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 재건축 최대어 '삼익비치', 뇌물수수 의혹 제기

정영희 기자 2023. 9. 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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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재건축 대장주 중 하나로 이름을 알린 수영구 남천동 '남천2구역(삼익비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의 현 조합장과 대의원 1명이 형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달 경찰에 고발 당해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정영희 기자
부산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수영구 남천동 남천2구역(삼익비치타운) 재건축 사업이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일부 조합원이 현 조합장의 대의원, 정비업체와 공모해 제3자뇌물수수죄를 주장하고 있으나 조합장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첨예한 갈등을 보였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남부경찰서는 '남천2구역(삼익비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현 조합장 A씨와 대의원 B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 중이다.

B씨는 2017년 C정비업체에 계약직으로 고용됐다. 분양 관련 지식이 있다는 이유다. 당시 조합 감사였던 A씨는 이듬해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고발인 측은 이후 B씨가 대의원으로써 A씨의 조합장 업무 다수를 대행했다고 주장했다. 규정상 대의원이 보수를 받는 조합 임원이 될 수 없고, 조합 승인 없이 B씨를 임원 채용하는 것 또한 불가한 탓에 C정비업체에 부탁해 B씨의 고용계약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대가를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B씨가 C정비업체로부터 받은 월 급여는 250만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일부는 A씨와 B씨를 뇌물수수 공동정범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조합장은 뇌물 관련 범죄의 적용에서 공무원으로 의제된다. A씨가 B씨와 정비업체로부터 급여 명목의 금전을 받기로 공모했고 B씨는 실제로 금전을 수령했다는 이야기다.

A씨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기사 보도 이후 연락해 온 A씨는 "B씨가 정비업체와 고용계약을 맺을 때 조합장이 아니었는데 B씨와 뇌물을 주고받을 이유가 없지 않냐"며 "조합장이 된 후 해당 정비업체에서 1년 계약직이던 B씨와의 고용계약을 2회 연장한 바 있으나 뇌물공여와 연결됐다는 주장은 근거가 전무하다"고 반박했다.

수사 참고인으로 출석했다는 C정비업체 영남지사장 또한 뇌물공여는 사실이 아니라는 뜻을 표했다. 그는 "고발인이 주장하는 사건 발생 연도는 B씨 취업 이후인 2019년이니 애초에 사건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 여론에 혼동을 주려는 목적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이와 별개로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는 조합장을 포함해 조합 임원들을 교체하자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 조합은 총회에서 종전 설계업체인 일신설계종합건축사무소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올 3월11일 재입찰을 통해 건원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설계용역업체로 선정했다. 하지만 입찰 과정에서 건원 측이 직원 수를 허위 기재한 사유로 닷새 만에 무효 통보됐다.

조합은 같은 달 31일 다시 대의원 회의를 진행, 차순위였던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ANU)를 설계용역업체로 대체했다. 이 과정에 조합이 선정한 감정평가업체 3개사를 통해 진행한 종전 자산평가의 가격형성 요인에서 바다 조망권이 배제됐고 전유부분 평가가 누락된 일부 동이 발견됐다. 조합은 조망권 분석을 담당할 2개사를 추가 선정했으나 총회 개최와 조합원 동의가 진행되지 않아 착공 지연이 발생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뿐만 아니라 조합은 설계변경 절차로 인한 문제도 겪고 있다. 지난해 사업시행계획을 인가받기 전 부산광역시해운대교육지원청은 삼익비치 인근에 두 개의 유치원이 있어 신규 유치원 건립을 허가하지 않았다. 당시 조합은 유치원 부지 용도를 공공청사로 변경하는 조건으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취득했다. 일신과의 계약 체결 전 일부 조합 임원들은 유치원 부지의 용도변경 주장을 지속해서 제기했다.

현행법상 정비사업에서 설계변경을 하려면 각 지방자치단체 경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설계변경 기간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늘어 비용이 늘고 조합은 공공청사 기부채납 시 20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든다는 사실을 당초 사업시행계획인가 당시 조합원에게 고의로 숨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1979년 33개동 3060가구 규모로 지어진 삼익비치타운은 올해 준공 45년째를 맞았다. 분양 당시 부산에서 처음으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고 10층 이상 고급 아파트로 이름을 알렸다. 2004년 추진위원회 설립, 2016년 조합설립인가를 거쳐 시공사 선정을 마쳤으나 조합장과 조합원 간 분쟁이 발생해 사업이 지체됐다.

지난해 9월 지하 3층, 지상 25~60층 아파트 12개동 총 3325가구를 건립하기로 사업 가닥을 잡았으나 서울 주요 입지의 재건축 아파트보다 높은 분담금과 총회 전자투표 허용 여부를 둘러싼 수영구청과의 갈등을 원인으로 한 잡음은 여전한 상태다.

오는 17일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 선거를 주요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가 열린다.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A씨와 B씨, 현 조합 비상임이사 1인이 조합장 후보로 출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제공=조합원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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