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481개 금메달, 한국은 50개 목표… e스포츠 첫 정식종목 채택[10문10답]
1951년 첫 대회 11개국 참여
코로나로 지난해엔 개최 못해
올해 45국서 1만2500명 모여
태권도·우슈 등 40개종목 시합
드래곤보트 등 이색 경기 주목
한국 역대 양궁 금메달 70% 차지
펜싱·근대5종 등 효자종목 꼽혀
올 대회에선 종합 3위 목표 잡아
구본길 4회연속 개인 금메달 도전
우상혁·안세영 등 스타탄생 기대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오는 23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10월 8일 폐회식까지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한국은 전체 40개 종목 중 39개 종목에 1140명의 대표단(선수 867명, 경기임원 273명)을 파견하며 금메달 45∼50개 획득과 종합 3위를 노리고 있다. 아시안게임의 개최 주기는 4년이지만 항저우아시안게임은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지난해에서 올해로 1년 연기됐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은 항저우와 닝보, 원저우, 샤오싱, 진화, 후저우 등 저장(浙江)성 5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된다. 47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에 관한 궁금증을 10선(選)으로 정리했다.
1. 역대 아시안게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권을 회복한 아시아 국가들은 각국의 우호 증진과 세계 평화 기여를 위해 국제스포츠대회의 창설을 추진했다. 구루 두트 손디(인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의원의 제안을 통해 한국과 인도, 필리핀, 미얀마(당시 버마), 스리랑카(당시 실론 연맹), 대만 등 6개국이 동의해 아시안게임의 초안이 제작됐다.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제1회 대회가 열렸으며, 한국은 초대 대회엔 6·25전쟁 탓에 불참했으나 이후엔 빠짐없이 출전했다. 제1회 대회 때 출전국은 11개에 머물렀지만 제15회인 2006년 도하 대회부터 45개국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건 1990년 베이징과 2010년 광저우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태국이 방콕에서 4차례(1966·1970·1978·1998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해 이 부문 최다다. 한국은 1986년 서울,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을 열어 중국과 함께 공동 2위 개최국이다.
2. 메달 수·참가 규모, 마스코트
항저우아시안게임엔 481개 금메달(40개 종목)이 걸려 있다. 역대 최다 금메달이다. 종전 최다 금메달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476개 금메달(42개 종목)이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선 439개 금메달(36개 종목),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465개 금메달(46개 종목)이 배정됐다. 야구·소프트볼, 스포츠클라이밍, 가라테, e스포츠, 브레이킹 등이 정식 종목으로 추가됐다. 항저우 대회엔 45개국에서 1만25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종전 최다였던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의 1만1300여 명을 뛰어넘는다. 항저우 대회 공식 마스코트는 충충(琮琮), 롄롄(蓮蓮), 천천(宸宸)이라는 이름을 가진 3개의 로봇이다. 충충은 고대 도시 량주(良渚)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에서 유래됐고, 롄롄은 항저우의 ‘서호(西湖)’를 나타내며 연꽃잎에서 이름을 따왔다. 천천은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대운하에서 비롯됐다.
3. 항저우는 어떤 도시
항저우는 중국 저장성의 중심 도시다. 수나라 때 건설된 대운하로 일찍부터 상업이 발전했고, 원나라 시절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연결도시로 위세를 떨쳤다. 중국 속담엔 ‘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杭), 하늘 위에는 천당이 있고 하늘 아래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항저우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징항(京杭) 대운하, 서호 호수, 량주 고성 등 3개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르코폴로는 ‘동방견문록’에서 ‘지상에서는 가장 아름답고 진귀한 도시’라고 기록했다. 최근엔 세계적 인터넷기업 알리바바와 중국의 대표적 자동차 브랜드인 지리자동차 본사 등 중국 내 정보기술(IT) 산업의 핵심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항저우는 7∼8월엔 30도 이상의 고온다습한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떨치지만, 9월부턴 한낮에도 온도가 20도 밑으로 내려간다. 중국 정부와 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9월 말로 대회 개막을 선택한 이유다.
4. 2023이 아니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인 이유
아시안게임은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첫 대회를 시작했고, 1954년 2회 마닐라 대회부터 4년 주기로 짝수해에만 열렸다. 항저우아시안게임도 짝수해인 지난해 9월 10∼25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중국 내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대회 개최가 1년 연기됐다. 아시안게임이 짝수해가 아닌 홀수해에 열리는 것은 초대 대회 이후 처음이다. 그런데 대회명은 ‘2022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으로 유지된다. 지난 2020년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1년 연기돼 2021년 7월 23일∼8월 8일 열렸지만 대회 명칭을 그대로 ‘2020 도쿄올림픽’으로 사용한 것과 같은 이유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중국 올림픽위원회와 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등과 여러 차례 협의한 끝에 다른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와 겹치지 않은 일정을 찾았고, 원래 개최 예정이었던 9월을 고수하기로 했다. 다음 대회는 원래 예정됐던 2026년으로 돌아간다.
5. 올림픽에 없고 아시안게임에만 있는 종목은
아시안게임에서는 40개 종목과 61개 세부 종목이 열린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에는 이색종목 천지다. 고수가 치는 북소리에 맞춰 10명이 한 배에서 노를 저어 속도를 내는 경기인 드래곤보트(용선)를 비롯해 술래잡기와 피구를 더한 카바디, 한국 족구와 비슷한 세팍타크로, 중국 전통 무술의 일종인 우슈 등 국내 스포츠팬들에게는 아주 낯선 경기가 진행된다. 바둑과 체스, 중국 장기 등 보드게임과 당구, 스쿼시, 롤러 등 올림픽에는 없지만 아시안게임에서만 열리는 종목도 많다. 또 이번 항저우 대회에선 e스포츠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열렸던 e스포츠는 이번에 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e스포츠 강국인 한국은 페이커(이상혁), 쵸비(정지훈) 등을 앞세워 리그오브레전드 등 4개 종목 모두 입상권을 노리고 있다.
6. 현실적 목표는 3위
한국선수단은 종합 3위를 목표로 설정했다. 한국은 1998년부터 2014년까지 아시아 최강 중국에 이어 5회 연속 종합 2위를 유지했으나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중국, 일본에 이어 3위였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기초 종목을 집중 육성하면서 한국을 추월했다. 일본은 2018년 금메달 75개, 은 56개, 동 74개를 획득했고 한국은 금 49개, 은 58개, 동 70개였다. 일본의 전력이 두터워지면서 한국의 금메달 수는 2014년 79개에서 2018년 49개로 확 줄었다. 대한체육회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투기 종목에서 기초 종목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체질개선 원년’으로 삼고 있다. 아울러 ‘세대교체’도 기대하고 있다. 체육회와 한국선수단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3위를 목표로 삼되 금메달에서 일본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장기 목표는 다음 아시안게임 종합 2위 탈환이다.
7. 한국의 효자종목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유력 종목으로 양궁과 수영(이상 6개씩), 펜싱·태권도·근대5종(이상 4개씩), 소프트테니스·바둑(이상 3개씩), 배드민턴·골프·사격·스포츠클라이밍·유도·롤러·e스포츠(이상 2개씩)를 꼽고 있다. 여기에 축구와 야구 등 구기종목에서 금메달 추가를 기대하고 있다. 양궁은 전통적인 효자종목. 아시안게임에서 그동안 나온 양궁 금메달은 60개인데, 한국이 70%인 42개를 획득했다. 이 부문 2위인 일본(8개)을 압도한다. 아시안게임 양궁엔 리커브와 컴파운드에서 모두 10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리커브는 올림픽 종목이며 한국은 2006년과 2010년 아시안게임 리커브 금메달을 싹쓸이했고 이번에도 ‘독식’을 꿈꾸고 있다. 근대5종 대표팀은 전 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근대5종은 금메달 8개, 은 8개, 동 7개를 차지해 금메달 및 메달 수 1위다.
8. 아시안게임 빛낼 스타
항저우아시안게임은 2024 파리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열린다. 올림픽에서 우승을 다툴 월드스타들이 펼칠 ‘전초전’에 관심이 쏠린다. 남자 높이뛰기에선 우상혁(용인시청)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우승을 다툰다. 여자 배드민턴에선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3위 천위페이(중국), 4위 타이쯔잉(대만)이 자웅을 겨룬다. 안세영은 최근 4연속 우승을 차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남자축구 전체 출전자 중 가장 지명도가 높다. 유일한 유럽 5대리그 소속. 이강인은 201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의 주역이자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그랬던 것처럼 우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축구 3연패에 도전한다.
9. 구본길의 금메달 최다 기록 기대
펜싱은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밭’ 효자종목이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펜싱은 금메달 46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33개를 따내 중국(금47·은42·동35)에 이어 두 번째로 메달이 많았다. 따라서 이번 항저우 결과에 따라 중국을 추월해 아시안게임 펜싱 역대 최다 메달 국가로 올라설 수 있다. 선수 개인으로는 남자 사브르의 베테랑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이 단연 첫손에 꼽힌다. 구본길은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4회 연속 개인전 금메달을 노린다. 전 종목을 통틀어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은 없었다. 구본길은 또한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7개) 한국 선수가 된다. 종전 최다는 양궁 양창훈의 금메달 6개였다. 여자 에페에선 강영미(광주시 서구청)가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하는 가운데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인 송세라(부산시청)도 메달에 도전한다.
10. 항저우아시안게임 다음 대회는
2026년 아시안게임은 일본 아이치(愛知)현과 나고야(名古屋)시에서 열린다. 7년 전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공동 개최가 결정됐다. 개최 기간은 9월 19일부터 10월 4일로,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총회에서 확정됐다. 일본 특유의 폭염을 피해 가을에 여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지난 7월 브레이킹, 야구, 소프트볼, 우슈, 공수도, 카바디, 쿠라시, 스쿼시, 주짓수, e스포츠를 ‘경기장 및 개최 위치를 조정 중인 정식종목’으로 공지했다. 따라서 e스포츠는 항저우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데 이어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도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하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것은 1958년 도쿄(東京), 1994년 히로시마(廣島)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준호·정세영·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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