팀이 7-5로 앞선 6회말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로버트 가르시아. 그리고 이번에는 풀카운트를 넘어 무려 9구까지 가는 커트 신공을 보여줬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볼을 골라내며 이날 네 번째 풀카운트를 만든 배지환. 6구와 7구, 그리고 8구 모두 파울을 기록하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결국 9구째 84.5마일(136㎞) 바깥쪽 슬라이더에 파울팁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상대 투수를 충분히 괴롭힌 뒤였다.

배지환은 수비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CJ 에이브람스의 타구가 우중간 외야를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이 타구를 향해 배지환과 피츠버그 우익수 조쉬 팔라시오스가 나란히 쇄도했고, 가까스로 충돌을 피한 가운데 배지환이 낚아챘다. 자칫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순간적으로 둘의 운동 신경이 빛났다.

워싱턴 포수 밀라스가 5회 자신의 커리어 첫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편 이날 피츠버그는 치열한 접전 끝에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워싱턴은 1회초 두 타자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스미스가 우익선상 2루타를 친 뒤 후속 메네시스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0-1) 그러나 피츠버그는 곧바로 이어진 1회말 대거 4점을 뽑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배지환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레이놀즈의 안타 때 2루까지 갔고, 헤이즈의 우중간 적시 2루타 때 득점했다.(1-1) 이어 스윈스키가 좌익선상 역전 적시타를 치며 2-1을 만들었고, 1사 후 팔라시오스와 피게로가 연속 적시타를 몰아치며 4-1까지 도망갔다.

피츠버그는 3회 또 한 점을 뽑았다. 1사 후 팔라시오스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러틀리지의 폭투를 틈타 2루까지 갔다. 피게로가 삼진을 당했으나, 리바스의 우익선상 적시 2루타 때 팔라시오스가 득점하며 5-1이 됐다. 피츠버그는 4회 큰 것 한 방으로 2점을 추가했다. 1사 후 배지환이 볼넷으로 1루를 밟은 뒤 레이놀즈가 우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점수는 7-1까지 벌어졌다.

이후 워싱턴의 무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5회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밀라스가 우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7-2) 이어 6회에는 선두타자 에이브람스가 볼넷으로 나간 뒤 토마스의 적시 2루타 때 득점했다.(7-3) 다음 타자 스미스가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7-5, 순식간에 두 점 차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9회초. 워싱턴의 마지막 공격. 피츠버그는 '클로저' 데이비드 베드너를 투입했다. 하지만 블랭켄혼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가르시아에게 우전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어진 무사 1, 3루에서 루이즈가 내야 안타를 쳤고, 이 사이 블랭켄혼이 득점했다. 7-6, 한 점 차. 베드너는 알루를 1루 땅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으나, 바르가스에게 볼넷을 던지며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위기는 여기까지였다. 에이브람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후속 토마스마저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타구 역시 배지환이 잘 따라가 안정적으로 포구했다.

2연승을 내달린 피츠버그는 시즌 전적 68승 78패를 마크하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를 유지했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와일드카드 3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76승70패)와 격차는 8게임 차. 피츠버그는 계속해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2연패에 빠진 워싱턴은 65승 81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다.

14일(한국시간) 승리 후 기뻐하는 피츠버그 선수들.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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