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대교 위에서 날다
최병화 헤슬롭 펜시니 등 참가
비 내리는 한강 다리 위에서 그들은 몸을 던졌다.
에이던 헤슬롭(21·영국), 잰시아 펜니시(25·호주), 최병화(32)는 13일 서울 양화대교에 설치된 특설 플랫폼에서 18m 아래의 수면을 향해 뛰어들었다.
이들은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세계적 스포츠 음료 업체인 ‘레드불’과 함께 클리프(절벽) 다이빙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에 참여해 시범을 보였다. 이 익스트림 스포츠 행사가 국내에서 열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레드불은 2009년부터 매년 클리프 다이빙 월드시리즈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보스턴,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폴리냐노 아 마레, 일본 미야자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모스타르에서 대회가 열렸다. 11월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최종전이 예정되어 있다. 매 대회마다 남녀 선수 12명씩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남자부는 높이 27m, 여자부는 21m 정도의 절벽 혹은 인공 구조물 위에서 다양한 연기를 해 합계 점수로 순위를 매긴다. 시즌 종합 우승자도 가린다.
헤슬롭은 이번 시즌 남자부 2위, 펜니시는 여자부 3위를 달리고 있다. 최병화는 지난 7월 세계선수권(일본 후쿠오카)의 하이 다이빙 종목(남자부 높이 27m)에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출전했다.
헤슬롭은 양화대교 아치 구조물 중간 부근의 보행자 통행로 난간 위에 설치된 플랫폼에서 세 번 다이빙을 했다. 세계적인 선수답게 궂은 날씨 속에서도 매번 다른 기술을 구사했다.
펜니시는 물구나무 자세를 포함해 두 차례 연기를 선보였다. 최병화도 공중에서 몸을 비틀고 회전하는 단독 다이빙을 두 번 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클리프 다이빙은 공중 연기를 한 뒤 충격을 줄이기 위해 똑바로 선 자세로 발부터 입수(入水)해야 한다. 낙하 속도가 최고 시속 85km에 이르므로 수면에 몸이 잘못 부딪히면 정신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최병화는 이날 마지막 순서로 펜니시와 동시에 뛰는 싱크로나이즈드 다이빙을 했는데, 공중에서 몸의 중심이 흔들리면서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입수했다. 부상이 우려됐으나 곧 물 위로 나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안전사고를 대비해 이날 행사 내내 다리 아래쪽엔 다이버들이 물에 들어간 채 대기했고, 구조 요원들도 보트에서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헤슬롭은 행사 후 “클리프 다이빙은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관중 친화적 스포츠다. 한국에도 대회가 열린다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펜니시는 “양화대교도 클리프 다이빙을 하기에 좋은 장소였다. 소셜미디어에 소개된 영상들을 접하면 클리프 다이빙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최병화는 “그동안 머리 속으로만 그렸던 일이 오늘 현실로 펼쳐졌다. 두려움과 싸우며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이 스포츠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원전 확대·법인세 인하 놓고 충돌... 獨 ‘신호등 연정’ 3년 만에 붕괴
- ‘여소야대’ 일본 중의원, 30년 만에 野가 예산위원장 맡는다
- 추위 풀리는 주말... 전국 빨갛게 물든다
- 中, 지방정부 부채 감축에 2000조원 투입
- 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 돌연 자진 사퇴
- 부산·경남 행정 통합 첫발... “대한민국 경제 수도 될 것”
- 尹 “우크라서 습득한 현대戰, 100만 북한군에 적용땐 안보 큰 위협”
- “비상문 열려고 한다”...’대한항공 기내 외국인 난동’ 당시 상황 보니
- ‘3500억대 다단계 사기’ 마이더스 前 대표 서모씨, 징역 16년
- [단독] ‘검사 때 사건 수임 논란’ 이종근, 검찰 수사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