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노선도, 40년 만에 디자인 변경…중심에 2호선, 환승역은 신호등 표기
색약자·시각약자·고령층 위해 더 밝고 선명
20∼30대 실험서 역 찾는 시간 최대 55%↓
서울 지하철 노선도가 40년 만에 디자인이 바뀐다. 2호선 순환선을 녹색 원형으로 표현해 중심에 두고 각 노선은 색깔과 패턴에 차별화를 둬 시인성을 높였다.
서울시는 시각·색채·디자인·인지·교통 등 분야별 전문가 자문을 거쳐 완성한 개선 노선도를 13일 공개했다.
서울 지하철은 1980년대 4개 노선 106개역에서 2000년대 9개 노선 338개역으로 늘었고 현재 23개 노선 624개역까지 증가했다. 2025년까지 신림선·동북선·면목선·위례신사선·9호선 4단계 연장 등 10개 노선과 GTX 등도 신설될 예정이다.
반면 노선도는 1980년대 처음 적용된 형태에 역과 노선만 추가해 확장하기 어려운 디자인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에 이번 개선 디자인은 노선별로 제각각이었던 다선형 구조를 순환선인 2호선을 원형으로 중심에 둬 강조하고 다른 노선도 국제표준 8선형으로 바꿨다.
특히 경로, 중요도에 따라 주요 전철, 경전철, 도시철도, 간선철도 등으로 노선을 나눠 색상과 종류를 분류했다. 1~9호선 전철을 중심으로 밝기와 선명도, 패턴을 적용해 복잡한 노선도 안에서 확실히 구분되게 한 것이다. 색약자·시각약자·고령층 등이 잘 볼 수 있도록 밝기와 선명도 차별화했다.
또 일반역과 똑같은 모양이거나 태극 문양이 혼용돼 구분이 쉽지 않았던 환승역은 신호등 방식을 적용했다. 환승역을 지나는 노선이 모두 색깔로 표시돼 나열되기 때문에 열차를 갈아타면서 목적지를 따라가기 쉽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을 고려해 역번호와 공항과 강·바다 등 지리적 위치를 알 수 있는 정보도 넣었다.
서울시는 20~30대 내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후 디자인으로 역 찾기 실험을 한 결과 소요 시간은 최대 약 55% 줄었다고 밝혔다. 환승역 길 찾기는 최대 69%까지 단축됐다. 외국인의 소요 시간 감소폭이 내국인보다 21.5% 더 높았다.
이번 개선 노선도는 온라인과 스마트폰 등 디지털 환경에 맞춰 1대1 비율과 16대9 비율로 개발돼 공유될 예정이다. 지하철 노선도를 서울 홍보 디자인과도 연계해 브랜드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새로 발표한 지하철 노선도는 시각약자와 외국인 등도 읽기 쉬운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며 “서울이 세계 도시로 성장하고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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