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방서 흡연실' 서장님 주택 마당에…"잠시 보관했을 뿐"

경남 창원의 한 소방서장이 외부 청사 공사 과정에서 흡연실과 공사 자재를 무단으로 자신의 주택으로 옮긴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창원시 감사가 시작되자 소방서장이 다시 소방서로 가져다 놓은 흡연실./사진=뉴스1

경남 창원의 한 소방서장이 소방서에 설치된 흡연실을 자기 집으로 옮긴 사실이 드러나 창원시가 조사에 나섰다.

12일 경남 창원시는 이해충돌방지법상 공공 물품 사적 사용 위반 관련 제보를 받고 지난달 말부터 소방서장 A씨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A씨가 소속된 소방서는 지난 2월 건물 외부 흡연실을 직원 휴식 공간으로 바꾸는 공사를 B업체에 맡겼다.

A씨는 공사 과정에서 철거한 흡연실과 공사 자재인 축조 블록 20여개를 퇴직 이후 살기 위해 짓고 있던 의창구 북면 동읍에 있는 전원주택으로 옮겼다.

흡연실과 공사 자재는 모두 창원시 예산으로 구입됐다. 흡연실 가격은 400만~5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감사가 시작되자 A씨는 흡연실을 다시 소방서로 가져다 놓았다. 축조 블록은 자신의 소유 주택에 남아있다. A씨는 임시 보관할 장소가 필요해 옮겨놨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창원시 감사관실은 A씨와 B업체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중 자체 조사를 마치고 창원소방본부에 감사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다.

창원소방본부는 통보받은 감사 결과에 따라 경남소방본부에 징계 의결을 요청할 방침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