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흡연실이 서장님 집 주변에?…“잠시 보관”

이형관 2023. 9. 1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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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창원의 한 소방서장이 소방서 휴식 공간 정비 공사를 하며, 기존에 설치된 흡연실과 자재 등을 자신의 집 주변으로 무단 반출한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창원시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의 한 소방서, 지난 2월부터 외부 휴식공간 정비 공사를 했습니다.

기존에 설치된 흡연실 대신, 무더위 쉼터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소방서 관계자/음성변조 : "정자를 설치해서, (소방) 직원들이 담소도 나누고 커피도 나눌 수 있는..."]

그런데 공사를 진행하면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철거한 흡연실과 쓰다 남은 자재인 '축조 블록' 2십여 개가 사라진 겁니다.

KBS 취재결과, 해당 소방서 서장 A씨가 외부로 무단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방서에서 26km 떨어진, 퇴직 후 귀농을 목적으로 짓고 있는 자신의 전원주택 주변 땅이었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누구 집인지 알고 계시나요?) 관공서 어디, (다니고)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요."]

흡연실과 공사 자재 등은 모두 창원시 예산으로 사들인 것입니다.

특히, 2016년 설치된 흡연실은 가로 3m, 세로 2m, 높이 2.5m 크기로, 새 물품 가격은 조달청 기준 4백~5백만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A씨는 불용 처리 등 관련 절차를 밟지 않았습니다.

운반도 공사를 맡은 업체를 통해 진행하며, 일체 비용을 내지 않았습니다.

소방서 서장 A씨는 "흡연실 등은 다른 119안전센터에 재사용하기 위해, 잠시 보관해 둔 것"뿐이라며, "사적 사용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운반 또한, "친분 있는 업체 대표가 선의로 도와준 것뿐"이라며 "대가성은 없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창원시는 A씨에 대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고, A씨는 창원시 감사가 시작되자, 지난달 말 자신이 가져갔던 흡연실을 다시 소방서로 옮겼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그래픽: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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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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