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4-1 완파→튀르키예전에도 '골골골골!', 4-2 승...무시무시한 일본, 명실상부 아시아 1강으로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독일에 이어 튀르키예까지. 일본은 이제 누구도 무시 못할 완전한 강팀이 된 듯하다.
일본은 12일 오후 9시 20분(한국시간) 벨기에 헹크에 위치한 체게카 아레나에서 열린 튀르키예와의 친선경기에서 4-2로 이겼다. 직전 경기에서 독일을 4-1로 대파하며 한지 플릭 감독 경질까지 이끈 일본은 복병 튀르키예까지 잡아내면서 최고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독일을 대파한 일본]
튀르키예전을 보기 전에 독일전부터 돌아봐야 한다. 일본은 최정예 라인업을 구성했다. 아야세 우에다를 필두로 공격진에는 카오루 미토마, 카마다 다이치, 이토 준야가 선발로 나왔다. 엔도 와타루와 모리타 히데마사가 3선에 자리했다. 수비수 4명은 이토 히로키, 토미야스 타케히로, 이타쿠라 코, 스기와라 유키나리였다. 골키퍼 장갑은 오사코 게이스케가 맡았다.
홈팀 독일은 카이 하베르츠가 최전방에 나섰다. 2선에는 세르쥬 그나브리, 플로리앙 뷔르츠, 르로이 사네가 위치했다. 일카이 귄도간, 엠레 잔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니코 슐로터백, 안토니오 뤼디거, 니클라스 쥘레, 조슈아 키미히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마크 안드레 테르 슈테겐이 골문을 지켰다.
점유율은 독일이 높았다. 이날 독일은 68%의 점유율을 챙기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지만,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일본의 효율적인 역습에 수비는 우왕좌왕했고, 쉽게 실점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반대로 일본은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 일본은 전반 11분 이토 준야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독일은 전반 19분 르로이 사네의 동점골로 스코어의 균형을 맞췄다. 기쁨은 잠시였다. 일본이 전반 22분 우에다 아야세의 행운의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1-2로 전반을 마친 독일은 절치부심했다. 파스칼 그로스, 로빈 고젠스, 율리안 브란트, 토마스 뮐러 등을 투입하며 득점을 노렸다.
후반에도 일본의 기세는 이어졌다. 독일은 일본의 빌드업을 전혀 견제하지 못했다. 후반 3분 일본의 역습이 시작됐다. 우당탕탕하면서 일본의 역습이 진행됐다. 우에다가 다시 한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같았다. 흘러나온 공을 다이치가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이마저도 빗나갔다. 후반 9분에도 일본의 공격이 진행됐다. 미토마에게 시선을 빼앗긴 독일은 다이치를 놓쳤다. 다이치가 날린 슈팅은 테어 슈테겐에 잡혔다. 3분 뒤에는 미토마가 직접 치고 들어와 슈팅을 시도했다. 테어 슈테겐 정면으로 향해 기회가 무산됐다.
위기를 느낀 독일은 후반 15분 파스칼 그로스와 로빈 고젠스를 투입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하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독일은 일본의 역습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후반 25분 이번에도 일본이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다. 미토마가 달려가는 아사노 타쿠마에게 완벽한 패스를 넣어줬다. 아사노의 슈팅은 테어 슈테겐에 막혔다. 미토마가 뒤따라와 다시 슈팅을 시도했지만 테어 슈테겐의 선방쇼가 이어졌다.
유효 슈팅의 차이는 스코어의 차이로 나타났다. 독일은 점유율을 높게 가져갔지만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후반 막판 완벽하게 기울었다. 후반 45분 모든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했던 독일이 쿠보를 완벽히 놓쳤다. 쿠보는 완벽한 득점 기회를 아사노에게 양보했다. 아사노는 빈 골대에 가볍게 공을 밀어 넣었다. 2분 뒤에 일본의 추가골이 터졌다. 우측에서 쿠보가 센스 있는 크로스를 올려줬다. 다나카 아오의 절묘한 헤더가 테어 슈테겐이 손을 쓸 수 없는 궤적을 그리면서 골망으로 향했다. 독일이 일본에 완벽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독일 잡은 일본, 한지 플릭 감독은 경질]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플릭 감독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난 내가 여전히 독일 감독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축구는 다이내믹하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일단 나와 코칭스태프는 선수단을 완벽하게 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가올 프랑스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해하기 힘들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준비를 잘해가고 있다.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다. 준비한 것에 자신이 있다. 나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국에서 유로 개최를 앞둔 독일축구협회는 플릭 감독과 달리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봤다. 결국 경질 결정을 했다. 독일 '빌트'가 플릭 감독 경질 임박 뉴스를 띄우자마자 독일축구협회는 플릭 감독 경질을 공식발표했다. 독일 축구 역사상 첫 사례가 됐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독일을 맡았던 전임자 10명 중 누구도 협회에 의해 경질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독일축구협회 회장은 "위원회는 국가대표팀의 최근의 실망스러운 결과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우리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를 위해 새로운 분위기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내가 지금까지 내린 결정 중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플릭 감독을 존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포츠의 성공은 독일축구협횔의 최우선 과제다. 그러므로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독일축구협회는 "루디 푈러, 하네스 볼프, 산드로 바그너가 다음 주 도르트문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와의 A매치에 일회성으로 대표팀을 맡게 된다. 플릭 감독의 후임자를 최대한 빨리 찾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플릭 감독은 오랜 시간 전차군단을 이끈 요아힘 뢰브 감독의 후임이었다. 선수 시절 뮌헨에서 뛰었던 플릭 감독은 은퇴 후 뢰브 감독 사단에 들어가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로 있었다. 독일 대표팀 단장, 호펜하임 단장을 거쳐 니코 코바치 감독이 있는 뮌헨의 수석코치가 됐다. 코바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인해 경질이 된 후, 대행이 됐는데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놀라울 정도로 뮌헨이 달라졌다. 자연스레 성적이 나오기 시작했고 뮌헨은 폭주하기 시작했다. 폭주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뮌헨은 플릭을 정식 감독으로 임명했다. 플릭 감독은 뮌헨 보드진의 기대 이상 결과를 내놓았다. 분데스리가에서 우승을 했고 포칼에서도 트로피를 들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도 했다.
당시 코로나19가 대유행을 해 모든 유럽 리그가 종료된 이후에 UCL이 단판으로 토너먼트가 치러진 걸 감안해도 뮌헨은 전승 우승이라는 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역대 8번째 트레블 감독이 됐고 뮌헨 팀으로 보면 6번째 UCL 우승이자 2012-13시즌 이후 구단 통산 2번째 트레블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플릭 감독은 UEFA 슈퍼컵, 독일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모두 우승을 하면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 이후 다시 나오지 않을 거라 했던 6관왕 업적을 달성했다. 당연히 감독으로서 받을 수 있는 모든 개인수상은 독식했다.
뢰브 감독 그늘에 가려진 수석코치에서 이제 유럽 최고의 명장으로 우뚝 섰다. 뮌헨을 한 시즌 더 맡으며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끈 플릭 감독은 보드진과 갈등 속 알리안츠 아레나를 떠났다. 이후 뢰브 감독 후임으로 지목돼 2021년 독일 대표팀 감독이 됐다. 수석코치에서 시작해 단장을 거쳐 감독까지 된 것이다.
그런데 엄청난 부진을 보여주고 일본에 대패를 하며 경질이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독일축구협회는 후임을 빠르게 구하려고 한다. 이렇듯 강호 독일을 완전히 붕괴시킨 일본은 튀르키예와 대결에서도 승리를 노렸다.
[튀르키예도 완파]
이젠 튀르키예까지 잡았다. 일본은 나카무라 코스케, 이토, 마치다, 타니구치, 마이쿠마, 이토 아츠키, 다나카, 나카무라 케이토, 쿠보, 도안, 후루하시를 선발로 썼다. 튀르키예는 차키르, 블루트, 쇠윈쥐, 카박, 뮐뒤르, 외즈칸, 카흐베치, 코쿠, 우찬, 사리, 이르딤으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압도적 흐름을 이어가던 일본은 결실을 맺었다. 전반 14분 도안과 연결 속 이토 아츠키가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나카무라 케이토가 추가골을 올렸다. 전반 27분 쿠보 슈팅이 차키르에게 막혔는데 세컨드볼을 나카무라 케이토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일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36분 마이쿠마가 우측면에서 튀르키예 수비 실수를 잡아내 역습으로 이어갔다. 질주를 한 뒤 중앙으로 보냈고 나카무라 케이토가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에만 세 골을 만든 일본은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43분 프리킥 상황에서 카박이 헤더 득점을 했다. 나카무라 코스케가 펀칭 실수를 한 걸 카박이 가볍게 머리에 맞추며 득점을 기록했다. 실수를 범하고 부상을 호소한 나카무라 코스케가 전반 추가시간 빠지고 다니엘 슈미트가 들어가면서 일본은 골키퍼 변화가 있었다. 전반전은 일본이 3-1로 앞선 채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일본은 이토 준야, 마에다, 하시오카를 선발로 투입했다. 도안, 나카무라 케이토, 마이쿠마가 빠졌다. 튀르키예는 찰하노글루, 데미랄, 유세크, 윈데르, 바인디르를 넣으면서 변화를 줬다.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한 튀르키예는 후반 16분 일본 수비 실수를 이르딤이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점수차를 좁혔다. 이제 1점차였다.
엔도를 추가해 중원을 강화한 일본은 달아나는 득점을 터트렸다. 후반 29분 튀르키예 코너킥 상황에서 이토 준야가 엄청난 속도로 역습을 펼쳤다. 유세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잡아챘다. 주심은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이토 준야가 성공하면서 4-2가 됐다. 일본은 후반 34분 토미야스를 넣어 지키기에 나섰다. 경기는 일본의 4-2 승리로 종료됐다.
[파죽지세 일본, 아시아 넘어 전 세계가 주목]
독일에 이어 튀르키예도 연속 4득점을 하면서 제압했다. 이제 일본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팀이 됐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아래에서, 또 유망주들이 쏟아져 나오고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폭 증가하는 가운데 일본은 그야말로 강팀이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며 대차게 흔들리는 대한민국 대표팀과 대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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