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중단, 부동산 시장 영향 있을까요[궁즉답]

김아름 2023. 9. 1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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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상품 나오자 젊은층 매수세 급등
부동산 시장 전체 미치는 영향 제한적
"대출 중단해도 가격 급락하지 않을 것"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지목하자 금융권이 일제히 해당 대출 판매를 중단하고 나섰습니다. 시중 은행들은 최대 만기 기한을 40년으로 줄이고 있는데요.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가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수도권 집값이 비싸지자 대출한도가 부족했던 젊은 층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낮추는 효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에서 2030세대의 영끌매수를 가속화 할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기존 35년 만기였던 상환기간이 늘어나면서 차주별 DSR 비율이 낮아지고 대출가능액은 커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대는 ‘반짝’으로 끝나게 된 것일까요?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50년 만기 대출로 2030 주택 매수↑

연소득이 5000만원인 차주가 다른 대출이 없는 상황에서 40년 만기(연 4% 금리)로 주담대를 받으면 현재 은행 대출에 적용하는 DSR 규제 40%를 적용해 최대 3억 98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만기가 50년이면 한도는 약 4억 3100만원까지 늘어나죠.

시장 안팎에선 이 같은 대출규제 완화가 젊은층의 매수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젊은 세대의 주택 매수세는 다른 연령층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 연령대별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1만 7509건 가운데 2030세대의 매수는 6361건으로 36.3%를 차지했어요.

이는 젊은층의 ‘영끌’ 매수가 한창이었던 2020년 하반기(40.2%), 2021년 상반기(41.4%)·하반기(42.0%)보단 낮은 비중이지만, 2020년 상반기(34.6%)와 2022년 상반기(35.9%)보단 높은 수치였죠. 특히 직전인 지난해 하반기(30.1%)에 비해선 6.2%포인트 급등했는데, 30대 이하 매수자는 1644명에서 6361명으로 약 4배 늘었습니다. 상반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는 20만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30대가 40% 가까이 됐습니다.

서울 노원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특례 대출이 나오면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이 거래됐다”며 “최근 대출 완화로 젊은 층의 매수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주택 수요 줄지만 부동산 시장 전체 영향 아냐

문제는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이 7%에 근접하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다는 겁니다. 실제 생애 첫 주택 구매에 뛰어든 30대의 연체율도 좋지 않은 상황이죠. 30대 연체율은 2019년 3·4분기 말 0.17% 이후 3년 만에 다시 0.17%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0년 4·4분기부터 지난해 1·4분기까지 대출을 끌어 쓴 ‘영끌족’의 상환 여력이 점차 고갈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지목하게 된 것이죠.

다만 이 대출이 중단된다고 해서 실제 부동산 시장 매매 수요가 갑자기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50년 만기 대출 자체가 부동산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었다는 분석입니다. 일부 2030세대의 주택 수요가 줄 수는 있지만 부동산 시장 전체를 이끌 정도의 변수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대출기간을 늘리면 상대적으로 대출이 많이 나오니까 2030 젊은 층들의 편의성이 제고되는 측면에서 선호됐던 것이지만 대출 여력이 많아진다는 것 자체는 부동산 시장의 큰 변수는 아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주택수요는 대출 때문에 침체한 것이 아니고 갑작스러운 미국 기준금리 변동으로 촉발된 것”이라며 “50년 대출이 중단되면 상대적 약자인 사람들이 집을 사기는 더 어려워진다. 일부 젊은 층에 한해서 주택매수 수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1~4월까지 전월대비 주담대 금액이 감소하다 5~6월 다시 증가한 상황이고 최근 수도권 위주로 주택매매가격이 회복하거나 청약시장의 수요가 유입된 경향이 있어 50년 만기 대출 상품이 중단되더라도 주택가격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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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autum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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