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장릉 아파트 공동실사 요청”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3. 9. 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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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45차 회의 개막전
결정문 초안문 선공개해
“보편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
내년 2월까지 보고서 제출”
김포 장릉 인근 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 <매경DB>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김포 장릉(章陵) 앞에 세워진 대규모 고층 아파트와 관련해 공동 실사를 요청할 전망이다. 세계유산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내년 2월까지 상황 보고서 제출도 요구했다.

11일 세계유산위원회는 공식 누리집을 통해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아드에서 개막한 제45차 회의에서 다룰 문화유산 보존 의제 중 ‘조선왕릉’에 대한 결정문 초안을 공개했다. 위원회 측은 왕릉 뷰 아파트가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뒷받침하는 풍수가 (아파트 건설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우려한다”고 밝혔다.

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그의 부인 인헌왕후(1578∼1626)를 모신 무덤이다. 2009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지만, 풍수지리상 중요한 계양산을 가리는 고층 아파트 공사로 문제가 됐다.

문화재청은 인천 검단신도시에 들어설 아파트 44개 동 중 보존지역에 속한 19개 동이 심의받지 않았다지만, 건설사들은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서 행정소송 등 송사가 진행 중이다.

위원회는 앞서 올해 3월 국제기구 자문단이 장릉 일대를 둘러보고 “최근 개발 중이거나 계획이 있는 유사한 상황이 다른 유산 구역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해당 유산의 전반적인 보존 상태 등을 철저히 평가하기 위해 당사국인 한국 정부에 세계유산센터, 이코모스, 이크롬 대응 모니터링 공동 실사단을 초청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46차 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해당 유산의 보존 상태와 권고 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정리한 업데이트 보고서를 2024년 2월 1일까지 제출할 것도 요청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 보호를 위해 설립된 정부 간 위원회다. 총회에서 선출된 21개 회원국 대표로 이뤄지며, 매년 6∼7월께 문화유산 분야의 주요 국제 연례행사로 여겨지는 회의를 열어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한다.

한편 위안회 초안에 따르면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일본 ‘군함도’(나가사키현 하시마(端島)의 일본 정부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우리나라와의 대화를 권고하는 결정문을 채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올해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가야 고분군’(Gaya Tumuli) 등재 결정도 앞두고 있다. 한반도 남부 유적 7곳을 묶은 가야 고분군 등재는 17∼18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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