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에도 애플 아이폰 인기 굳건…“10대·안드로이드 고객 유입 덕분”
美 점유율 50% 이상, 2018년엔 41%
美 10대 90%가 아이폰 유저
화웨이 반격에 中 시장 부진 가능성
인도 시장 공략해 만회 전망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15′ 공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애플이 10대 고객과 기존 안드로이드 사용 고객 유입 덕분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점유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전제품은 일반적으로 출시 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경쟁 제품이 등장하고,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텔레비전, 개인용컴퓨터(PC),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 등이 이 길을 따라갔다. 하지만 스마트폰만은 예외다. 특히 아이폰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쟁사 모델보다 스마트폰 판매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왔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이 늘었고, 중국·일본·유럽·인도 등 세계 최대 4개 지역에서 점유율을 확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의 50% 이상은 아이폰이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41%였던 2018년보다 증가한 수치다. 이를 반영하듯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2019년 기록한 최저치(13%)에서 증가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산업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애플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늘었다. 지난 2년 동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판매량은 급락했다. 반면, 아이폰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면서 판매량이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아이폰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올린 성과다.
NYT는 애플이 가격 민감도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자동차 판매를 연상시키는 사업 전략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NYT는 “자동차처럼 아이폰도 수년간 사용할 수 있으며 중고차를 팔 듯이 재판매할 수 있다”며 “애플은 자동차 판매점처럼 최신 모델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할인 및 월별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자동차 구매자처럼, 아이폰 고객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전환하기보다 아이폰을 또다시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기다 가장 큰 경쟁 상대인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최근 부진한 것도 아이폰 점유율 확대에 호재로 작용했다. NYT는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노트7가 배터리 결함으로 발화하면서 전량 리콜된 이후 흔들거리기 시작했다”며 “중국 화웨이는 2020년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제한 조치를 하면서 부진을 거듭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아이폰은 이런 악재가 없었고, 매년 새로운 디자인을 갖춘 새로운 아이폰을 선보였다.
시장에선 미국에서 아이폰 인기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은행인 파이퍼 샌들러에 따르면 미국 10대 중 90%가 아이폰을 사용 중이다.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단체 대화창에서 메시지가 녹색으로 뜨는 것을 일종의 낙인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미국 엘패소에 거주하며 14세의 아들을 둔 이는 “아이폰 사용은 일종의 지위에 관한 문제”라며 “10대들은 또래와 다르게 대우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에어팟을 사용하면 수동으로 동기화해야 하는 등 애플 제품끼리 호환이 잘 되는 것도 아이폰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49세의 미국인은 NYT에 에어팟을 휴대전화와 즉시 연결하고 싶어 기존에 사용하던 안드로이드폰 대신 아이폰13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 동안 무료로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사용했지만, 이제는 한 달에 아이폰 기기 대금으로 11달러를 지불한다”면서도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기에 다시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NYT는 iOS과 안드로이드 간의 격차는 애플에 유리하게 기울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에 따르면 아이폰 고객 중 약 94%는 아이폰을 추가로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안드로이드 고객(91%)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애플에 두 번째로 중요한 국가인 중국에서도 아이폰 인기는 높은 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를 원하는 사람의 주요 선택지가 아이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화웨이가 최신 무선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없었던 것도 영향을 줬다. 물론 아이폰에게 도전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화웨이가 최근 ‘메이트 60 프로’를 공개하면서 반격에 나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중국 당국은 정부 기관 관계자들에게 업무용으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 부진은 인도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이다. 아이폰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5%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1%에서 증가한 수치로 시장에선 내년에 인도 내 시장점유율이 10%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애플은 한국 시각으로 13일 오전 3시 ‘원더러스트’라는 제목의 이벤트를 열고 아이폰의 17번째 버전인 아이폰15 시리즈 외에 애플워치9, 애플워치 울트라2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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